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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美 기업, 트럼프의 '중국 관계 단절' 명령에도 90% 불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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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美 기업, 트럼프의 '중국 관계 단절' 명령에도 90% 불복

중국 사업 철수않거나 계획 자체 없어…수익도 여전히 좋아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기업에 대해 명령한  '중국 관계 단절'에 90% 가까운 미국 기업이 불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기업에 대해 명령한 '중국 관계 단절'에 90% 가까운 미국 기업이 불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8월 23일(현지 시간) 미국 기업들에게 중국과의 관계를 단절하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중국에 진출해 있는 미국 대기업 대부분이 트럼프의 이러한 지시에 불복하고, 미 행정부의 의도와는 전혀 상반된 길을 걷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촉진을 목적으로 하는 민간 비영리 단체 '美中비즈니스협의회(US-China Business Council, USCBC)'가 회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최신 조사 결과에서, "중국에서 사업을 철수하지 않거나 계획 자체가 없다"고 응답한 미국 기업이 전체의 87%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8년 동일한 조사에서 이 수치는 90%였는데, 불과 3%밖에 변동이 없었다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독선적인 무역 갈등에도 불구하고, 미국 기업들의 친중국 비즈니스는 전혀 흔들림이 없음을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또한 "중국 사업이 채산성이 맞지 않다"는 응답은 1년 전과 변함없이 3%에 그쳐, 중국을 상대하는 거의 모든 미국 기업이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사 대상 미국 기업의 대부분은 중국 시장에 최선을 계속할 것을 약속하고, 기존 사업을 처분하려는 기업은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USCBC의 이번 조사 보고서는 지난 6월 3주간에 걸쳐 실시되었으며, 회원사 중 약 100곳이 응답한 결과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다. 이 때문에, 하반기 이후 미중 양국 정부의 관계가 한층 더 악화된 것을 이유로 조사 결과에 변동성이 있다는 지적이 따른다. 하지만 과거 1년간의 무역전쟁도 그리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USCBC 보고서의 오차는 극히 미약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트윗에 "우리의 위대한 미국 기업들은 이제 중국에 대한 대안을 즉시 찾기 시작할 것을 명령 받았다"며, "여기에는 기업을 조국으로 가져와 미국에서 제품을 만드는 것도 포함된다"고 표현한 데 대해, USCBC의 크레이그 앨런(Craig Allen) 회장은 "중국 국내 시장 전용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미국 기업에게 중국으로부터의 철퇴를 강요하는 내용으로는 해석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원사는 장기간에 걸쳐 중국과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철퇴 명령을 예상하고 있는 기업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국 기업들이 트럼프의 명령 자체를 재해석하여 유리한 방향으로 돌린 것으로, 명령 불복에 대한 트럼프의 보복을 회피하기 위한 변론이라는 이코노미스트들의 견해가 따른다.

결론적으로 앨런 회장은, 이번 조사에서 회원사의 압도적 다수가 중국 국내시장에 접근하기 위해 중국에 투자하고 있으며, 역내 및 미국에 수출하기 위해 중국에 투자하는 기업은 4분의 1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중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수입 관세의 영향도 미약함을 강조했다.
또한, 조사에 참여한 기업 거의 절반이 "해외 경쟁 업체에게 매출과 시장 점유율을 빼앗겼다고 보고했다"고 지적한 뒤, 가격 경쟁력 저하 및 공급망의 변경 등이 원인인 것은 분명하지만 "판매 감소의 주된 원인은 미중의 보복관세의 실시다"라고 덧붙였다.


김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