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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과 로저스 회장은 왜 북한과 ‘사랑’에 빠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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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과 로저스 회장은 왜 북한과 ‘사랑’에 빠졌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짐 로저스 로저스 홀딩스 회장.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짐 로저스 로저스 홀딩스 회장. 사진=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세계 3대 투자가로 꼽히는 짐 로저스 ‘로저스 홀딩스’ 회장의 공통점은 세계적인 부호라는 점이다. 여기에 더해 한 가지가 더 있다면 두 사람이 모두 북한과 ‘사랑’에 빠졌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 이전만 해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꼬마 로켓맨’이라며 기회 있을 때 마다 ‘말폭탄’을 쏟아냈다. 김 위원장과는 자신의 책상에 있는 핵 단추가 더 크다며 기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가 바뀐 것은 1차 북미정상회담 이후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에도 “북한은 엄청난 잠재력이 있는 나라”라며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에 대해서도 친구를 넘어 “사랑에 빠졌다”라는 말을 할 정도로 친근감을 나타낸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비유적 표현일 것이다.

구체적 언급 없이 북한의 잠재력만 강조하던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 북한의 경제 발전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은 중국, 러시아, 한국 사이에 있다”면서 “사람들이 한국에 가고 싶을 때 항공편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철도와 다른 많은 일들이 거기에서 일어나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은 엄청난 경제적 잠재력을 갖고 있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그 나라가 가진 엄청난 잠재력을 알고 있다”라고 거듭 치켜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으로 북한과 ‘사랑’에 빠진 이유가 철도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시쳇말로 돈 냄새를 맡은 것은 사실에 가까운 것으로 유추해 볼 수 있다.

로저스 회장의 북한 ‘사랑’도 트럼프 대통령에 못지않다.
로저스 회장은 올해 2월 “북한은 변화를 희망하고 이미 변화하고 있다”며 “전 재산을 북한에 투자하고 싶다”고 말해 국내외 투자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는 지난 4월 부산대에서 명예철학박사 학위를 받는 자리에서도 특강을 통해 ‘통일대박론’을 강조했다.

로저스 회장은 북한과 한국을 21세기 기회의 땅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숨기지 않았다. “북한이 ‘바닥’에 있다는 게 역설적으로 기회요인이다”라며 “곧 38선이 사라지고 8000만 인구와 북한의 풍부한 자원이 함께 하는 한국은 흥미진진한 국가가 될 것이다. 따라서 지금 미국과 일본의 투자는 북한을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저스 회장은 올해 2월 MBC를 만나서도 "북한은 방대한 천연자원과 값싸고 교육받은 노동력이 있고 중국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다. 일본 기업과 경쟁할 필요도, 미국 기업과 경쟁할 필요도 없는 곳을 생각해봐라. 그게 바로 지금 북한이다"라며 "북한 장마당에 갔었는데 상품 수백 개가 있었고 사고 파는 사람들도 수백 명이 있었다. 새로운 북한을 만들려는 북한 사람들의 열망을 볼 수 있었다" 말했다.

돈에는 국경이 없다. 이익을 쫓아 ‘돈길’을 낼 뿐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로저스 회장이 돈 냄새를 맡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들의 향후 움직임이 주목되는 이유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