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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하나무용단 김경민의 '동행'…후학과 제자들의 재회 춤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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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하나무용단 김경민의 '동행'…후학과 제자들의 재회 춤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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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성대
2019년 8월 25일(일) 오후 4시 성암아트홀 주최, 하나무용단(단장 김경민, 한체대・ 한양대 무용과 겸임교수) 주관의 ‘제13회 김경민의 춤’ <동행> 공연이 있었다. 낯익은 것에 대한 기대감,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으로 판을 짠 춤은 예술로 ‘일상의 소중함’을 만들어 가는 집단의 가을맞이였다. 춤 현실과 지역 문화 속의 춤은 하나무용단의 춤을 서울로 밀어 올렸고, 넓은 스펙트럼의 춤은 비기(祕技)의 일상화 현상을 자연스럽게 무대화하고 있었다.

김경민(개명 전 김미숙)은 공연할 때 마다 잔칫집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녀는 목포여고, 조선대(이학박사) 출신으로 1999년 하나무용단을 창단하여 광주・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한 한국무용가이다. 제26회 전국무용제 대통령상 수상, 제39회 전주대사습 무용부문 장원, 제23회 한국예술평론가협회 최우수예술가상 수상, 제23회 전국전통공연예술경연대회 명인부 대통령상을 수상한 그녀는 이번 공연에서 안무 및 지도를 맡아 자신을 역량과 저력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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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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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성대


하나무용단은 김경민과 그녀의 제자들과 절친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통 무용의 전수는 물론 공연 때마다 완성도 높고 참신한 소재의 무용을 무대화 하여 국내외 공연에서 한국무용의 미학적 가치를 입증해 왔다. 광주 지역춤꾼 한명선(광주시립창극단 차석단원)은 전통춤 레퍼토리를 주도하였고, 정명훈은 한국춤사위 바탕의 컨템포러리 작품 안무력을 보여주었다. 1・2부 편제의 작품에서 1부는 ‘태평성대’, ‘태평무’(한영숙류), ‘화선무’, ‘살풀이춤’(이매방류), ‘진도북춤’, 2부는 정명훈 안무의 <Playlist>(플레이리스트)로 구성되어 있었다.

‘태평성대’: 한명선 주도의 춤이 존재하는 방식을 보여주는 십인 군무였다. 잘 알려진 춤에 대한 노련한 대처는 투박함을 걸친 전통춤의 영속성을 잘 보여주었다. 나라의 풍년과 태평을 기원하고 축원하는 춤은 고전적 복식을 보는 묘미와 성대한 음악에 맞춘 진법의 운용이 두드러졌다. 천지만물이 잘 어우러지고 만사형통하기를 바라는 춤은 가식적이며 인위적 예술을 벗어나 있었고, 오늘을 살아가는 지역춤꾼들의 진정성을 띈 우아함과 섬세함이 돋보인 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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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숙류 태평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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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숙류 태평무

‘태평무’(한영숙류): 신봉희(국민대 종합예술대학원 겸임교수) 독무의 ‘태평무’는 아담한 몸체에서 발하는 한국춤 장르의 하나를 보여준 작품으로써 자신의 미적 개성을 두드러지게 표현하였다. 나라의 태평을 기원하면서 기교적 발짓과 사위로 이끌어 나간 춤은 화려한 발 디딤새가 단연 돋보인다. 그녀는 장단의 변화에 따라 현란하면서도 조급하지 않은 절제미와 우아함의 상급 수준을 보여주었다. 한영숙으로부터 정재만에게 전해져 완성된 작품이다.

