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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수석부회장, '불도저 경영 DNA'로 현대차 새판 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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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수석부회장, '불도저 경영 DNA'로 현대차 새판 짠다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친환경·고급화 전략에 공격경영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 전기차 'EV45' 내놔 승부수

정의선(49) 현대자동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이 주저하지 않고 밀어붙이는 ‘불도저 경영’으로 그룹의 새 판을 짜고 있다.

할아버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아버지 정몽구(81) 현대차그룹 회장으로 면면히 이어져 온 도전적인 유전자(DNA)를 계승해 그룹 주력인 현대차를 친환경과 최고급 브랜드로 재정립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할아버지-아버지-손자로 이어져 온 현대차 '불도저 경영'


고 정 명예회장은 1940년 3월 자동차 수리공장 '아도서비스'를 설립한 후 1946년 현대자동차공업사를 만들었다.

정 명예회장은 이후 1967년 현대차를 설립하고 1974년 최초의 국산차 '포니' 개발에 성공했다. 정 명예회장은 포니에 이어 엑셀, 쏘나타, 아반떼 등 현대차를 대중차 브랜드로 육성했다. 이후 정 수석부회장 부친 정 회장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기아자동차를 인수해 현대기아차를 세계 5위 완성차 반열에 올려놓았지만 현대차는 여전히 대중차 브랜드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했다.

(오른쪽부터)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정범구 주(駐)독일대사,  이상엽 현대차디자인센터 전무, 토마스 쉬미에라 현대차 상품본부 부사장 등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오토쇼에 참석해 전기차 ' EV 45'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현대차이미지 확대보기
(오른쪽부터)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정범구 주(駐)독일대사, 이상엽 현대차디자인센터 전무, 토마스 쉬미에라 현대차 상품본부 부사장 등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오토쇼에 참석해 전기차 ' EV 45'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현대차

정 수석부회장은 이러한 이미지를 탈피한 '게임체인저(Game changer:시장 판도를 바꾼 사람)‘다.

그는 2015년 말 프리미엄 승용차 '제네시스'를 고급 브랜드로 정하고 첫 차량 'EQ900'을 선보인 데 이어 내년까지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6종류의 제네시스 라인업을 완성할 방침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아울러 기존 자동차에 '펠리세이드' 등 별도의 고급 차량을 추가하는 등 브랜드 업그레이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미국 시장에서 제네시스와 펠리세이드가 선전해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을 극복하고 올해 2.5% 성장하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 '고급화-친환경차' 제품 내놔 '게임체인저'로 등장


정 수석부회장은 친환경차량 라인업 확대에도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현대차는 2010년 전기콘셉카 '블루온'에 이어 2012년 아반떼 전기차(EV) 등을 선보였다. 이후 현대차는 액화석유가스(LPG)엔진에 전기모터를 결합한 LPi하이브리드에 이어 최근 가솔린 엔진에 전기모터를 탑재한 하이브리드도 출시했다.

아울러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3월 세계 첫 수소연료전기차 '넥쏘'와 전기차 '코나'를 선보여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다.

국내는 물론 세계 자동차 시장이 기존 가솔린과 디젤에서 전기와 수소 등 친환경 자동차로 급속하게 바뀌고 있는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현대차가 2010년 선보인 전기차 '블루온'. 사진=글로벌이코노믹 정수남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차가 2010년 선보인 전기차 '블루온'. 사진=글로벌이코노믹 정수남 기자
국내 자동차 시장은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의 올해 1∼7월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6.5% 급성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같은 기간 가솔린 등 기존 차량 판매가 0.6% 줄어든 것과 대조를 보인다.

◇현대차, 獨모터쇼에서 1974년 레트로 감성 살린 첨단 전기차 'EV45' 선봬

이를 감안해 정 수석부회장은 이달 12일(현지시간) 막을 올린 독일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 'EV 콘셉트카 45'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EV 콘셉트카 45는 고객 취향에 따라 차량 인테리어 부품과 하드웨어 기기, 상품 콘텐츠 등을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는 ' 맞춤형 차량'이다. EV 45는 전동화 플랫폼 기반 콘셉트카로 현대차의 시작을 알린 '포니 쿠페 콘셉트카'가 1974년 이탈리아 토리노 모터쇼에 출품된 이후 45년 동안 현대차가 쌓은 노하우를 담은 모델이다.

아울러 EV 45는 45년 전 고 정 명예회장에서 비롯된 도전 정신이 정 수석부회장으로 이어지며 지속적으로 진화하는 현대차의 미래를 표현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번 모터쇼에 벨로스터 N 기반 전기 레이싱카 '벨로스터 N ETCR'을 처음 선보이며 우수한 고성능차 기술력과 친환경차 개발 역량 등도 과시했다.

현대차가 2012년 선보인 전기차 아반떼. 사진=글로벌이코노믹 정수남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차가 2012년 선보인 전기차 아반떼. 사진=글로벌이코노믹 정수남 기자
정 수석부회장은 “콘셉트카 45의 양산 가능성을 신중하고 검토 중”이라고 말해 조만간 시장에 출시될 가능성도 커졌다.

이와 함께 그는 유럽 전기차 초고속 충전 인프라 업체 '아이오니티'에 투자해 국내에도 고출력 충전기 도입을 추진한다.

한편 현대차는 이번 모터쇼에서 2013년 출시 이후 6년 만에 3세대 신형 i10 등을 전시해 고체연료 차량에서도우수한 원천 기술을 과시했다.


정수남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er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