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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한비자와 ‘조국 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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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한비자와 ‘조국 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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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에 나오는 얘기다.

제나라 임금 선왕은 ‘오케스트라’를 좋아했다. 악사들이 ‘우’라는 악기를 불 때는 반드시 300명에게 ‘합주’하도록 했다.

300명 가운데에는 연주 실력이 형편없는 악사도 있을 수 있었다. 그래서 신하들이 ‘엉터리 악사’를 추려내야 한다고 건의하기도 했다.
그래도 선왕은 듣지 않았다. 오로지 합주만 즐기고 있었다.

선왕은 악사를 새로 뽑기도 했다. 언젠가는 남곽처사(南郭處士)가 찾아와서 자기도 ‘우’를 연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선왕은 남곽처사의 실력조차 확인해보지 않은 채 오케스트라에 편입시켰다. 다른 악사들과 똑같이 넉넉한 월급을 주며 먹여 살렸다.

그러다가 선왕이 세상을 떠나고 민왕이 즉위했다. 민왕은 선왕과 음악에 대한 취향이 달랐다. 악사들이 한 명씩 ‘독주’하는 것을 좋아했다.

그 바람에 ‘엉터리 악사’는 버틸 재간이 없었다. 한두 명씩 사라지더니, 결국 300명의 악사 대부분이 도망치고 말았다. 그 도망자 중에는 물론 남곽처사도 들어 있었다.

여기에서 나온 말이 ‘남곽남취(南郭濫吹)’다. 능력이 되지 않는 사람이 벼슬을 차지하는 것을 꼬집는 말이다. 사람을 쓸 때는 제대로 된 사람을 가려야 하는 것이다.

한비자가 쓸데없이 악사 얘기를 했을 리가 없다. 한비자는 덧붙였다.

“나라를 잘 다스리려면, 임금이 신하 한 사람 한 사람을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엉터리 악사도 문제였지만, 임금이 그들 개개인을 잘 모르고 있었던 사실도 문제였다. 임금이 신하를 알지 못하면 나라 정치가 거꾸로 흐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세상에는 ‘3가지 위험(天下有三危)’이 있다고 했다. 경계해야 할 위험이다.

① 덕이 부족한데도 총애를 받는 것(少德而多寵一危也).

② 재주가 적은데도 지위는 높은 것(才下而位高二危也).

③ 세운 공이 없는데도 좋은 대우를 받는 것(身無大功而受厚祿三危也).

오늘날 대한민국의 지도자는 어떤가. 철저하게 파악하고 검증한 뒤에 기용하지 못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번 ‘조국 청문회’도 다르다고 할 수 없었다. 국론이 갈라지고, 불협화음이 태풍 ‘링링’만큼이나 시끄러웠다면 바람직한 발탁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었다.

나라의 지도자뿐 아니다. 조그만 중소기업의 경영자도 사람을 쓸 때 신중해야 기업이 발전할 수 있는 법이라고 했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