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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공룡 발자국과 ‘맹탕 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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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공룡 발자국과 ‘맹탕 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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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의 발자국 화석을 보면 많은 것을 알아낼 수 있다고 한다. 발가락 모양에 따라 초식 공룡인지 육식 공룡인지 알 수 있다. 발자국이 여러 개 발견되었을 경우에는 어떤 공룡이 어떤 공룡을 뒤따라갔는지도 유추할 수 있다. 새끼 공룡이 어미 공룡을 얼마나 거리를 두고 쫓아다녔는지도 알 수 있다.

공룡이 물속에서 바닥을 걸었는지, 아니면 헤엄을 쳤는지도 알 수 있다. 두 발로 걸었는지 네 발로 걸었는지도 알 수 있다.

발자국의 크기와 땅이 움푹 들어간 깊이로 몸무게를 추정할 수도 있다. 걸음걸이가 느렸는지 빨랐는지도 짐작할 수도 있다. 공룡의 종류나 이동방향을 보고 당시의 자연환경까지 파악할 수 있다.

‘종말론’이 연구되기도 했다. 오래 전, 미국 애리조나 사막에서 대량의 공룡 발자국 화석을 발견한 학자들은 어째서 발자국 화석만 있고 뼈는 보이지 않는지 이상하게 여겼다. 공룡의 뼈가 무슨 이유 때문에 증발하지 않았을까 추정한 것이다.

사막에서 화석이 ‘엄청’ 많이 나왔다는 사실 자체도 의아스러웠다. 어떤 동물이라도 먹이가 없으면 살 재간이 없다. 따라서 공룡이 떼를 지어 서식했던 지역은 먹이가 넉넉한 곳이었다고 할 수 있었다. 그런데도 그 애리조나는 사막이 되었다. 학자들은 숲이 무성했을 곳이 어쩌다가 사막이 되고 말았는지 규명하고 싶었다.

학자들은 높은 열에 의해서만 생길 수 있는 텍타이트라는 ‘유리질 암석’을 주목했다. 핵폭발 수준의 고열을 일으키는 어떤 사건 또는 사고 때문에 돌이 순식간에 녹아서 텍타이트가 된 것이 아닐까 하는 가설을 세울 수 있었다. 뜨거운 열이 공룡을 절멸시켰을 것이라는 ‘종말론’이었다.

공룡 발자국뿐 아니다. 지난 2017년에는 경남 진주에서 캥거루처럼 뒷발 두 개로만 뛰어다녔던 ‘작은 포유류’가 서식했었다는 사실을 화석으로 확인하고 있었다. 캥거루쥐와 비슷한 이 ‘작은 포유류’를 ‘대한민국의 진주’를 붙여서 ‘코리아살티페스 진주엔시스(Koreasaltipes Jinjuensis)’로 명명했다는 소식이었다.

이처럼 아득한 ‘공룡시대의 발자국’을 보고도 ‘생존 당시의 과거사’를 알아내는 오늘날이다. 눈부신 과학 덕분이다.

그러나 21세기의 초과학으로도 ‘사람의 발자취’는 번번이 놓치고 있다. 그것도 몇 억 년 전이 아닌 ‘현재’의 발자취다. 아마도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까다롭기 때문’일 것이다.

인사청문회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이번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도 다르지 않은 듯했다. 야당이 단단히 벼르며 파헤쳤지만 ‘현재의 발자취’를 정확하게 짚어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맹탕 청문회’라는 얘기가 또 들리고 있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