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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배달서비스의 산업화, 전 세계 식품산업 지각변동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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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배달서비스의 산업화, 전 세계 식품산업 지각변동 일으킨다

거대 IT기업 투자·지원 봇물로 새 시장 창출

전 세계 식품산업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온라인 음식배달 산업의 현실과 미래.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전 세계 식품산업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온라인 음식배달 산업의 현실과 미래. 자료=글로벌이코노믹
"우리의 가정에서 주방이 사라질 확률은 얼마나 높을까?" 이에 대해 현실의 대다수 사람들은 "그런 일은 없다"고 자신있게 대답할 것이다. 하지만 만약 집에서 직접 음식을 만드는 것보다 배달 음식을 주문하는 것이 유리하다면 어떻게 될까. 사람들은 점점 주방에서 요리하는 것을 버리고, 배달 앱을 선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더 싸고 신선한 음식이 매일 집으로 편리하게 배달된다는 전제가 따른다면, 많은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주방을 없애고 공간과 시간을 활용하기를 선택할지도 모른다. 지금 이순간, 배달 서비스의 요람이자 최강의 배달 시장을 가진 한국의 경우, 이미 주방의 활용도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모습이 곳곳에서 관측되고 있다. 전 세계 식품산업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온라인 음식배달 산업의 현실과 미래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 주>


■ 음식배달 산업의 탄생과 장애물, 중요한 발견들


소비자와 식당 사이에는 새로운 디지털 계층이 존재한다. 디지털화는 소비자의 주문 방식과 그들이 브랜드와 상호 작용하고 관여하는 방식, 그리고 이용할 수 있는 옵션들을 변화시켰다. 배달 서비스는 바로 이것으로부터 성장했다. 동시에, 디지털 기술의 발전 덕분에 앱을 제공하는 제3자 플레이어는 더 많은 식당을, 더 많은 소비자에게 연결함으로써 새로운 주문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특히 제3자 플레이어는 통제와 실제로 경험한 사람이 내리는 평가를 운영의 묘미로 삼고 있다. 즉 배달이 이루어지는 환경을 시시각각 평가해 기회를 부채질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러한 활동은 배달 사업자에 대해 본질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소비자에게는 중요한 변화를 주고 있으며, 더 많은 레스토랑이 참여할 수 있는 더 수준 높은 경기장을 만들고 있다.

물론 제3자 파트너십에서 레스토랑 운영자들이 직면하고 있는 과제와 극복해야 할 문제는 다양하다. 하지만 이 새로운 기술들이 음식배달 산업을 발전시키고, 디지털 환경을 빠르게 진화시키고 있다. 결국 기술이 테스트 될 충분한 시간이 있고, 파트너십이 배양될 플랫폼만 있다면, 지금까지 도출된 과제와 문제는 스스로 해결될 단기적인 장애물이라 여겨도 되는 셈이다.

또한, 디지털 채널은 어느새 완전히 새로운 식사 방식의 접근성을 제공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매일 식사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디지털 채널을 통해 소비자들은 지속 가능한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식품 서비스를 더 쉽고 더 편리하게 선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배달은 점점 더 많은 개인 식당과 운영자들에게 점진적인 기회를 제공한다. 따라서 배달 산업이 전 세계 식품산업의 성장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것은 자명하다.

■ 배달의 미래, 거대 IT기업 투자와 지원 이어져


음식배달은 현재 활발히 시험 단계가 진행되고 있는 자율주행 자동차나 로봇, 드론 등 혁신을 이끄는 분야와 함께 가장 인기 있는 시장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때문에 거대 IT기업들도 상당수 음식배달 산업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직접 뛰어든 사례도 엿볼 수 있다.

포드는 2018년 미국 마이애미에서 자율주행 차량 파일럿을 시작하면서, 미국인들이 열광하는 배달 문화를 자리잡게 만든 배달 앱인 '포스트메이트(Postmates)'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는 '월마트(Walmart)'와 '타깃(Target)'과 같은 대량 판매상으로부터 소매 상품을 인도하는 과정에서, 드론과 로봇의 인공지능과 자율주행을 접목하겠다는 발상이다. 포드의 자율주행 차량 파트너십 책임자인 토마스 월시(Thomas Walsh)에 따르면, 이 파일럿은 2021년까지 본격적인 운항 시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 또한 호주 부리토 업체인 '구즈만(Guzman)'과 '고메즈(Gomez)' 등과 손잡고 성공적인 드론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미국 당국의 규제에 따라 드론을 위한 공간이 거의 없었지만, 최근 연구팀은 버지니아주에서 3살짜리 아이들을 위한 아이스크림을 제공하는 프로젝트를 테스트할 수 있게 됐다.

