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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홍콩 시민들에게 ‘백색테러’ 공포 안겨준 ‘삼합회’…그 오랜 뿌리 살펴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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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홍콩 시민들에게 ‘백색테러’ 공포 안겨준 ‘삼합회’…그 오랜 뿌리 살펴봤더니…

사진은 지난 7월21일 밤 홍콩 위안랑 역에서 ‘삼합회’ 조직원으로 추정되는 흰옷을 입은 무리가 시민들을 무차별 폭행하는 장면.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은 지난 7월21일 밤 홍콩 위안랑 역에서 ‘삼합회’ 조직원으로 추정되는 흰옷을 입은 무리가 시민들을 무차별 폭행하는 장면.


홍콩에서 대규모시위가 발생한 지 3개월이 훌쩍 지났다. 그동안 일부에서는 경찰과의 사이에서 격렬한 충돌이 일어나고 7월에는 ‘검은 셔츠’ 차림의 시위대에 ‘흰색셔츠 집단’이 역습을 감행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시위대에 격렬한 폭력을 휘두른 백색 셔츠 집단이 누구인지 일본의 역사작가 시마자키 스스무가 그 뿌리를 밝힌다.
‘범죄인 인도’ 조례개정안을 둘러싸고 벌어진 홍콩의 혼란은 홍콩정부가 이 안을 전면철회하면서 큰 산을 넘어선 것 같지만 검은 셔츠로 통일된 시위대를 상대로 폭력을 행사한 흰색 셔츠 집단에 대해서는 기억에 새롭다. 이들의 신상에 대해서는 ‘삼합회(三合会)’라는 조직의 멤버인 것으로 보도됐다. 그럼 애당초 삼합회란 어떤 조직인가.

삼합회란 일본의 폭력단, 한국의 조직폭력단, 시칠리아에서 말하는 마피아에 해당하는 이면사회 중의 한 조직. 주요자금원은 마약거래, 밀수, 인신매매, 카지노나 나이트클럽의 경영, 자릿세 등이 된다. 사두(蛇頭)로 불리는 밀항과 육로 밀출국 수배도 그들의 활동의 일부로 1989년 톈안먼 사건에 있어서 학생지도자들의 해외도피를 도운 것도 그들이라고 한다. 눈앞의 금전목적이 아니라, 현 체제가 뒤집혔을 경우에 대비한 보험 혹은 선행투자로서의 목적도 있을 것이다.

이들 이면사회는 비밀결사로 분류되기도 한다. 중국의 비밀결사라고 하면 청방(青幇)과 홍방(紅幇)의 양대 계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후자는 훙먼(洪門), 홍문(紅門), 홍방(洪幇) 등으로도 불린다. 청방은 황하와 장강을 잇는 대운하 수운·하역 노동자 중에서 태어난 불교 색을 띤 상조조직에서 유래했다. 수상수송이 대운하에서 해운으로 이행함에 따라 상하이나 톈진의 조계에 유입되어 뒷 사회를 총괄하게 되었는데, 반면 홍방은 이민사회 속에서 태어났다.

대만 천지회(天地会), 쓰촨 성 우로회(哥老会), 광저우에서 홍콩에 걸친 주강(珠江) 삼각주 지대에서 태어난 삼합회 등은 모두 홍방의 계통에 속한다. 이름이야 달라도 시조전설이나 내규는 거의 같다. 본래의 지연혈연으로부터 분리된 사람들이 신천지에서 살아나기 위해서 의사가족 관계를 맺은 것으로 시작되었으며, 당국이 이것을 위험시했기 때문에 지하로의 잠복을 피할 수 없게 되었고, 마침내 결성초기부터 ‘반청복명(反清復明·만주족의 천하를 무너뜨리고 한족의 천하를 부활시킨다)을 목적으로 결성된 것 같은 전설이 창작되었다.

세부에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충은 거의 함께하며 전설의 시작은 무술로 유명한 쑹산(嵩山) 샤오린사(少林寺)의 형제조직 전신인 푸젠성에 있었다고 여겨지는 남파 샤오린사에 있다. 그곳이 원죄를 뒤집어쓰고 관군에 화공을 당했을 때, 낙오된 전투승려들이 우연히 명나라 황실의 후예를 만나 ‘반청복명’의 비밀결사를 조직했다는 것이다.

나중에 이 조직에 주목한 것이 혁명가의 쑨원(孫文)이었다. 무장봉기에 즈음해 무력으로서 삼합회에 주목한 것으로 광저우에서 의학을 배우고 있었을 때의 학우 정사량(鄭士良)이 우연히 삼합회의 간부였던 것으로부터 양자의 제휴는 잘 되었다. 쑨원이 수십 차례 반복한 무장봉기의 전반은 오로지 삼합회의 조직력과 무력을 믿고 있었다.
후반이 되자 쑨원은 해외유학 경험을 갖고 서양식 훈련을 받고 서양식 장비로 무장한 청의 새로운 국방군(新建陸軍-신군)의 간부후보생들을 권유해 혁명 전력의 주축으로 삼합회와의 협력관계는 바뀌지 않았다. 신해혁명으로 당초 목적을 달성한 이후 삼합회 간부들 중에는 군벌화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 외의 대부분은 뒷 사회를 관장하는 역할로 돌아와 오늘에 이르렀다.

덧붙여서, 소학관에서 간행중의 코믹 ‘블랙 라군’에는 홍콩 삼합회의 타이 지부가 등장하지만, 현실세계에서도 삼합회의 조직망은 화교·화인이 많이 거주하는 동남아시아 전역으로 퍼지고 있어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로부터도 주목을 받고 있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