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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살인의 추억’ 모티브 된 화성연쇄살인사건 DNA 대조로 극적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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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살인의 추억’ 모티브 된 화성연쇄살인사건 DNA 대조로 극적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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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살인의 추억' 한 장면. 사진=뉴시스
2003년에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살인의 추억’ 모티브가 된 화성연쇄살인사건 진범일 가능성이 큰 50대 남성이 33년 만에 특정되었다고 경찰이 18일 밝혔다.

경찰은 지난 7월 이 사건 증거물 일부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DNA 분석을 의뢰한 결과, 증거물에서 채취한 DNA와 A 씨의 DNA가 일치한다는 결과를 통보받았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은 1986년 9월 15일∼1991년 4월 3일 화성시 태안과 정남, 팔탄, 동탄 등 태안읍사무소 반경 3㎞ 내 4개 읍·면에서 13∼71세 여성 10명을 상대로 벌어진 엽기적 미스터리 연쇄살인 사건이다.

피해 여성들의 잇따른 실종과 사체 발견 자체에도 충격이 컸지만, 수사진이 놀랄 정도로 범인은 자신의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 살해하거나 결박할 때도 모두 피해자가 착용했거나 사용하는 물품을 이용한다. 심지어 강간 살인의 경우, 대부분 피살자의 몸에 남겨져 있기 마련인 범인의 흔적조차 단 하나도 발견되지 않는다고 영화 살인의 추억은 묘사하고 있다.

실제 사건도 이전의 강력 살인사건에서는 좀처럼 목격되지 않았던 잔인한 범행 수법과 경찰의 수사망을 비웃듯 화성을 중심으로 반복된 살인패턴이었다.

살해수법은 대부분 스타킹이나 양말 등 피해자의 옷가지가 이용됐다. 끈 등을 이용해 목을 졸라 살해하는 교살이 7건, 손 등 신체부위로 목을 눌러 사망에 이르게 하는 액살이 2건이고 이중 신체 주요부위를 훼손한 극악무도한 케이스도 4건이나 됐다.

범인은 버스정류장에서 귀가하는 피해자 집 사이로 연결된 논밭길이나 오솔길 등에 숨어있다가 범행했다. 흉기를 살해 도구로 쓰지 않았다. 지금은 범행 현장에 대부분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지만, 당시에는 논밭이어서 야간에는 인적이 드물었던 점을 최대한 활용한 범죄였다.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는 비 오는 밤에 여경에게 빨간 옷을 입혀 길을 걷게 하고 함정수사를 벌인다. 그러나 다음날 돌아오는 것은 또 다른 여인의 사체다.

성폭행 피해를 가까스로 면한 여성과 용의자를 태운 버스운전사 등의 진술로 미뤄 범인은 20대 중반으로 키 165∼170㎝의 호리호리한 체격으로 추정됐다. 또한 4,5,9,10차 사건 용의자의 정액과 혈흔, 모발 등을 통해 확인한 범인의 혈액형은 B형이었다.

전국을 공포에 몰아넣었던 희대의 연쇄살인사건이라 동원된 경찰 연인원이 205만여명으로 단일사건 가운데 최다였고, 수사대상자 2만1천280명, 지문대조 4만116명 등 각종 수사기록은 지금도 깨지지 않고 있다.

경찰은 2006년 4월 2일 마지막 10차 사건의 공소시효가 만료된 후에도 관련 제보를 접수하고 보관된 증거를 분석하는 등 진범을 가리기 위한 수사를 계속해왔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