‘화선무’: 상상과 상징으로 짠 한명선의 화선 십인 군무의 레퍼토리 변주, 기본 전통 춤사위를 바탕으로 한 ‘즉흥 춤’으로 부채를 들고 추는 입춤이다. ‘꽃’ 그림을 실은 부채가 어우러진 춤으로 꽃 화(花), 부채 선(扇)을 따서 만든 화선무(花扇舞)이다. 1978년 임이조가 처음으로 전통춤사위를 엮어 만든 창작전통춤이다. 한명선 군무는 꼭 필요한 만큼의 에너지와 공간 활용으로 춤의 심도를 유지하면서 아담하고 적절한 격조의 화선무를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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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풀이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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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풀이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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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풀이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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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풀이춤

‘살풀이춤’(이매방류): 진도에서 수행중인 전통춤판의 또 다른 별, 최정윤(국립남도국악원 안무자)이 독무로 살풀이가락에 맞춰 춤을 추었다. 이매방류 살풀이춤은 가녀린 춤 선에 애절한 음악적 분위기가 우아한 기품과 춤사위가 강조된다. 수건을 이용하여 넋을 풀어내고 맺고 푸는 최정윤의 연기는 신체적 특징과 개성이 두드러져 신비감을 배가시킨다. 최정윤이 풀어낸 살풀이춤은 다년간 춤 춰온 퇴적층의 일부로써 탈 속박의 미학적 정신이 들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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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북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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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북춤

‘진도북춤’: 양북, 쌍북, 걸북이 별칭인 진도북놀이(전남 무형문화재 제18호)는 박관용류, 양태옥류, 장성천류 세 유파로 전승된다. 박병천류 진도북춤은 세 가지 유파의 가락과 놀이를 집대성하여 무대화한 작품이다. 진도북춤은 춤적・가락적 요소가 잘 짜여 져 있다. 가락은 자진모리—굿거리—자진모리—동살풀이—휘모리—뒷굿거리로 구성되어 있고, 구음과 태평소로 남도굿거리의 멋과 자진모리 동살풀이 삼채에서의 흥과 신명이 잘 결합된 시대의 걸작이다. 1부의 피날레를 위한 한명선 군무집단의 역동적 진도북춤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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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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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리스트

2부로 넘어가면 음악과 함께하는 한 젊은이의 삶을 형상화한 정명훈 안무의 <Playlist>(플레이리스트)가 현대적 감각으로 포진해있다. 헤드셋을 한 정명훈과 음악 속의 남녀 인물들 사이의

움직임은 안무가의 여러 작품에 등장하고 전유물처럼 사용되어 왔다. 정명훈은 이번 작품에서도 그러한 경향을 보인다. 남녀 각 다섯 명 씩, 열 명의 춤 연기자들은 남성 파트, 여성 파트, 남녀 혼합 파트를 소화해내면서 무대를 꽉 메우며 다양한 볼거리와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작품 속 음악은 운전할 때, 춤출 때, 차 마실 때, 쇼핑할 때 어느 한순간 빠지는 곳이 없다. 음악은 감정을 위로해주기도 때론 대변해주기도 한다. 음악을 듣다보면 그때의 상황과 감정이 떠오른다. 어쩌면 그것은 일기(日記)일 수도 있고, 추억일 수도 있다. 비어있는 자신의 시간의 공간을 채워주고 무의식의 흐름 속에 유유히 흘러간다. 아무것도 아닌 듯하지만 자신의 삶의 일부이기도 하고, 하루의 전부 혹은 자신 자체이기도 하다. ‘지금 나는 플레이리스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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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선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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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선무

하나무용단 김경민의 <동행>은 두레 같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동행한 황소희(광주시립창극단 단원), 배정화(광주시립창극단 단원), 나유정(나주시립국악단 단원), 김원선(나주시립국악단 단원), 김보라(퍼플무용아카데미 원장), 이반야(광주예고 강사), 국서경(전남예술강사), 정혜진(나빌레라 무용학원 강사), 김운현(정동극장 객원 역임)의 열정, 기꺼이 일부가 되어준 배려심, 열세 번을 거쳐 오면서 축적된 기량과 노하우는 무용단의 질적 향상과 춤 전통에 대한 지속성은 춤밭을 일구는 법이다. 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춤추고 서로를 축하하는 일보다 더 즐거운 일이 어디에 있겠는가? 하나무용단 김경민의 다음 춤판을 기다린다.


장석용 글로벌이코노믹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