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국내 1위가 세계 1위"...세계 1위 ‘테스트베드’ 국내시장 잡기 위해 대기업 격돌

공유
1

"국내 1위가 세계 1위"...세계 1위 ‘테스트베드’ 국내시장 잡기 위해 대기업 격돌

삼성·LG·SK, 가전·2차전지 시장서 치열한 자존심 대결

국내 시장이 가전, 2차전지 등 일부 산업에서 글로벌 정상의  ‘테스트 베드(시험대’가 된 가운데 삼성·LG·SK 등 국내 대기업들이 세계 왕좌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가 지난 17일 LG 트윈타워에서 열린 ‘8K 및 올레드 기술설명회’에서 LG전자 나노셀 8K TV(오른쪽)와 삼성전자 8K TV(왼쪽) 해상도를 비교하고 있다.  사진=오만학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
국내 시장이 가전, 2차전지 등 일부 산업에서 글로벌 정상의 ‘테스트 베드(시험대’가 된 가운데 삼성·LG·SK 등 국내 대기업들이 세계 왕좌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가 지난 17일 LG 트윈타워에서 열린 ‘8K 및 올레드 기술설명회’에서 LG전자 나노셀 8K TV(오른쪽)와 삼성전자 8K TV(왼쪽) 해상도를 비교하고 있다. 사진=오만학 기자
국내 시장이 가전, 2차전지 등 일부 산업에서 글로벌 1등을 노리는 ‘테스트 베드(Test bed:시험대)’가 된 가운데 삼성·LG·SK 등 국내 대기업들이 세계 왕좌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혈전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때로는 격한 '디스전'(서로를 비판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모습이다.
◇삼성 vs LG “가전시장 세계 최정상은 나야 나!”

가장 치열한 경쟁이 이뤄지는 무대는 가전 사업 분야이다. '영원한 라이벌'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국내는 물론 세계 가전시장에서 세계 최정상을 놓고 엎치락뒤치락하며 글로벌 시장을 이끌고 있다.

특히 최근 가전 시장 흐름은 국내 정상을 차지한 기업이 세계 시장까지 장악하는 형국으로 가고 있다. 이에 따라 두 업체는 국내시장에서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날 선 비방전에 나서는 등 '피 튀기는 결투'를 펼치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는 국내 건조기 시장에서 콘덴서 자동세척 기능에 초점이 맞춰진 마케팅을 집중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공시 블로그 '뉴스룸'을 통해 선보인 ‘건조기 궁금증 대해부’ 시리즈에서 △원리를 알면 당신도 ‘빨래박사’ △자주하는 질문, 해답이 여기에(Q&A편) △건조기 관리 방법, 아는 만큼 보인다 등 총 3편으로 구성된 연재물을 게시하고 LG전자 트롬 건조기와의 차별성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자사를 포함한 해외 주요 가전 브랜드들이 건조기에 자동세척 기능을 넣지 않은 이유와 자동세척 제품에서 냄새가 나는 이유 등을 집중 부각시켜 눈길을 끈다.

이는 LG전자의 트롬 건조기를 정면으로 저격한 것이다. LG전자는 최근 자사 건조기에서 자동세척 기능 결함이 발생해 지난달 29일 한국소비자원으로부터 시정 권고를 받고 자동세척 의류 건조기 145만대를 전량 무상 수리해주기로 결정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12년에도 '냉장고 용량의 불편한 진실' 광고를 유튜브에 올리며 LG전자 냉장고를 공격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또 지난 2017년 유튜브에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대(對)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12시간 화면 잔상 테스트'라는 제목의 광고 영상을 올리며 LG전자 올레드(OLED) TV의 번인현상(디스플레이 화면을 꺼도 잔상이 남는 현상)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질세라 LG전자는 삼성전자 QLED TV(백라이트에 양자점 소재 컬러필터를 입힌 TV)를 정조준하며 “해상도 면에서 QLED가 OLED보다 한 수 아래”라고 깎아내리고 있다.

LG전자는 17일 LG 트윈타워에서 ‘8K 및 올레드 기술설명회’를 열어 작정하고 삼성전자 8K TV 기술력을 비판했다.

남호준 LG전자 전무는 “삼성전자 8K TV는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 등 국제적 기준에 한참 못 미친다”라며 “규격에도 맞지 않는 8K 패널로 소비자를 호도하면 그 피해는 경쟁사 TV를 최고 해상도라고 믿고 구입한 소비자들이 고스란히 받는다”고 지적했다.

모바일 IT기기·ESS(에너지저장장치)·전기차 배터리 시장 확대 등으로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2차전지(리튬이온배터리) 사업도 국내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하다. 사진은 LG트윈타워(왼쪽)와 SK서린사옥.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 이미지 확대보기
모바일 IT기기·ESS(에너지저장장치)·전기차 배터리 시장 확대 등으로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2차전지(리튬이온배터리) 사업도 국내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하다. 사진은 LG트윈타워(왼쪽)와 SK서린사옥.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

◇'파이' 커지는 2차전지서도 집안싸움 치열


모바일 IT기기·ESS(에너지저장장치)·전기차 배터리 시장 확대로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2차전지(리튬이온배터리) 사업도 국내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한 분야다.

2차전지는 용도에 따라 모바일 IT기기에 주로 사용되는 소형전지와 전기자동차(EV)·ESS 등에 사용되는 중·대형전지로 나뉜다.

글로벌 2차전지 시장에 뛰어든 국내 업체는 삼성SDI·LG화학·SK이노베이션 등이 있지만 어느 기업도 경쟁업체에 비해 압도적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소형전지 시장에서는 삼성SDI가 세계 1위로 선두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EV 배터리 시장에서는 LG화학이 세계 2위로 국내 기업 중에서 최정상이다. 또한 SK이노베이션은 최근 EV 배터리 사업을 신(新)성장동력으로 삼고 막대한 투자를 바탕으로 시장 왕좌 자리를 노리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세 업체는 ‘국내 1위가 곧 세계 1위’라는 각오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특히 최근 EV 배터리 시장에서 ‘터줏대감’ LG화학과 ‘경쟁자’ SK이노베이션 간 대결은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는 형국이다.

두 기업은 전기차 배터리 기술 탈취 논란을 두고 지난 5월부터 미국에서 치열한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세계 시장에서 우리 기업 경쟁력이 점점 높아지고 있어 국제무대에서 국내 기업 간 집안싸움이 벌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라며 “세계무대로 진출하는 기업이 늘어날수록 이러한 현상은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만학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