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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저명인사의 ‘자식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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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저명인사의 ‘자식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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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초기의 관리 정갑손(鄭甲孫)의 일화다. 정갑손이 함경도 감사로 근무할 때 임금의 부름을 받았다. 한양을 다녀왔더니, 그 사이에 향시 합격자 방이 나붙어 있었다. 자기 아들인 오(烏)의 이름도 명단에 있었다.

그 순간 정갑손의 수염이 꼿꼿하게 치솟았다. 대쪽 같은 정갑손은 곧바로 시험관을 불러 혼냈다.

“늙은 것이 감히 나에게 여우같이 아첨을 하는가. 내 자식 오는 아직 학업이 정밀하지 못한데 어찌 요행으로 합격시켜 임금을 속인단 말인가.”

정갑손은 아들의 이름을 합격자 명단에서 지워버렸다. 시험관도 그 자리에서 내쫓았다.

정갑손은 아들 정오(鄭烏)가 무능했기 때문에 합격을 취소시킨 것이 아니었다. 훌륭한 선비에게서 멍청한 아들이 태어날 리는 없었다. 오는 어렸을 때부터 똘똘했고 학문도 열심이었다. 효성도 남달랐다.

오는 자신을 불합격시킨 아버지에게 큰절을 올렸다. 그리고 과거에 장원으로 합격했다.
장사를 하는 상인들도 자식을 엄격하게 가르쳤다. ‘사농공상’ 시절이었던 당시에는 상인들이 장사를 세습했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사업을 물려준 것이다.

그렇지만 물려주기 전에 해둘 일이 있었다. 아들이 7∼8살 되면 글방에 보내서 문자부터 익히도록 했다. 15살쯤 되면 그 아들을 다른 상인에게 보내서 배우도록 했다. 자기가 직접 가르치지 않았다. 자기 회사에서 2세의 ‘경영수업’을 시키는 일 따위는 없었던 것이다.

부탁 받은 상인은 그 아들에게 점심때가 되면 ‘팥죽 한 그릇’만 먹일 정도로 혹독하게 교육시켰다. 장사 솜씨가 ‘수준급’이 될 때까지는 돌려보내지 않았다. 아들은 그러고 나서야 가업을 물려받을 수 있었다.

오늘날 ‘저명인사’들은 자식 교육을 어떻게 시키고 있나.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의 딸에 관한 얘기는 이미 구문(舊聞)이 될 정도로 나라가 시끄러웠다. 검찰 조사까지 받았다는 보도다. 그 유탄(?)이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아들 얘기로 비화되고 있다.

그런 와중에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의 아들은 음주운전과 ‘운전자 바꿔치기’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부모가 자식 때문에 곤경에 처하고들 있다.

이 ‘대형사건’에 약간 파묻혔지만, 재벌 3세의 마약 논란도 간단한 사건이라고 할 수 없었다. SK와 현대가 3세에 이어 CJ 회장의 장남 사건이 잇따라 터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부자중원(富者衆怨)’이라고 했다. ‘가진 자’는 대중으로부터 원성을 산다는 소리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