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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스포츠 24] 토트넘 포체티노 감독 “5년래 최악의 위기 맞고 있다” 엄살떠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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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스포츠 24] 토트넘 포체티노 감독 “5년래 최악의 위기 맞고 있다” 엄살떠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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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래 '최악의 시즌'을 맞고 있다는 토트넘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올 여름 챔피언스 리그(CL) 준우승 팀은 크게 흔들렸다. 사령탑이 MF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1년밖에 남지 않은 계약을 갱신하지 않고 이적을 희망한 것이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최근 6년간 가장 많은 도움 수와 기회연출 수를 기록한 선수의 이적지원이다. 기이하게도 숙적 아스널을 이끌었던 아르센 벵거의 몇 년 전 예언이 적중하게 됐다. 그는 치솟는 이적료가 ‘스텝 상승’에 걸림돌이 되기 때문에 “많은 선수가 계약 만료를 택할 것”이라는 말을 남긴 바 있다.

에릭센 뿐만이 아니다. 수비의 핵심인 얀 베르통언과 토비 알데르베일러트도 계약 마지막 해를 맞았다. 게다가 이적시장의 ‘시간차’도 토트넘을 괴롭혔다. 리그전 개막 전에 시장이 닫히는 프리미어 리그와 달리 국외의 리그는 9월2일까지 보강이 허용됐다. 이 공백의 3주는 토트넘, 특히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에게는 매서웠다. 그런 까닭에 클럽사상 최고액으로 리옹으로부터 프랑스 대표 MF 탕귀 은돔벨레를 영입한 여름인데도 그는 “토트넘으로서는 5년래 최악의 시점”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아르헨티나인 지휘관이 ‘최악’라고 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첫 번째는 지난해 10월이었다. ‘보강제로’와 스타디움 ‘이전연기’가 맞물리면서 당시 “최악의 기분”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렇지만 그 때는 프리미어 리그에서 클럽사상 최고의 스타트(7승2패)를 하고 있었으며 동정은 샀지만 크게 걱정되지는 않았다. 그런데도 그가 ‘최악’이라고 표현한 데는 이유가 있다. CL그룹 스테이지에서 처음 3경기서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하고 탈락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 포체티노는 ‘보너스’에 강한 승부사

클럽 수뇌 진으로부터 보면 스타디움 이전비용을 회수하기 위해서 CL는 ‘출장하는 것’에 의의가 있다. 지상명령은 CL에서의 좋은 성적이 아니라 CL 출전권의 확보다. 그래서 내년 여름 프리자격의 유출도 각오하고 에릭센을 머무르게 하면서 프리미어 리그 ‘톱 4’사수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CL에서의 성적은 어떤 의미로 ‘보너스’에 가까웠다. 팬들은 싫어하는 것 같지만 지금의 토트넘은 ‘톱 4’에 매달렸던 한때 아스널과 비슷하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다른 부분도 있다. 토트넘에는 ‘보너스’에 훨씬 강한 승부사가 있다는 점이다. 준우승했지만 지난 시즌 CL의 시즌성적을 되돌아보면 5패(6승2무)도 당했다. 8강전 맨체스터 시티전, 그리고 준결승인 아약스 전에서는 절체절명의 궁지에 몰렸다. 그래도 그들은 이겨 보인 것이다. 때로는 이름을 버리고 실리를 취한다. 그렇게 포체티노는 승리를 쟁취해 왔다.

9월 초 프리미어 리그 제4라운드 ‘북 런던 더비’도 좋은 예다. 토트넘은 ‘선 수비, 후 기습’ 전략으로 승점 1을 획득했다. 소극적 전술로 비쳤을지 모르지만,의도된 게임 플랜이었다. 카일 워커 피터스의 부상으로 구멍이 난 오른쪽 SB에는 본직이 CB인 다빈슨 산체스를 기용했다. 많은 우려가 있었지만 시합 후 지휘관은 “그는 콜롬비아의 나치오날 시절 몇 번인가 사이드 백으로 플레이한 적이 있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그리고 아스널 전까지 1주일간 계속 SB으로 훈련시켰다고 한다.

게다가 빠른 발을 가진 한국대표 FW 손흥민을 이용해 아스널의 CB을 고립시켜 일대일 상황을 만들어 내거나, 조금 낮은 위치에서 해리 케인에게 롱 볼을 경쟁시켜 자신들의 볼로 만들면서 상대를 괴롭혔다. 결과적으로 무승부였지만 이길 수 있는 시나리오는 확실하게 준비돼 있었다.

■ CL 토너먼트 진출을 확신시키는 선수층

물론 토트넘은 지휘관만의 팀은 아니다. 이들에겐 유럽 제일의 결정력을 자랑하는 공격수 해리 케인도 있다. 큰 경기에 강하고 CL에서 통산 19경기에 출전해 14골을 넣은 것에서 알 수 있듯 그는 몸의 상태에 관계없이 골을 보증한다. 얼마 전 연습경기에서는 드물게 PK를 실패했지만 이 또한 1년 반 만이다. 두 발과 머리, 그리고 승부차기까지 믿을 만한 완성된 스트라이커다. 본인은 의식하지 않고 있다고 했지만 13년 만에 메시, 호날두 이외의 CL 득점왕이 될 가능성도 있었다. 이번 시즌의 그룹 스테이지에서는 바이에른의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와의 ‘스트라이커 맞대결’에 시선이 집중 될 것이 분명하다.

게다가 이번 시즌에는 프랑스 대표 미드필더 은돔벨레도 가세했다. 올해 1월에 토트넘을 떠난 전 벨기에 대표 무사 뎀벨레의 진화된 버전으로 중원에서의 마력 있는 드리블과 송곳 같은 침투패스도 능숙하다. 이어 올 여름은 공격진의 악센트가 된 지오바니 로셀소(부상으로 이탈했지만), 장래가 촉망되는 라이언 세세뇽(19세)도 영입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선수층이 두터워졌다.

이러한 전력이라면 바이에른 뮌헨, 올림피아코스, 츠루베나 즈베즈다 등과 함께 편성된 그룹 B에서 2위 이내는 굳은 것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첫 올림피아코스전(어웨이)에서 큰 실수를 하지 않고 승리한다면 90%는 토너먼트 진출이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다. 나머지는 바이에른과 맞대결이지만, 토트넘은 1위 통과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다. 결승 토너먼트에서는 누가 상대가 되더라도 눈앞의 승부에 기반 한 스탠스를 취할 것이기 때문이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