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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남 기자의 영차기 영차] ‘힘을 내요, 미스터리’서 현대차 홍보 ‘쏠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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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남 기자의 영차기 영차] ‘힘을 내요, 미스터리’서 현대차 홍보 ‘쏠쏠’

스타렉스·아반떼 등장…대구지하철참사 배경 훈훈한 가족 영화
헐리우드 작품 ‘디스트로이어·뷰티플 보이’서는 포드 홍보 질주

추석 성수기를 보내고 국내 영화계가 다시 숨을 죽이고 있다. 브래드 피트가 주연을 맡은 ‘에드 아스트라’ 때문이다.

지난주 개봉한 방화는 한편도 없었으며, 틈새시장을 노린 외화 5편이 국내 극장가에 걸렸다. 이로 인해 추석 연휴를 노리고 개봉한 ‘힘을 내요 미스터 리’가 다소 선방했다.
23일 영화계에 따르면 이계벽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차승원(이철수 역), 엄채영(샛별) 등이 열연한 미스터 리는 가족을 위한 영화로 익살과 감동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룬 작품이다.

미스터 리는 2003년 2월 18일 대구지하철 중앙로 역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한 비극을 배경으로 한다. 당시 이 화재로 192명이 사망하고 148명이 부상을 입었다.

미스터 리가 2016년 이호재 감독이 연출한 ‘로봇, 소리’를 연상케 하는 부분이다. 소리는 10년 전 실종된 딸을 찾는 아버지 해관(이성민 분)이 미국 항공우주국의 로봇을 만나게 되면서 딸의 실종이 2003년 발생한 대구지하철 화재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과정을 그린 가족 영화이다.

브래드 피트가 주연을 맡은 ‘에드 아스트라’ 때문에 방화가 몸을 사리면서 추석을 앞두고 11일 개봉한 ‘힘을 내요 미스터 리’가 선방했다. 현대차 스타렉스는 미스터 리에서 자주 등장한다. 사진=글로벌 이코노믹 정수남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브래드 피트가 주연을 맡은 ‘에드 아스트라’ 때문에 방화가 몸을 사리면서 추석을 앞두고 11일 개봉한 ‘힘을 내요 미스터 리’가 선방했다. 현대차 스타렉스는 미스터 리에서 자주 등장한다. 사진=글로벌 이코노믹 정수남 기자
미스터 리에서 희자(김혜옥)는 의사인 딸 혜영(신현빈 분)이 가진 것 없는 소방관 철수와 결혼한다며, 인사를 하러오자 결혼을 일축한다.

두 사람은 엄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구에서 신혼살림을 차린다. 혜영은 1년 정도가 지나 자신이 임신 8개월이라는 사실을 엄마에게 알리고, 희자는 기차를 이용해 대구를 찾는다.

헤영이 지하철을 타고 희자를 마중 나가다, 지하철 화재 사고로 죽게 된다.
당시 철수는 상부의 명령을 어기고 화재 장소로 진입해 위험에 처한 수십 명의 시민을 구한다. 중앙로역 출구에서 장모 희자와 눈이 마주친 철수는 낌새가 이상해 다시 지하철 역사로 들어가고, 아내 혜영이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한다.

철수는 아내에게 산소마스크를 씌우고 화재 현장을 탈출하는데 성공하지만, 화재로 아내 혜영은 죽고 철수는 지적 장애를 얻는다.

딸 샛별은 태어나, 예닐곱 살에 백혈병에 걸리는데….

극은 이 같은 배경을 두고, 철수와 샛별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구조이다.

동생 영수(박해준)가 운영하는 칼국수 집에서 철수는 밀가루 반죽을 생업으로 한다. 시간만 나면 체력단련을 하는 철수는 몸짱으로 인기가 많지만, 장애 등을 섞어 극에 웃음을 선사한다.

미스터 리에서 극중 정권은 현대차 아반떼를 탄다. 사진=현대차이미지 확대보기
미스터 리에서 극중 정권은 현대차 아반떼를 탄다. 사진=현대차
철수가 식당에서 나와 체력 단련을 마치고 길거리를 헤매는데, 희자가 다가와 삼청 공원을 알려달라고 한다. 희자는 철수를 차에 태워 병원을 찾는다.

앞서 카메라는 희자 차량의 아우디 엠블럼을 화면에 나타낸다. 아우디의 고급 세단 A시리즈이다.

철수는 병원에서 백혈병에 걸린 딸 샛별을 처음 만나게 된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어색해 하고, 희자는 철수에게 조혈모세포 기증을 요구하는데….

극은 철수와 샛별이 부녀간의 정을 찾는 과정으로 펼쳐진다.

이후 샛별은 같은 어린이 암 병동에 있는 친구의 생일 선물로 프로야구팀 삼성라이온즈 이승엽 선수가 사인한 야구공을 얻기 위해 철수와 함께 대구로 향한다.

극은 대구에서 좌충우돌 하는 부녀의 모습을 담는다.

동생 영수는 희자와 함께 현대차 스타렉스를 타고 철수와 샛별을 찾기 위해 대구를 방문하고, 종로문화체육센터 직원이지만 대구 조직폭력 우두머리 출신인 김 씨(안길강) 역시 현대차 스타렉스를 타고 다니면서 영수 등을 돕는다. 김 씨는 화재 당시 철수가 구출한 승객 가운데 한 명이다.

