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Biz 24] 글로벌 통화펀드, 초저금리 영향 수익 못내 폐쇄하거나 규모 축소

공유
0

[글로벌-Biz 24] 글로벌 통화펀드, 초저금리 영향 수익 못내 폐쇄하거나 규모 축소

수년째 변동성없는 외환추이에 수익률 바닥…통화펀드, 2012년 180억달러에서 현재 68억5천만달러로 급감

전세계 화폐들.이미지 확대보기
전세계 화폐들.
환율이 출렁거려야 수익을 내는 통화펀드들이 근래들어 초저금리와 주요 중앙은행의 금융완화정책으로 발을 맞추자 수익을 내지못하면서 대거 문을 닫거나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9일(현지시간) 최근 수년동안 전세계적으로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거의 없는 상태가 지속되면서 통화관련 펀드들의 수익률이 바닥수준까지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통화펀드시장이 쪼그라들면서 관련펀드들이 폐쇄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8월 외환시장에는 미중간 무역분쟁속에 중국 위안화 가치가 1달러=7위안 선을 넘어서 하락하자 오랫동안 바라고 기다리던 환율변동성이 높아지지는 국면이 도래했다라는 기대감이 소용돌이쳤다. 8개월만의 예상변동률이 최고 수준을 기록했지만 이 같은 변동성 상승은 지속되지 않았다. 도이체방크가 산출하는 주요통화 가중평균 베이스의 3개월물 예상변동률 지수는 위안화가치 급락직후에 8.11까지 껑충 뛴 후 다시 7.52로 되돌아가 버렸다.

통화펀드로서는 이 같은 짧은 변동성 상승은 매번 익숙한 광경이다. 실제 통화매매와 외환선물, 스왑 등을 구사하는 통화펀드들은 수익기회의 감소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FX뮤추얼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23억4000만 달러로 2015년 이후 최대치로 불어났다.

올해는 유출 페이스가 다소 둔화돼 모닝스타에 따르면 1~7월 동안 유출액은 1억5908만 달러에 그쳤다. 그렇지만 전세계 통화펀드의 순자산액은 지난 2012년 약 180억 달러에서 거의 매년 감소해 현재는 68억6000만 달러로 떨어졌다. 지난 2012년 이후 전년보다 마이너스가 아니었던 해는 1년밖에 없었다.

그리고 대부분 통화의 변동성이 과거 최저권에서 움직이고 있어 보다 많은 펀드 매니저들이 영업을 포기하고 싶다고 생각할 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올해 여름 개인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670만 달러 규모의 통화펀드의 문을 닫은 머크 인베스트먼트의 악셀 머크 최고투자책임자는 "고객이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최종적으로 손을 떼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모닝스타의 조사결과 올해 들어 이밖에도 9개의 통화펀드가 폐쇄됐고 지난해에도 17개 펀드가 손을 털었다.
별도로 다른 통화펀드를 운용하는 머크씨는 "최근 변동성 상승으로 올해 환경은 지난해보다 나아졌다"고 말하면서도 "(고객으로부터) 전화가 올 정도는 아니다"라고 낙관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헤지펀드업계에서도 통화전문투자는 어려원 상황이다. 바클레이즈 헷지지수를 보면 은행간 시장에서 통화선물과 캐쉬 포워드 거래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 것은 49개펀드뿐인데 이는 지난해의 53개에서 줄어들었으며 지난 2008년의 145개 펀드를 비교하면 큰 폭으로 감소한 수치다.

통화투자에 특화한 헷지펀드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2.38%로 멀티전략 매크로형 펀드의 7.56%보다 훨씬 낮다는 사실이 헷지펀드 리서치의 데이터로 알 수 있다. 투자처를 통화에만 얽매여져 있는 것보다도 다양한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편이 보다 큰 이익을 올리는 것은 분명하다.

통화 트레이더들은 시장간 재정거래를 구사한다든지 각 통화별로 다른 의도나 기대에 의해 변동성이 높아지는 상황을 이용해 이익을 얻고자 한다.

그러나 초저금리와 마이너스금리가 몇 년째 지속되는 데다 대규모 금융완화정책이 실시되고 게다가 분명 가장 중요한 점은 주요 중앙은행의 정책에 차이점이 없어지면서 통화거래의 수익기회는 거의 제로가 돼 버렸다.

예를 들면 올해는 미국 연방준비이사회(FRB)가 매파적인 자세에서 비둘기파적 자세로 전환하자 외환시장에서는 변동성 상승이 부상했지만 다른 중앙은행이 일제히 FRB를 추종해 결국 변동성은 거의 5년만에 최저수준까지 떨어졌다.

이같은 상황에서 자산운용회사 QTS 캐피탈 매니지먼트는 주력 헷지펀드를 통한 외환 스팟거래에서 철수했다.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어니스트 찬씨는 "스팟전략은 상당한 금리수준이 존재하는 경우에만 유효하게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3년 전에 2000만 달러였던 이 펀드자산은 현재 1100만 달러로 줄어들었다.

프랭클린 템플턴의 유명 매니저인 마이클 헤젠스타브씨가 운영하는 2개의 펀드도 저조한 변동성을 이기지 못했다. 미국에 상장된 '글로벌 커런시 펀드'는 6월에 신규 모집을 중단하고 10 월 청산 예정이며 룩셈부르크에 상장된 자매 펀드도 9 월에 폐쇄한다.

모닝스타의 데이터에 따르면 이중 미국상장펀드의 7월말 자산은 3283만 달러로 올해 들어 11%나 감소했으며 5년 전의 2억7035만 달러와 비교하면 88%나 대폭 줄어든 것이다. 또한 룩셈부르크 상장 펀드의 자산은 878만 달러로 3년전 설립시와 거의 같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박경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jcho101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