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인공지능 기술로 국제전화 통신사기 해킹 "꼼짝마!"

KT 인공지능(AI) 기술이 국제전화 불법호 피해를 막는 데 활용된다. KT는 자체 개발한 AI 기술을 해외로 처음으로 수출해 국제전화 사기·해킹 위험을 방지하는 데 일조하게 됐다. 이번 AI 솔루션 공급 계약을 발판 삼아 KT는 향후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통신 사기해킹 관련 AI 모듈 개발과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KT(회장 황창규)는 18일(이하 현지시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위두 테크놀로지스(WeDo Technologies, 이하 위두)와 ‘AI 기반 국제전화 불법호 탐지 솔루션’ 공급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리스본에 위치한 위두 본사에서 열린 체결식에는 루이 패이바(Rui Paiva)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위두 관계자들과 김영우 글로벌사업개발본부장(상무) 등 KT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위두는 180개국 700여 통신사업자에게 로밍, 보안, 사기 및 리스크 관리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고 있는 통신 사기해킹방지시스템(FMS, Fraud Management System) 전문기업이다. 모회사인 미국 모빌리움(Mobileum)과 함께 글로벌 통신기업을 대상으로 한 수익보호, 사기방지 소프트웨어 시장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계약은 위두가 KT 국제통신망에 적용된 솔루션 성능을 확인한 후 공급을 요청해 성사됐다. 계약에 앞서 양사는 KT 융합기술원에서 약 1년간 솔루션을 개발했으며, 현재 위두 시스템 적용과 상용 테스트까지 끝마친 상태다. 이 솔루션은 위두 소프트웨어를 통해 전 세계 주요 통신사업자들에게 판매될 예정이다.

‘국제전화 불법호’는 기업용 사설교환기(IP-PBX)를 해킹한 후 제3국의 부가서비스 사업자에게 다량의 국제전화를 발생시켜 통신사업자에게 국제통화, 부가서비스 요금 관련 피해를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이런 수법은 통신망 관련 해킹 가운데 가장 큰 피해를 입히는데 국제적으로는 ‘IRSF(International Revenue Share Fraud)’라고 통칭한다. KT의 AI 기반 국제전화 불법호 탐지 솔루션은 자체 AI 기술을 바탕으로 국제전화 불법호를 빠르게 탐지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시스템이다. KT의 AI 기술 해외 수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제전화 불법호 피해 최소화에는 조기 발견이 가장 중요한데, KT의 솔루션은 AI를 활용, 불법호 판별 시간을 줄여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KT는 밝혔다. 아울러 AI엔진이 기존 방식으로 발견이 어려웠던 패턴까지 스스로 분석해 찾을 수 있다. 이를 통해 높은 오탐지 방지율을 확보했고, 정확도가 최대 50% 향상됐다고 KT는 밝혔다. 특히 텍스트 형태의 국제전화 과금 데이터를 이미지로 변환해 AI 딥러닝 엔진의 패턴으로 분석하는 기술로 KT만의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췄다. 이 기술은 현재 국제특허출원 중에 있다.

아울러 KT는 국제전화 불법호 피해 예방을 위해 AI 기반의 실시간 탐지 솔루션(AI-RFCS, AI-based Real-time Fraud-call Control System)을 자체 개발했다. 현재 KT는 이를 지난해부터 국제통신망에 적용해 국제사기나 해킹전화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KT는 이번 계약이 자사 AI 기술의 우수성을 해외시장에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KT는 로밍, 과금 사기, 유심복제 등 다양한 분야의 통신 사기해킹 관련 AI 모듈 추가 공급을 검토하고 있다.

KT는 이번에 상용화한 AI 기술로 그룹사인 비씨카드의 금융거래 데이터와 후후의 통화정보 데이터를 학습시켜 글로벌 금융 사기판별∙방지(FDP, (Fraud Detection and Prevention)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KT는 AI, 빅데이터 노하우를 바탕으로 금융 FDP 분야는 통신 FMS보다 훨씬 큰 시장에서 더욱 차별화된 솔루션을 준비 중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글로벌 AI 응용시장은 2017년 125억 달러(약 15조 원) 규모에서 연평균 55% 성장해 2020년 478억 달러(약 56조원) 이상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KT가 이번 계약으로 진출한 글로벌 AI FDP 시장은 2017년 11억 달러 (약1조3,500억원)에서 2020년 42억8천만 달러(약 5조 원)대로 성장한다는 전망이다.

루이 패이바 위두 CEO는 “KT와 맺은 이번 계약은 AI 사기방지 기술을 보다 넓은 영역으로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영우 KT 글로벌사업개발본부장(상무)은 “이번 계약은 KT가 보유한 AI 기술과 통신 분야의 노하우가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며, “KT는 위두와 협업을 바탕으로 글로벌 AI 기술시장을 보다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박수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s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