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BOK 경제연구서 '새로운 재정지출 식별방법을 이용한 우리나라의 정부지출 승수효과 추정'에 따르면 재정지출 뉴스에 따른 '충격(예상치 못한 규모 발표)'이 발생한 후 5년 누적 정부지출 승수효과는 1.27로 분석됐다. 이는 정부가 새로운 정책을 통해 5년간 1조 원을 지출하게 되면 GDP는 같은 기간 1조2700억 원 늘어난다는 얘기다.
분석결과 누적 정부지출 승수효과는 정부 지출 계획 발표 시점으로부터 4분기가 지난 후 가장 크게 늘어나고 서서히 감소했다. 정부지출은 평균 6분기에서 7분기 이후 실제 집행됐다.
이번 연구는 재정지출 가운데 경기 변동으로 인해 자동적으로 증감하는 부분을 제외해 정부 재정지출 발표 등 외생적 충격만을 식별한 값이다.
재정지출 승수효과는 정부가 지출을 늘렸을 때 생산이 얼마나 증가하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우리나라 정부가 재정지출을 1조 원 늘린다는 예상하지 못했던 소식이 경제주체에게 전달된 후 5년간 GDP가 경기 변동에 따른 자동 증감을 제외하고 1조2700억 원이 증가한다는 의미다.
연구자인 박광용 경제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 부연구위원은 "경기가 나빠 기업은 정부로부터 5년간 5000억 원의 지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정부가 1조 원 지원한다고 발표하면 예상하지 못한 5000억 원에 승수효과 1.27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박 부연구위원은 "일부 연구는 정부가 1조 원을 지출할 때 GDP는 7000억 원밖에 증가하지 않는다고 보는 등 재정정책의 승수효과를 낮게 봤다"며 "하지만 2000년대 초반 이전에 개발된 방법론을 사용한 경우 정부 지출 충격을 제대로 계산해내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부양'을 위한 정부 지출만을 발라내서 분석한 결과 GDP는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한 실제 지출 시점보다 앞선 정책 발표 시점부터 민간 소비나 투자가 활성화된다는 점을 고려했다. 일부 기존 연구들은 지출 이후부터 정부 지출 효과를 계산했기 때문에 재정승수가 실제보다 낮게 도출되는 경우가 있었다.
박 부연구위원은 "모형을 다양하게 변주해가며 승수효과를 측정했는데 질적으로 비슷한 결과가 도출됐다"며 "다만 여러가지 방법으로 도출한 승수 효과 크기 범위가 넓은 편이기 때문에 정부 지출의 성장 효과에 대한 양적 평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한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an091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