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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병장 월급 vs 담뱃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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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병장 월급 vs 담뱃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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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때만 되면 빠지지 않는 ‘단골메뉴’ 가운데 하나가 ‘사병 봉급 인상’이다. ‘군인 표’에, 아이들을 군대에 보내는 ‘부모 표’가 간단치 않기 때문일 것이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0년 예산안’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도 국방 분야 예산을 올해의 46조7000억 원보다 7.4% 늘어난 50조2000억 원으로 편성했다. 국방 예산이 사상 처음 50조 원을 돌파한다고 했다.

그 늘어난 예산에는 사병 봉급 인상도 포함되고 있다. 병장 월급이 40만6000원에서 54만1000원으로 자그마치 33%나 오른다고 했다. 내년 공무원 임금은 2.8% 오르는데 병장은 그 10배를 넘고 있다. 내년에 총선이 있지만, ‘우연의 인상률’일 것이다.

1970년대 중반에는 병장 월급이 내년에 오른다는 54만1000원의 ‘끝자리’인 1000원을 약간 밑돌았다. 형편없이 적었다.

그러니까, 병장 월급은 대충 45년 만에 약 540배나 오르는 셈이다. 엄청난 인상률이 아닐 수 없다.

그렇지만, 다른 방법으로 따져보면 얘기가 조금 달라질 수 있다.
지금 60대 후반인 늙은이가 군 복무를 할 때 사서 피우던 담배는 한 갑에 60원짜리 ‘신탄진’ 담배였다. 1000원이 채 되지 않는 월급으로 모두 담배를 구입한다면, 16갑 정도였다.

현재의 담뱃값은 4500원이다. 담뱃값은 그 사이에 75배로 치솟았다.

같은 방법으로 병장 월급을 모두 털어서 담배를 산다고 가정하면, 120갑쯤 된다. 그렇다면, 담뱃값을 기준으로 따지면 병장 월급은 7.5배로밖에 오르지 않는다는 얘기일 수 있다.

금액으로는 540배이지만, 담뱃값으로는 7.5배가 되는 것이다.

따져볼 것은 더 있다. 당시 군은 사병들에게 ‘화랑’이라는 군용 담배를 이틀에 한 갑씩, 한 달에 15갑을 지급했다. 담배 맛이 ‘별로’여서 ‘사제(私製) 담배’가 떨어져야 마지못해서 피우던 담배였다. 그래도 ‘화랑 담배’는 훈련소에 입소할 때부터 제대할 때까지 ‘공짜’로 지급되었다.

이를 감안하면, 당시 병장 월급은 담배로 환산해서 30갑쯤 되었다.

지금은 그 ‘공짜 담배’가 없다. ‘면세 담배’를 제한적으로 판매했지만, 사병의 건강을 알뜰하게 챙기는 군에서 이를 폐지해버렸기 때문이다.

물론 군대생활은 ‘엄청’ 편해졌다. 하루 급식단가도 8012원에서 8493원으로 6% 올린다고 했다. 휴대전화도 허용하고 있다. 월급 받아 ‘적금’을 들어 제대할 때 ‘목돈’을 챙기는 사병도 적지 않다고 한다.

그렇더라도 ‘공짜 담배’까지 따져서 담뱃값으로 비교한다면, 병장 월급은 기껏 4배로 오르는 셈이라는 계산이 나오는 것이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