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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 먼 분양가상한제...대규모 시위에 반대법안 발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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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 먼 분양가상한제...대규모 시위에 반대법안 발의까지

재건축·재개발조합 총궐기대회 "소급적용 철회” 요구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잇따라 ‘무력화 입법’ 움직임
국토부·기재부 시행 시기 놓고 입장차 시장 혼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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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재개발조합원 모임인 미래도시시민연대는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옆 소공원에서 ‘분양가상한제 소급적용 저지 총 궐기대회’를 열었다. 사진=뉴시스
국토교통부가 ‘분양가 상한제’를 민간택지까지 확대 시행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실제 제도 시행까지는 험난한 여정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책의 힘을 빼는 법안이 발의되는가 하면, 확대 시행을 중단하라는 대규모 시위까지 벌어져 정치권과 수요자로 양쪽으로부터 협공을 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회에서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무력화하는 법안이 잇따르고 있다.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은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에서 관리처분계획인가까지 받은 단지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토록 하는 주택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지난 8일 발의했다. 현재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분양가 상한제 소급 적용을 저지하겠다는 것이다.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도 추석전 발의를 목표로 주택법 개정안을 마련 중이다. 이 개정안은 아예 분양가 상한제의 민간택지 확대 적용을 원천 봉쇄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같은 당의 김현아 의원은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을 최종 결정하는 주거정책심의위원회(주정심) 개편을 골자로 한 법안을 준비 중이다. 김 의원이 발의 예정인 주택법 개정안은 현재 25명인 주정심 구성원을 30명으로 늘리고, 민간위원 비율을 과반으로 확대하는 내용이다.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반대하는 주택수요자들의 움직임도 거세다.
재건축·재개발조합 모임인 미래도시시민연대는 지난 9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분양가 상한제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집회에는 반포주공1단지를 비롯해 방배5·6·13·14단지, 신반포4·3·15주구, 둔촌주공, 개포1·4단지, 잠실진주아파트 등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재건축 조합원들과 은평구 대조1구역, 동작구 흑석3구역, 마포구 공덕1구역 강북권 재개발 조합원 1만2000여 명(주최 측 추산)이 참여했다.

정부의 주택정책에 반발하는 대규모 시위는 지난 2004년 재건축 개발이익환수제 등에 반대해 2500여명이 모였던 시위 이후 15년 만이다.

이들은 “개인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중단하라”며 “헌법에 어긋나는 소급 적용 입법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주택법 시행령에 따르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에서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공급되는 주택은 규제 적용 이후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하는 단지부터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다. 규제 적용 이전에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한 곳은 적용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국토부는 지난 8월 ‘분양가상한제 개선 방안’ 발표를 통해 재건축·재개발사업장도 일반분양 분양가상한제 적용 시점을 ‘최초 입주자모집 승인 신청 단지’로 소급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 경우 관리처분인가를 받고 상당부분 사업이 진행된 재건축·재개발 사업지들도 분양가 상한제의 영향권 안에 들게 된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서울 강남의 한 재건축 조합원은 “분양가상한제를 확대 시행할 경우 늘어난 분담금 때문에 조합원들은 입주를 포기하고 집을 팔아야 한다”면서 “자기 부담으로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 조합원들의 부담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추가부담금을 안기는 건 명백한 재산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시장에서는 국토부가 당장 오는 10월부터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예고한 상황에서 실제 분양가상한제 시행까지 기간이 더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신축 아파트 가격 급등, 청약시장 과열 등 후폭풍이 상당한 데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시기를 놓고 국토부와 기재부가 이견을 보이고 있어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내수경제가 침체국면인데다 주택시장마저 규제하면 경기가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분양가 상한제의 빠른 시행은 시장에 독이 될 수 있다”면서 “시장 상황을 충분히 모니터링한 후 시장에 미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시행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