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인 신용평가사 피치 레이팅스는 지난 6일 홍콩의 외화장기국채 등급을 AA+에서 AA에 내렸다. 향후 전망도 네거티브(약세)다. 현지에서는 대규모 반정부시위가 계속 되고 있으며, 홍콩경제는 경기후퇴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홍콩의 신용등급 강등은 중국 반환 이전인 1995년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홍콩의 공적 기관과 기업은 차입비용이 상승할 전망이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이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회담에서 ‘일국양제’를 견지하겠다고 강조했지만 이대로는 홍콩은 금융센터로서의 위상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 민주파의 반정부항의행동은 홍콩 당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를 장기적으로 훼손할 것이며, 홍콩의 비즈니스 환경에 의문을 던졌다”고 피치는 지적한다.
반정부시위의 계기는 본토에의 중범죄 용의자의 인도를 가능하게 하는 ‘범죄인 인도’ 조례개정안이었다. 홍콩 당국은 지난 4일 개정안을 철회했지만 시위대 측은 항의활동에 대한 경찰의 대응을 조사할 독립위원회 설치, 민주적 선거제도 도입 등 아직 채워지지 않은 요구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피치는 이와 함께 “전망을 네거티브로 한 것은 이번 사태가 해결돤다 하더라도 일정한 불만이 남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다시 사회불안이 커지면 홍콩의 통치, 제도, 정치적 안정, 비즈니스 환경에 대한 평가를 손상시킬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민주파는 지난 주말에도 복수의 장소에서 시위를 펼쳤으며, 경찰은 고무탄과 최루탄으로 시위를 진압했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