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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사 진단] 통화녹취록과 트럼프 탄핵… 미국의 탄핵 제도와 역사 & 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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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사 진단] 통화녹취록과 트럼프 탄핵… 미국의 탄핵 제도와 역사 & 절차

미국 역대 대통령 탄핵 사례 ① 존슨 ② 닉슨 ③ 클린턴 ④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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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의 통화녹취록이 공개됐다.

백악관은 2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민주당의 탄핵 추진의 발단이 된 미·우크라이나 정상 간의 통화 내용을 내놓았다.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이 탄핵 절차를 시작한 지 하루만이다. 통화내용 공개를 꺼릴 경우 의혹이 더 증폭될 수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통화 녹취록 공개 승부수를 꺼내든 것은 '조사 요청-군사 원조 연계' 의혹을 털고 갈 수 있다는 판단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미국 조야의 평가는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 가고 있는 듯하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조사 외압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녹취록은 A4 5쪽 분량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조사 요청-군사 원조 연계' 의혹을 털고 가겠다는 트럼프의 전략에 대해 " 통화녹취록 공개가 대통령에 대한 면죄부가 된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통화에서 우크라이나에 잘하고 있다고 되풀이하면서 "반드시 상호적이라고는 말하지 않겠다"고 언급한 대목을 주목했다. 젤렌스키 대통령 입장에서는 두 사안을 연계해서 생각했을 수 있다고 지적이다. 조사 요청-군사 원조의 연계를 추정할 수 있는 발언이라는 것이다. 통화 녹취록 공개를 계기로 민주당은 '외압 의혹이 밝혀졌다'고 총공세를 벌이고 있다.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는 것이다.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25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 바이든의 아들에 관한 많은 이야기가 있다. 바이든이 기소를 중단시켰다는 것"이라며 "많은 사람이 그에 대해 파악하고 싶어하는 만큼, 당신이 (윌리엄 바) 법무부 장관과 함께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면 아주 좋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나와 있다. 또 "바이든은 자신이 기소를 중단시켰다며 떠들고 다녔다. 따라서 당신이 조사할 수 있다면…"이라며 "나에겐 끔찍한 이야기로 들린다"는 표현도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와의 전화통화에서 의회에서 인준받게 될 검찰총장 후보자가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회사를 포함, 관련 상황을 조사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조사에 도움이 될 만한 추가 정보가 있다면 달라고도 했다.

이날 대화는 7월 21일 치러진 우크라이나 조기 총선에서 우크라이나 여당이 압승한 데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축하로부터 시작됐다.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오물 청소를 하겠다'(drain the swamp)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대선 당시 구호를 차용, "오물 청소를 위해 열심히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통화 녹취록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군사 원조를 해주는 대가로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는 의혹은 명시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그러나 이 녹취록이 통화내용을 그대로 옮긴 것이 아니라 제3자가 받아 쓴 것인데다 군데 군데 빈 곳이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큰 파장이 예상된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은 트럼프를 포함 모두 45명이다. 그중 연방의회가 탄핵소추 절차를 진행한 것은 지금까지 3명이다.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은 역대 네 번째 탄핵 절차에 들어가는 셈이다. 그동안의 경과를 보면 1868년 17대 대통령 앤드루 존슨과 1998년 42대 대통령 빌 클린턴은 하원에서 탄핵안이 가결됐으나 상원에서 부결되면서 최종적으로 탄핵을 면했다. 리처드 닉슨은 1973년 민주당 대선캠프 도청사건인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탄핵여론이 거세어지자 스스로 사임했다.

존슨 대통령은 1867년 에드윈 스탠턴 국방장관을 해임하고, 그 자리에 로렌조 토머스 장군을 앉히려고 시도하다가 관직보유법(Tenure of Office Act) 위반 혐의를 받았다. 하원은 1868년 3월 3일 대통령 탄핵안을 채택했다. 상원은 5월 16일 표결을 했다. 결과는 가결정족수인 3분의 2에 1표가 모자랐다.

닉슨 탄핵 절차는 1974년 2월 시작됐다. 닉슨의 혐의는 워터게이트 스캔들이었다. 1972년 6월 닉슨 진영이 워싱턴 워터게이트 빌딩에 있던 민주당 전국위원회 본부에 침입해 도청 장치를 설치하려다 발각된 사건에 닉슨과 닉슨 행정부의 개입 및 은폐 여부가 쟁점이었다. 하원 1974년 7월 사법방해와 권한남용, 의회모욕 등 3개 혐의를 적용했다. 닉슨은 하원 표결을 앞둔 8월 5일 백악관 집무실 녹취록을 공개하며 위기를 모면하려 했으나 오히려 자신이 워터게이트 은폐에 직접 관여한 것이 분명해지면서 8월 9일 대통령직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사임하지 않았더라면 탄핵이 이루어졌을 것이다.

클린턴 대통령은 폴라 존스와 백악관 인턴직원 모니카 르윈스키 등과의 성추문으로 하원에서 탄핵안이 발의됐다. 1998년 하원은 탄핵안을 가결해 상원으로 넘겼다. 클린턴의 위증에 찬성 228표, 반대 206표가 나왔다. 사법방해에는 찬성 221표, 반대 212표였다. 상원은 이듬해 2월 12일 실시한 표결에서 위증죄 찬성 45, 반대 55와 사법방해죄 찬성 50, 반대 50로 부결 시켰다.

이같은 사례에 비추어 볼 때 트럼프가 실제 탄핵될 지는 확실하지 않다. 탄핵이 되던 안 되던 그것은 나중의 문제이다.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최종적인 탄핵 성사 여부를 떠나 트 탄핵 절차에 들어갔다는 사실만으로도 대통령의 권력에 누수현상이 생겨 큰 파란을 야기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권력누수는 미국은 물론 한반도 비핵화를 포함한 국제 정치와 세계경제에도 큰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미국 민주당의 이번 탄핵 추진은 '우크라이나 의혹'뿐 아니라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에게 줄곧 따라붙은 도덕성 논란, 민주당과의 첨예한 정책 대립과 얽혀 있다. 2020년 11월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의 전초전이라는 측면도 있다.

미국의 정치 불안은 글로벌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소이기도 하다. 미중 무역협상과 북미 비핵화 협상 등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미중 무역협상은 조기타결 될 수도 있지만 중국이 트럼프의 약화된 입지를 이용해 장기전으로 확산시켜갈 수도 있다. 한치 앞을 가늠하기 어려운 형국이다. 정확한 정세 파악과 신속하도고 현명한 대처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때이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주필/ 경제학 박사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