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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2019] 화웨이 최신 5G 기린 990칩셋도…미국의 수출금지로 구형 CPU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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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2019] 화웨이 최신 5G 기린 990칩셋도…미국의 수출금지로 구형 CPU 사용

지난 5월 이전 계약으로 그나마 구형 A76 CPU탑재...“최신 A77과 성능 별 차이 없다” 강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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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가 퀄컴,삼성전자에 앞서 세계최초의 5G통합칩을 베를린가전전시회에서 발표하고 오는 19일 출시되는 메이트30시리즈에 적용한다.사진=화웨이
화웨이가 6일(현지시각) 베를린 가전전시회(IFA2019)에서 스마트폰용 응용칩(AP)와 모뎀칩을 결합한 ‘기린 990’ 통합 칩셋을 세계최초로 발표한 것이 단연화제가 됐다. 이는 퀄컴과 삼성전자를 넘어서서 세계최초로 스타트폰용 통합칩셋 적용 스마트폰 출시를 예고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왜 이 칩셋용 AP에 ARM의 가장 강력한 CPU(중앙연산처리장치)를 사용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ARM이 지난해 나온 코텍스760보다 연산속도가 20%나 향상된 코텍스 A-770 CPU를 내놓았는데도 말이다. 리처드 유 화웨이 가전사업그룹 CEO는 고객들의 수요에 충분히 맞출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지만 결론적으로 미국의 수출 금지 조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올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그 과정에서 금수이전인 지난해 나온 ARM의 최신 CPU 코텍스A760을 쓸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ARM은 전세계 칩 제조업체에 자사 CPU설계 특허권(IP) 판매로 매출을 올리는 회사다. 영국 회사로서 소프트뱅크에 매각됐다.

폰아레나·기즈차이나 등 외신은 8일(현지시각) 화웨이가 전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스마트폰용 통합칩셋 기린990을 발표했다고 발표한 가운데 왜 ARM의 최신 코텍스 A77 CPU를 사용하지 않고 ARM 코텍스 A76칩셋을 사용했는지 추적한 결과 이같은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기린990은 대만 반도체수탁생산(파운드리)업체 TSMC의 극자외선(EUV) 7나노공정에서 생산된 칩셋으로 칩 하나에 103억개의 트랜지스터와 함께 통신칩(모뎀)도 들어있는 통합칩셋이다. 이 칩셋은 오는 19일 독일 뮌헨에서 발표될 화웨이의 최신 스마트폰 메이트30에 탑재될 예정이다. 또한 이 강력한 칩셋은 출시지연사태를 빚고 있는 화웨이 폴더블폰 메이트X에도 들어갈 가능성을 갖는다.

기린990에 ARM의 최신 코텍스 A77 CPU가 들어가지 못한 곡절을 이해하려면 기리 990칩의 구성을 이해해야 한다.

기린 990은 8개의 CPU코어를 가지고 있다. 즉 4개의 강력한 ARM사의 A76 CPU코어다. 이 가운데 2개는 2.86GHz의 클록스피드를, 다른 2개는 2.36GHz의 클록스피드를 실행한다. 또 나머지 4개는 코텍스 A55코어를 가지고 있는데 일반적인 단말기 가동을 위해 1.9GHz 클록스피드를 실행한다.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왜 화웨이가 ARM의 최신 A77 CPU를 기린990에 사용하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그리고 리처드 유 화웨이 소비자사업그룹 CEO에게 이 질문을 했을 때 그는 재미있는 답을 내놓았다. 그의 대답은 미국의 대중 수출 금지와 자사가 ARM의 최신 CPU를 사용하지 않은 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것이었다.

■화웨이의 자체 테스트 결과는 코텍스-A77 CPU 코어에 대한 ARM의 주장과 배치된다.
리처드 유는 “기린 990 성능이 사용자의 요구를 충족하고도 남기 때문에 배터리 수명을 단축하면서까지 추가전력이 드는 최신 A77 CPU를 사용할 가치가 없다고 주장했다.

ARM은 코텍스-A77이 추가 전력을 소비하지 않고도 20%의 성능 향상을 제공한다고 밝혔고 이는 화웨이 주장하는 테스트 결과와도 배치된다.

유 CEO는 화웨이가 내년부터 시작될 예정인 5나노미터 공정에서 칩을 생산하게 되면 코텍스-A77 CPU 코어를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 크기가 작을수록 칩 안에 들어갈 수 있는 트랜지스터의 수가 많아진다. 집적 회로(IC) 내부에 트랜지스터가 많을수록 전력과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 5나노 공정으로 생산된 칩은 ㎟ 당 1억 7130만 개의 트랜지스터가 들어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과연 그때까지 미국의 대중 금수가 해제될지는 알 수 없다. 유 CEO의 답변은 마치 ‘그때까지는 미중 무역분쟁이 풀리지 않겠는가?’하는 듯한 답변으로 들리기도 한다.

■화웨이의 쓰린 속을 감추려 “ARM최신 칩은 성능이 그만큼 나지 않는다” 강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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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 990 통합칩셋은 오는 19일 뮌헨에서 발표되는 메이트30시리즈에 탑재된다. 사진=화웨이


사실 화웨이가 이처럼 궁색한 변명보다는 미국의 대중 금수조치에 동조한 ARM, 나아가서는 소프트뱅크가 이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게 더 설득력 있다.

화웨이의 이름이 미국 상무부의 블랙리스트(엔티티 명단)에서 삭제되지 않는 한 화웨이는 ARM의 아키텍처를 다른 뭔가로 대체할 수 밖에 없다. 리스트에 올라 있는 것은 그 회사가 미국(과 동조하는 우방)의 공급망에 접근하지 못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ARM 홀딩스가 영국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이또한 미국 기술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화웨이는 지난 5월 16일 이전에 ARM과 계약한 라이선스를 갖고 있어 당분간 코텍스 CPU 코어를 이용해 새로운 칩셋을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화웨이는 지난해 110억 달러(약 13조여 원)를 들여 미국 업체로부터 부품과 장비들을 확보했고 지난해 미국 메모리업체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최대 고객이었다. 그러나 화웨이는 이른바 백도어 의혹으로 인해 미국 국가 안보 위협 대상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즉 화웨이가 그동안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심어놓은 백도어 프로그램으로 미국 기업과 소비자에 대한 정보를 중국정부로 보낸다는 의혹의 중심에 있었다. 화웨이는 줄곧 이를 부인해 온 반면 미국은 이란과의 거래와 그에 따른 은폐 등 관련된 각종 혐의로 화웨이를 기소했다. 게다가 화웨이는 T모바일 같은 미국 IT 기업들로부터 영업비밀을 훔친 혐의도 받고 있다.

여기에 지난 달 말, 미국 검찰은 화웨이가 지난 수년간 “여러 사람과 회사”들로부터 지적 재산을 훔쳤다는 혐의로 조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따라서 화웨이는 당분간 미국기업의 부품과 소프트웨어를 입수하는 것이 금지될 수도 있다.

화웨이는 오는 19일 독일 뮌헨에서 기린 990칩셋을 탑재한 첫 번째 단말기엔 ‘메이트 30’과 ‘메이트 30프로’ 발표회를 갖는다.


이재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k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