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는 한국과 일본, 대만이 수입하는 원유의 80% 이상이 지나는 해상 길목이다. 중국이 이 지역에 인공섬을 만들고 군사시설을 건설하는 등 긴장을 고조킨다고 주장해온 미국 군함의 항해가 미중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로이터통신은 13일(현지시각) 미 해군 7함대 대변인의 발표를 인용해 구축함 '웨인 E. 메이어'함이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파라셀 제도(Paracel Island 중국명 시사군도) 인근을 항해했다고 보도했다.
7함대 대변인은 중국의 과도한 해양 권리에 이의를 제기하고 국제법상 허용되는 수로 접근권을 보호하기 위한 작전이었다고 말했다.
파라셀 제도는 중국 하이난섬 남동쪽으로 약 330km 떨어진 섬이다.
이지스 구축함인 웨인 E.메이어함은 지난달 28일에도 남중국해 피어리 암초와 미스치프 암초로부터 12해리 안쪽을 항해했다. 당시 미 해군은 "과도한 해양 권리에 이의를 제기하고 국제법상 허용되는 수로 접근권을 보호하기 위한 작전이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남중국해 90%에 해당하는 '남해 9단선'을 그어, 안쪽은 모두 자국 영역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스카보러 암초 일대를 비롯한 우디아일랜드 등 주요 인공섬에 군사시설 등을 구축하며,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주변국들과 분쟁을 빚고 있다.
상업위성 '이미지샛인터내셔널'이 촬영한 인공위성 사진에 따르면, 중국군이 우디아일랜드에 활주로를 건설하고 최소 4대의 J-10 전투기를 배치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16년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상설중재재판소(PCA)’는 중국의 영유권 주장이 이유 없다고 판결했지만 중국 정부는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무력화하기 위해, 전함 등을 남중국해 주요 해역에 항해시키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꾸준히 수행하고 있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