미스터 리에서 샛별이 기아차 K5 택시에서 내리면서 기아차 엠블럼과 차명이 노출된다. 사진=글로벌 이코노믹 정수남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미스터 리에서 샛별이 기아차 K5 택시에서 내리면서 기아차 엠블럼과 차명이 노출된다. 사진=글로벌 이코노믹 정수남 기자
철수는 대구 시내 포장마차에서 어묵을 먹고, 그 옆에서 술을 마시던 정권(성지루)을 알게 된다. 철수는 정권의 차를 타고 가는데, 카메라는 역시 현대차 엠블럼과 차명 아반떼를 관객에게 보여준다.

결국 샛별은 이승엽 선수의 사인 볼을 얻어 친구에게 전해준다.

다만, 샛별과 철수의 조혈모세포가 일치하지 않아 이식이 불가능 하게 된다. 대구 참사 당시 의인이었지만, 안타까운 현실에 처한 철수의 소식이 방송을 타자 대구를 비롯해 전국에서 조혈모세포 기증자가 줄을 잇는다.

극 말미, 중학생이 된 샛별의 하굣길. 몸짱 바보 철수가 샛별과 아옹다옹하면서 집으로 향하면서 엔딩크레디트가 올라간다.

극중 등장하는 차량은 현대차 이거나 K5 등 기아차 일색이다.

헐리우드 인기 배우인 브래드 피트의 첫 공상과학 영화로 주목 받은 ‘애드 아스트라(감독 제임스 그레이)’는 기대 이하이다.

극중 철수의 장모 희자는 아우디 A시리즈를 타면서, 아우디 엠블럼이 스크린에 나온다. 사진=글로벌 이코노믹 정수남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극중 철수의 장모 희자는 아우디 A시리즈를 타면서, 아우디 엠블럼이 스크린에 나온다. 사진=글로벌 이코노믹 정수남 기자
가까운 미래의 이야기인 극에서 클리포드(토미 리 존스)는 우주의 지적 생명체를 찾기 위한 ‘리마 프로젝트’로 해왕성으로 29년 전 갔지만, 실종된다.

클리포드가 살아 있다는 정보를 접수한 미국 항공우주국은 클리포드의 아들인 미국 육군 소령 로이(브래드 피트)를 현지로 보낸다. 강력한 장파인 써지를 통해 지구를 위협에 빠트리는 클리포드를 로이가 설득하라는 것이다.

극은 대부분이 우주에서 펼쳐지면서, 극중 차량 등장은 없다. 아울러 극에 재미와 감동적인 요소도 없어 애드 아스트라 개봉 소식에 몸을 사린 방화들이 후회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애드 아스트라는 개봉 4일이 지난 21일 현재 24만7394명의 관객을 동원하는데 그쳤다.

반면, 큰 흥행보다는 틈새시장을 노리고 개봉한 외화에는 차량이 대거 나오면서 관련 브랜드들이 홍보 효과를 냈다.

‘디스트로이어(감독 캐린 쿠사마)’에서 형사 에린 벨(니콜 키드먼)은 포드의 회색 세단을 탄다. 극중 내내 포드의 엠블럼이 화면을 채우는 이유이다.

초보 형사 에린은 FBI 요원 크리스(세바스찬 스탠)와 갱단의 우두머리 사일러스(토비 켑벨)를 붙잡기 위해 갱단에 위장 잠입한다. 둘은 사랑하면서 아이를 만들지만, 사이러스와 은행을 털면서 크리스가 죽는다.

헐리우드 영화 디스트로이어와 뷰티플 보이에서는 포드의 세단과 SUV가 각각 등장하면서 포드 엠블럼이 자주 나온다. 사진=글로벌 이코노믹 정수남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헐리우드 영화 디스트로이어와 뷰티플 보이에서는 포드의 세단과 SUV가 각각 등장하면서 포드 엠블럼이 자주 나온다. 사진=글로벌 이코노믹 정수남 기자
10여년이 지나 사일러스가 다시 나타나자 극은 에린이 그를 추적해 죽이는 과정을 그렸다. 에린도 포드 세단에서 쓸쓸한 죽음을 맞는다.

포드 세단은 뷰티풀 보이(감독 숀 쿠)에서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로 바뀐다.

약물 중독에 걸린 아들 닉(티모시 샬라메)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버지 데이비드(스티브 카렐)를 그린 영화에서 데이비드는 빨간색 포드 SUV를 타면서 포드가 큰 홍보 효과를 낸다.

닉은 재활 치료 등을 번복하면서, 결국 죽음 직전까지 가게 된다. 극은 따스한 오후 햇살이 비치는 해변에서 닉이 데이비드 어깨에 머리를 기대면서 막을 내린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애드 아스트라에 밀린 방화와 외화들이 선전했다”며 “영국을 배경으로 하는 ‘에스터데이’와 ‘삐뚤어진 집’ 등에서도 롤스로이스와 미니 등 현지 완성차 브랜드가 등장한다”고 말했다.


정수남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er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