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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수석부회장 ‘혁신 1주년 성적표' A+....글로벌 자동차 공략에 ‘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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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수석부회장 ‘혁신 1주년 성적표' A+....글로벌 자동차 공략에 ‘적중’

올해 상반기 영업익·순익 30% 급증...'6년간 실적 하락세'에 마침표
미국 등 주요 시장서 고급차 선전…남미·인도 등 신흥 시장서 질주
조직 정비로 감량·올해 임단협무분규로 타결…실리 전략에 가속도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올해 상반기 실적에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감소한 경영실적을 증가세로 바꿨다.  사진=현대차 이미지 확대보기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올해 상반기 실적에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감소한 경영실적을 증가세로 바꿨다. 사진=현대차
정의선 (49)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의 'DNA 혁신'이 세계 자동차 시장을 관통하고 있다.

오는 14일은 정 수석부회장이 그룹 경영을 총괄한지 1년이 되는 시점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9월 중순 그룹 총괄부회장에 오른 데 이어 그룹 주력인 현대차와 현대차 최대 주주인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현대모비스 최대 주주인 기아차 사내이사직을 각각 맡으며 책임경영과 혁신을 실천했다.

정 수석부회장 취임으로 현대차 DNA는 더욱 강력해졌다.

그는 취임후 미래차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 시장을 이끄는 ‘게임 체인저’가 되겠다는 경영 전략을 밝히고 인재확보와 기술혁신을 통한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해왔다.

그룹 경영에 자신만의 색깔을 입힌 노력에 힘입어 현대차 경영성적표는 놀라운 실적 개선으로 화답했다.

◇ 정 수석부회장 '혁신 DNA'로 현대차 실적 하락세 6년만에 마침표 ·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매출 50조9534억 원으로 전년 동기(47조1484억 원)보다 8.1% 증가했다.
경영 능력 척도인 영업이익은 올해 상반기 2조626억 원으로 26.4%(4305억 원), 반기순이익은 1조9531억 원으로 26.6%(4107억 원) 급증했다. 이에 따라 정 수석부회장은 부친 정몽구 회장이 2012년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한 이후 6년간 지속되어온 실적 하락세에 마침표를 찍었다.

올해 상반기 국내 10대 주요 기업 가운데 9위 농협지주를 제외하고 모두 경영실적이 곤두박질한 점을 고려하면 정 수석 부회장의 혁신이 1년이 안 돼 결실을 맺었다는 게 재계 분석이다.

그는 그룹 사령탑에 앉자마자 친환경자동차인 수소연료전지차 사업에 8조 원 등 국내외에 40조 원 이상의 투자 계획을 내놨다. 그는 또 미국과 중국, 유럽 등 주요 시장이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인 점을 고려해 취임 이후 동남아시아, 남아메리카 등 비주력 시장 개척에 공을 들였다.

우선 정 수석부회장이 연간 경제성장률이 6%대인 인도네시아를 공략하기 위해 현지에 생산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는 일본 도요타가 선점하고 있는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 연합)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포석인 셈이다.

◇ '중국 대체시장' 찾아 동남아·인도 공략에 고삐...세계 최고 인재 영입도 결실

정 수석부회장은 중국 대체시장으로 부상한 인도 공략에도 고삐를 죈다. 인도 첸나이 공장을 활용해 올해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베뉴'를 선보이는가 하면 전기차 '코나' 등으로 현지 친환경 시장을 공략한다. 현대차에 대한 인기도를 반영하듯 현재 인도에서 베뉴를 사려면 1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남미 시장에서도 정 수석부회장 전략이 통했다. 현대차가 최근 콜롬비아에서 일본 도요타와 혼다 등을 제쳤으며 기아차는 올해 상반기에 칠레 자동차 시장점유율 7.7%로 현지 업계 2위를 차지했다.

정 수석부회장의 고급화 전략 역시 성과를 보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2015년 말 현대차의 고급브랜드로 '제네시스'를 선보였고 스포츠 세단 'G시리즈'를 국내외 시장에 내놨다.

G시리즈와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고급 SUV '팰리세이드' 등의 선전에 힘입어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2.5%, 기아차는 3.8% 각각 성장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내년 미국에 제네시스의 첫 SUV 'GV80'을 선보이고 판매를 강화할 계획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2000년대 중후반 기아차 대표이사 재직 당시부터 진행한 인재 영입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성과를 내고 있다.

당시 기아차 최고 디자인 책임자로 아우디 출신 피터 슈라이어 사장을 영입한데 이어 2016년에는 벤틀리의 루크 둥커 볼케와 이상엽 수석 디자이너를 각각 현대차디자인최고책임자(부사장)와 현대디자인센터장(전무)으로 영입했다.

이후 슈라이어 사장이 디자인한 기아차 'K시리즈'와 '스포티지', '쏘렌토' 등이 2010년대 초부터 현재까지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이 전무가 디자인한 신형 쏘나타는 올해초 출시된 이후 4월 내수 판매 2위, 5월과 6월에는 판매 1위에 각각 올랐다.

정 수석부회장은 BMW의 고성능 브랜드' M' 연구소장이던 알버트 비어만 부사장을 2015년 현대차 시험고성능차담당 사장으로 영입하고 N브랜드 상용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집안 정리도 깔끔하게 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지난해 9월 중순 그룹 총괄부회장에 오른 이후 경영에 자신만의 색깔을 입혀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너믹 정수남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지난해 9월 중순 그룹 총괄부회장에 오른 이후 경영에 자신만의 색깔을 입혀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너믹 정수남 기자
그는 이달 현대기아차의 조직과 문화를 혁신하고 일반직 직급을 기존 6단계에서 4단계로 축소하고 호칭도 매니저와 책임매니저로 각각 바꿨다. 정 부회장은 기존 6단계이던 임원 직급도 4단계로 줄였으며 임원 정기인사를 폐지하고 수시인사로 전환했다. 이와 함께 양재동 본사에는 복장 자율화와 출퇴근·점심시간 유연화도 도입했다.

이번 개편을 위해 정 수석부회장은 임직원 의견을 적극 수렴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처럼 실리를 추구하는 정 수석부회장의 전략은 2011년 이후 8년만인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을 이달초 무분규로 마무리하는 데 기여했다. 임단협으로 매년 2조원에 육박하는 손실을 내는 것보다는 ‘줄 것은 주면서’ 현장 직원 사기를 높여 성장세를 지속한다는 복안인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불확실한 경영환경과 급변하는 세계 자동차 시장 현황을 고려해 임단협을 조기 타결했다”며 “적기 생산과 완벽한 품질로 고객 기대와 성원에 보답하고 미래 자동차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정 수석부회장이 조직경쟁력과 회사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면서도 “세계 주요 시장에 맞춤형 전략으로 공세 수위를 높이는 등 앞으로 현대차그룹의 질적 성장이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2017년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경제 보복으로 회복이 더딘 중국 시장에 올해 2종의 전기차를 선보이며 현지 친환경 시장을 선점하는 복안을 마련해 귀추가 주목된다.


정수남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er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