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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무역분쟁 희생양' 중국거점 OEM생산업체, 자사브랜드 강화 등 활로 찾기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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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무역분쟁 희생양' 중국거점 OEM생산업체, 자사브랜드 강화 등 활로 찾기 나서

생산이전하거나 자사브랜드 중국시장 개척 등 활로 모색…새 전략 컨설팅업체도 등장

중국에서 로봇청소기를 생산해  수출하는 타이완업체 마츠텍의 선전 조립공장.  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에서 로봇청소기를 생산해 수출하는 타이완업체 마츠텍의 선전 조립공장.
중국에 거점을 둔 OEM(주문자상표 부착 생산) 생산업체들이 미중간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직접적인 타격을 입자 자사브랜드 강화로 전략을 선회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타이베이(台北)에 거점을 둔 로봇청소기 제조업체인 마츠텍(松騰実業)은 지금까지 10년이상 필립스와 하니웰 등 유럽과 미국기업체와 OEM계약을 체결하고 중국공장에서 만든 제품을 미국 등 해외시장에 수출해왔다. 이같은 사업전략이 결실을 맺어 마츠텍은 세계 2위의 로봇청소기 제조업체로 성장했다.
그러나 지금은 격화하는 미중 무역분쟁의 희생양이 된 많은 기업들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미국 정부가 중국 수입품에 25%의 고관세를 부과했기 때문에 지난해 미국 매출액은 20%나 급락했으며 중국에 있는 11개 조립라인 중 2개를 폐쇄하기에 이르렀다.

이같은 수입관세 부과에 따라 마츠텍은 2017년에 '룸바'를 제조하는 아이로봇과의 소송에 휩말려 이미 환멸을 느끼고 있었던 미국시장에서 완전히 단념하고 지난해 12월 사업전략을 전환했다. 마츠텍은 자사 브랜드 '지아웨이시'를 알리바바 등 전장상거래 사이트에 판매하는 데 주력하게 됐다.

2015년에 출시된 '지아웨이시'는 지금까지 별로 중시하지 않았던 마츠택은 중국 선전에 있는 자회사 간부는 "미중 무역분쟁이 우리들을 눈뜨게 했다. 해외시장만 의존할 수 없고 오히려 중국에서 자사 브랜드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OEM기업이라는 것은 매년 과도하게 내리는 비를 맞고 있는 농가와 같다. 눈앞의 브랜드를 구축해 약간 가격을 내려 외국 브랜드와 같은 품질의 제품을 제공하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중국에 생산거점을 갖고 미국시장 비중이 높은 기업으로서는 다른 나라에 생산을 이전하는 방법을 제외하면 자사 브랜드의 추진 이외에 전략상의 선택지가 부족하다.
이것은 긴 안목에서 보면 대형 외국기업과 시장경쟁이 격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베인 앤 컴퍼니 파트너 제이슨 딘씨는 "과거 제휴 파트너 및 공급 업체였던 중국기업이 라이벌이 되고있다"고 지적하면서 외국브랜드도 대응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와인잔 등을 제조해 연간 매출액 8억위안을 올리는 안휘 델리(安徽徳力)도 미국 관세부과로 타격을 받고 있다. 이 회사 마케팅 책임자는 “올해 이전까지 미국은 우리의 가장 큰 성장시장이었지만 무역분쟁 때문에 고객이 발주를 주저하면서 미국으로부터 많은 주문이 취소됐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정부가 이달 발동한 추가관세에 의해 중국의 유리제품의 관세율은 40%에 달해, 업계로서는 큰 타격을 입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국내의 전자상거래를 통한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어 타격은 어느 정도 완화되고 있다. 최근 중국 3위 전자상거래업체 핀둬둬(拼多多)와 제휴해 새로운 유리용기의 판매가 매달 5만개이상 기록했으며 매장판매도 예상치의 3배에 달했다.

안휘 델리는 파키스탄에 신공장을 설립해 내년 1월부터 가동에 계획이다. 다만 생산거점을 중국 이외로 이전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여러 가지 리스크도 동반할 우려가 있다.

마츠텍과 공동으로 미국 월마트에 '온(Onn)'이라는 브랜드로 TV를 공급하고 있는 중국 선전 MTC(市兆馳)도 일부 생산을 베트남으로 이전하려는 안을 검토했지만 트럼프 정부가 6월 베트남고 추가관세대상에 추가하는 것을 시사해 결국 포기했다. 선전MTC는 핀둬둬와 제휴를 시작했다.

핀둬둬는 미중 무역분쟁을 새로운 기회를 간주해 지난해 12월 제품개발에 관한 컨설팅 서비스를 개시했으며 중국 국내에 이미 사업을 확대하고 싶은 기업에 적극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선전MTC의 마케팅책임자는 "핀둬둬가 우리에게 접근해 소비자용 제조업체의 비즈니스모델을 원한다고 말해왔다. 그들이 중소도시에 상당히 잘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점과 가전메이커의 제휴상대가 적은 점을 감안해 함께 해나가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마츠텍은 중국시장에 눈을 돌리는 신전략이 대성공을 거두고 지아웨이시 브랜드로 이미 10만대를 넘는 로봇청소기를 판매했다고 자랑했다. 폐쇄된 2개 조립라인을 재개할 예정이며 내년초부터 3개라인을 추가 증설할 계획이다.

마츠텍은 "중국에 큰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로봇청소기의 보급률은 미국이 17%인데 반해 중국은 겨우 1.5%에 불과하다. 중국에는 10억인이상의 소비자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경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jcho101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