다만 현재 소비자들은 구글의 이 같은 발상에 대해 "2톤 차량으로 2파운드의 부리토를 운반하는 날"이 오기에는 아직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하지만 배달 그 자체를 넘어서서 변화하는 기술은 머지않아 편리성과 비용을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그 날이 가시화 되는 시점에서 "소비자들의 감정은 변화될 것"이라고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 음식배달 시장, 2025년 2000억달러 규모로 확대


거리를 거닐거나, 운전을 하거나, 아파트에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거나, 공원에서 산책을 할 때, 어느 곳에서도 우리는 쉽게 배달원들을 접할 수 있다. 특히 2007년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iPhone)'을 선보이면서 시작된 스마트 세상이 인간의 생활과 인터넷을 보다 밀착시키면서, 배달 시장은 급격하게 확대되기 시작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Forbes)는 온라인 음식 배달 시장이 2025년 2000억 달러(약 236조8800억 원)의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컨설팅업체 프로스트 앤 설리번(Frost & Sullivan)은 2018년 총 수익 예약면에서 배달 업계의 규모를 820억 달러로 추정했는데, 여기에 평균 누적 성장률 14%를 대입하면 2025년까지 두 배(98%)가량 성장할 것은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

앞서 전제한 바와 같이, 음식을 요리할 때 들어가는 비용이 배달 음식을 먹는 비용과 이미 비슷한 수준이 되면서, 향후 음식배달 시장의 확산 속도는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최신 보고서에서, 가정에서 한끼 식사를 기준으로 음식을 배달하는 데 약 2만7200원이 들어가고, 집에서 직접 음식을 준비하는 데 약 2만7600원의 비용이 들어간다는 통계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여기에서 소비자의 시간과 노동력을 생산동력으로 계산한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배달음식을 선택하게 되는 이유가 될 수도 있다. 거기에다 자동화와 무인 드론 등의 기술이 접목되어 비용마저 절감된다면, 각 가정에 주방이 없어지는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평균 성장률에 가속도를 감안하는 것은 극히 당연한 결과이며, 그로 인해 포브스가 제시한 2000억 달러는 충분히 달성 가능한 목표치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

■ 헝거게임 직면, 식품산업 변화에 순리적 대응만 살길


일과 시간에 쫒기는 현대인들에게 평균 매식 및 외식율이 급격히 늘어나는 상황을 배경으로, 편리성과 효율성을 추구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젊은이들이 소비 주체가 되면서, 간편히 포장된 한끼식사를 휴대해 오피스 책상이나 공원에서 끼니를 채우는 직장인이나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레스토랑의 빈 테이블은 더욱 늘어나게 됐다.

여기에 개인적인 프라이버시를 선호하는 취향마저 가세하면서 음식배달은 급격히 늘어나는 반면, 북적대던 레스토랑은 부동산 지기와 식당 임대료, 식자재 가격, 고용비 등에 고민만 늘어갔다. 결국 온라인 음식배달이 이미 외식 사업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이다. 어느새 시대의 흐름을 파악하는 업계는 성공하고, 그렇지 못한 업계는 굶주려야 하는 '헝거게임'에 직면한 셈이다.

올해 5월 영국 출신의 TV스타 셰프인 제이미 올리버(Jamie Oliver)는 지난 20년 동안 영국 안팎 대도시에서 운영해 오던 고급 레스토랑 체인 25곳에 대해 법정관리 처분을 받아 직원 1300명을 해고 했다. 당시 제이미 올리버는 "온라인 음식배달 서비스가 그의 식당 체인을 잘라내는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 음식배달 최강자는 중국, 시장의 절반은 아시아 차지


북미에서는 이미 10개 이상의 온라인 음식배달 업체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그중 최대 규모의 플레이어인 '그럽허브(Grubhub)'는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유럽 또한 10개 이상의 공급 업체가 숨가쁜 다툼을 벌이고 있다. 그중 네덜란드 업체 '저스트 잇(Just Eat)'은 북유럽 지역 8개 국가에서 세력을 전개하고 있으며, 특히 영국 시장의 83%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구미 선진 세력을 모두 합쳐도 중국 한 곳에 미치지 못한다. 중국의 식욕은 실로 거대하며, 2018년 중국의 온라인 음식 배달 수입은 이미 340억 달러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거기에 음식배달의 최고봉인 한국을 비롯해 동남아시아 몇 개 국가를 합치면 전 세계 온라인 음식배달 시장의 55%를 훌쩍 넘긴다. 그중 가장 큰 두 플랫폼인 '어러머(Ele.me)'와 '메이퇀 디엔핑(Meituan Dianping)'은 지난해 거의 100억건이라는 경이적인 배달 기록을 세웠다.

전 세계 어딜 가나 '집밥이 최고'라는 말을 들을 수 있으며, 이에 대해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공감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어머니가 손수 차려주시던 밥상을 배달 음식이 따라 잡기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편리성과 간편함, 시간절약과 효율적이라는 측면을 고려했을 때 사람들은 점점 요리보다는 스마트폰 배달 앱을 찾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음식배달 시장이 전 세계 식품산업을 주름잡을 때, 우리의 보금자리에서 지난 오랜 시간을 자리매김해 왔던 '주방'이라는 단어와 문화는 사라질지도 모른다.


김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