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 배출 규제를 앞두고 해운 선사들이 저유황유 확보를 서두르고 있는 가운데 저유황유 가격이 치솟고 있다.
◇IMO 규제 '해결사'로 등장한 저유황유 가격 '껑충'
IMO 규제가 시행되면 전 세계 모든 해역에서 운항하는 선박은 연료유에 포함된 황산화물 함유량을 현재 3.5%에서 0.5% 이하로 낮춰야 한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 등 선사들은 규제에 맞서 저유황유나 액화천연가스(LNG)를 연료로 쓰거나 스크러버(오염물질 저감장치)를 설치해야 한다.
규제 해법 가운데 하나인 스크러버는 모든 선박에 설치하기가 쉽지 않는 문제를 안고 있다. 10년 이상 된 노후 선박이나 소형선박은 스크러버를 설치한 후 설치비용(약 50~7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글로벌정보업체 IHS 마킷 소속 이대진 수석도 지난 5월 “2020년 1월 기준으로 스크러버를 장착할 수 있는 선박은 전 세계 선박의 10%에 불과하며 90% 이상 선박은 저유황유를 사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프랑스 해운시황업체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저유황유는 지난 7월 고유황유보다 100달러 비싸게 거래됐으며 8월에는 200달러 이상 비싼 톤당 600 달러를 나타냈다.
◇혼합유, 선박 엔진 고장 등 문제점 드러나
스크러버와 저유황유에 대한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업계는 혼합유로 눈을 돌리고 있다.
혼합유는 현재 선박 연료로 사용되는 고유황유와 황함량이 0.5% 미만인 VLSFO(저유황유의 일종)를 섞어 만든 연료다.
하지만 혼합유가 선박 엔진에 치명적이라는 보도가 잇따라 나오면서 선박업체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혼합유는 선박 내에서 불순물(슬러지) 등을 만드는데 이 불순물이 엔진 작동을 방해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를 뒷받침하듯 지난해 미국 텍사스주(州) 휴스턴에서 벙커링(급유)을 실시한 선박 가운데 200척 이상이 발전기의 연료 분사 펌프 고장 등 엔진에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대해 이들 선박이 혼합유를 사용해 엔진 작동이 멈추는 등 문제점을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선박용 연료 제조방법이 다양하고 혼합유 제조때 다양한 유종을 섞어 황함유량 0.5% 이하를 만들다 보니 지금까지 해운업계가 경험해 보지 못한 엔진 결함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스크러버 설치에 따른 매출 증가가 어려운 상황에서 혼합유 사용이 엔진에 지장을 줘 선사 입장에서는 고민이 커질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