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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북미에서 조류들이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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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북미에서 조류들이 사라지고 있다

개체수 1970년 이후 29% 감소…새 29억 마리 사라져

1970년 이후 29%의 개체수가 감소하고 약 29억 마리의 새들이 사라졌다. 자료=America Bird Conservancy이미지 확대보기
1970년 이후 29%의 개체수가 감소하고 약 29억 마리의 새들이 사라졌다. 자료=America Bird Conservancy
미국과 캐나다에서 조류들이 놀라운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코넬조류학연구소(Cornell Lab of Ornithology)와 미국조류보존협회(American Bird Conservancy)가 공동으로 조사·분석해 최근 발표한 ‘세계조류보고서’에 따르면, 1970년 이후 미국과 캐나다에서 29%의 개체수가 감소하고 약 29억 마리의 새들이 사라졌다. 또 초원에서 해안가, 숲, 뒤뜰 등 모든 곳에서 새들이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5년간 개체수 감소 속도가 빨라져 전 세계의 조류 개체수는 무려 40%나 감소했으며, 그중 약 12.5%(1469종)는 멸종위기에 처했다.
연구원들은 서식지 현장에서 조사한 것과 기상레이더 데이터를 이용하여 529종의 개체수를 추적했다. 특히 초원에서의 조류는 농업이 강화되면서 개체수가 53%나 감소하는 등 큰 타격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안에 서식하는 도요새도 37%나 감소했다.

조류의 멸종위기는 ▲벌목으로 서식지가 파괴되고 ▲무분별한 농약사용으로 새들의 먹이인 곤충이 사라졌으며 ▲사냥이나 포획 ▲외래종 유입 ▲기후변화 ▲주거 및 상업시설의 개발 등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는, 위기의 주원인이 모두 사람들에 의한 '인적요인(Human Factors)'에 이뤄지고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감소는 희귀종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거의 모든 조류를 대상으로 서식지에서 흔히 발생했으며, 주위에서 흔히 보이는 참새와 제비, 찌르레기, 개똥 지바귀, 핀치, 명금 및 들종다리가 포함됐다. 또, 전체 손실의 약 90%는 널리 알려진 19종의 새들이었으며, 각각의 종들은 5000만 마리 이상의 개체수가 줄었다.

"20세기 초 여행비둘기의 멸종은 한때 수십억 마리로 가장 많은 조류일 가능성이 높았지만, 이렇게 풍부한 종조차도 빠르게 멸종될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고 연구원들은 경고했다. 또한, 조류는 환경 건강의 지표로서 미국과 캐나다의 자연 시스템이 인간 활동에 의해 심하게 영향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를 지휘한 킨 로젠버그(Ken Rosenberg) 박사는 "새는 생태계의 중요한 구성 요소로서, 그들은 먹이그물에서 포식자이자 먹이를 제공하고, 씨앗을 분산시키며, 해충을 먹어치우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가 많은 양의 새를 잃을 때, 우리 모두가 의존하는 전체 생태계를 교란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지타운 대학교(Georgetown University)의 조지타운환경운동 창시자이자 연구의 공동 저자인 피터 마라(Peter Marra)는 "새들은 위기에 처해있다"라고 일축한 뒤, 최신 연구결과에서 "곤충, 양서류 및 기타 분류군의 엄청난 감소를 보여주고 있다"며, "다른 최근 연구들과 함께 광범위한 생태학적 위기를 나타낸다"고 말했다. 또 "새들은 생태환경의 전형적인 지표이고, '탄광 속의 카나리아'처럼 야생동물과 사람들이 함께 계속 살아갈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극히 일부 종류의 새들은 인적 노력이 더해지면서 개체수가 늘어나기도 했다. 살충제 DDT를 금지함으로써 대머리 독수리를 포함한 맹금류 개체군의 부활이 가능해졌으며, 습지보호 및 복원을 포함한 물새 관리 정책은 오리와 거위가 번성 할 수 있게 도와주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로젠버그는 "이것들은 우리가 새들이 직면한 위협을 변화시키고 적극적으로 관리할 때, 조류 개체 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예다"라고 말했다.


김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