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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24]북한이 유엔 제재를 회피하는 법...바지선 활용, 어선위장, 해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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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24]북한이 유엔 제재를 회피하는 법...바지선 활용, 어선위장, 해킹

유엔 올해 1~4월 북한 수출금지품목 석탄 127차례 93만t 수출


핵미사일 개발로 유엔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이 바지선 활용, 어선 위장, 해킹 등 다양한 수단으로 제재를 피하면서 석탄 등을 수출하고 필요한 유류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 선박 백마호와 대만 선박 샹위안 바오호 간의 불법 환적 사진. 사진=미국 국무부이미지 확대보기
북한 선박 백마호와 대만 선박 샹위안 바오호 간의 불법 환적 사진. 사진=미국 국무부
6일 미국의소리방송(VOA) 보도에 따르면, 유엔 전문가 패널은 5일 공개한 대북 제재 중간 보고서에서 북한산 석탄이 다른 나라로 유입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를 대거 공개했다. 특히 북한이 바지선을 이용해 석탄 운송을 계속하고 있다며, 이를 '새로운 제재 회피 기법'으로 지적했다.

전문가패널은 1개 유엔 회원국을 인용해, 북한이 올해 1월부터 4월 사이 적어도 127차례에 93만t의 석탄을 수출했다고 밝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017년 채택한 대북 결의 2371호에서 북한산 석탄의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

이번 보고서는 북한 선박 백양산 호와 가림천 호, 보평 호 등이 남중국해에서 석탄을 부선, 즉 바지선으로 옮겨 싣는 장면과 함께, 이후 이들 바지선들이 이 해역에서 머지 않은 강커우 구의 한 항구에서 석탄을 하역하는 위성사진을 담았다.

석탄을 실은 북한 선박들이 정식 절차를 거쳐서는 입항이 불가능한 만큼, 인근 해역에서 바지선을 이용해 석탄을 옮긴 뒤 이 바지선을 이용해 직접 운송한다는 설명이다.

패널은 위성사진에 등장한 백양산 호 등 북한 선박 4척을 제재 목록에 추가시킬 것을 권고했다.
전문가패널은 "북한 선박이 항만 기항을 피하기 위해 바지선 등을 이용하는 상황에서, 각 항만 당국은 해당 선박들에 대한 높은 수준의 정밀조사를 해야 한다"면서 "원산지 증명서와 적하목록, 선하증권 등 서류를 검토하고, 불법 품목을 운송하는 선박들은 압류와 검사, 몰수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또 공해상에서 유류 제품을 옮겨 싣는 선박 간 환적에도 새로운 기법이 활용됐다고 밝혔다.
전문가패널은 부간 선박 새별호와 다른 중소형 선박이 유류를 주고 받은 선박이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끈 상태로 추적을 피하는 동안 제 3의 선박이 어선으로 '위장'해 의심을 피하고, 또 새별호에 위치를 알려주는 역할을 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번 보고서에는 해외 깃발을 단 선박들이 북한 남포항에 직접 정제유를 공급한 의혹도 담겼다. 특히 베트남 국적의 '비엣틴 1'호는 올해 2월26일 남포에서 발견됐는데, 이전 출항지인 싱가포르에서 출항할 땐 한국 울산을 목적지로 신고했다. 이 선박은 AIS를 끈 채 운항했고, 결국 남포로 향했다.

이번 전문가패널 보고서는 총 142쪽으로 해상의 불법 활동 외에 대북 제재 위반과 관련한 다양한 내용들이 담겼다.

북한은 또 군사 협력도 계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재 대상인 조선광업개발회사(KOMID)와 생필무역회사가 이란에 사무소를 운영하고, 3명의 대리인이 북한 외교관 자격으로 남아있다. 또 시리아의 무기 중개인이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에서 북한 무기 판매를 시도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아울러 지난해 북한산 석탄의 최종 구매자로 지목된 한국 업체 A사가 또 다른 북한산 석탄 수입을 시도해 현재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 북한의 해킹 공격을 받은 17개 나라 중 피해 건수가 10건으로 가장 많은 나라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특히 한국의 암호화폐 교환소인 ‘빗썸’은 2017년 2월과 7월, 지난해 6월, 올해 3월 등 총 4번의 공격을 받아 최소 6000여만 달러를 잃었다. 이 같은 북한의 해킹 공격으로 한국이 입은 피해금액은 약 7200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