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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6개월째 경기부진 진단… “수요 위축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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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6개월째 경기부진 진단… “수요 위축 영향”

'KDI 경제 동향' 9월호... 전반적 부진 분석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채소를 고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채소를 고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 4월 이후 6개월째 경기 부진 진단을 내렸다. KDI는 특히 대내외적인 수요 위축이 경기를 끌어내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KDI는 8일 발표한 'KDI 경제 동향' 9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 상황에 대해 "대내외 수요가 위축되며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이라며 수출 부진도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KDI가 매월 내놓는 동향 보고서에서 수요 위축이 명시적으로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투자와 수출을 중점적으로 언급했던 것과 달리 이번엔 전반적으로 부진하다는 분석이 추가됐다.

김성태 KDI 경제전망실장은 "지난달과 상황이 크게 다르진 않지만 이번엔 소비가 특히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KDI에 따르면 지난 7월 소매판매액은 전년 대비 0.3% 감소해 전달(1.2%) 대비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가전제품(-18.2%) 등을 중심으로 내구재가 -3.4%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KDI는 "7월 기온이 작년보다 낮아진 데 따라 에어컨 판매가 부진하면서 가전제품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며 "이러한 흐름은 8월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최근 물가 상황과 관련, KDI는 "수요 위축에 공급 측 기저효과가 더해지며 0%까지 하락했다"고 진단했다. 수요 측 요인을 명시하지 않고 있는 정부와 비교되는 모습이다.

수출과 투자 등 그동안 경기를 끌어내렸던 요인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달 수출 감소 폭은 전월(-11.0%)보다 확대된 -13.6%를 기록했다. 반도체(-30.7%)와 석유화학(-19.2%), 석유제품(-14.1%) 등 주요 품목들이 대부분 부진했다.
7월 설비투자 증가율은 -4.7%로 전월(-9.0%)보다 감소 폭이 축소됐지만 특수산업용기계(-16.2%) 등 반도체 산업 부문에서는 부진이 지속됐다. 기계류 내수출하지수의 감소 폭이 -12.1%로 전월(-11.0%) 대비 확대된 것은 부진이 지속될 것임을 시사한다고 KDI는 봤다. 설비투자 선행 지표인 자본재 수입액은 지난달 -8.8% 감소했고 반도체제조용장비 수입액은 -34.9% 감소해 전월(-27.2%)보다 폭이 확대됐다.

건설투자도 주거 부문을 중심으로 감소세가 지속됐다. 7월 기준 건설기성(이미 이뤄진 공사 실적)은 -6.2% 감소했다. 발전·통신, 도로·교량 등 토목 부문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건설수주는 -23.3% 크게 줄었다. 주택인허가(-52.7%)와 주택착공(-8.7%)이 모두 감소해 주거용 건축도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광공업·서비스업 등에서의 생산 지표는 7월 기준 증가 폭이 다소 확대됐지만 조업일수가 1일 증가한 일시적인 요인을 고려하면 계속해서 부진한 상황이라는 판단이다. KDI는 "7월 생산 확대는 조업일수 증가에 주로 기인했다는 점에서 경기 부진이 완화된 것으로 해석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