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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신사옥 러시'...비용절감·사세확장 속사정은 '제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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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신사옥 러시'...비용절감·사세확장 속사정은 '제각각'

금호산업 긴축경영 사옥 이전, 포스코건설은 임차분 공실 해소 차원 이전설
호반·대방은 서울사업 확대, 한양·대우해양조선건설은 도약 발판 '새 둥지'

대우건설이 지난 5월말 신사옥 둥지를 튼 서울 중구 을지로4가의 ‘을지트윈타워’ 모습. 사진=대우건설이미지 확대보기
대우건설이 지난 5월말 신사옥 둥지를 튼 서울 중구 을지로4가의 ‘을지트윈타워’ 모습. 사진=대우건설
올들어 국내 주요 건설사들의 '신사옥 갈아타기'가 부쩍 늘고 있는 가운데 사옥 이전의 속사정은 저마다 다르다.

해외경제의 불확실성에 국내 건설경기 저하로 비용 부담을 느껴 임대료 등 고정비용을 줄이려는 ‘긴축경영’ 차원에서 옮기는 건설사가 있는가 하면, 중견사에서 대형사로 사세 확장을 위해 '사옥 서울 입성(入城)'을 이룬 건설사도 있다.
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일부 대형 건설사들은 재무부담을 줄이고 금융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사옥을 옮기거나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금호산업은 10년 간의 ‘광화문 시대’를 마감하고 지난 1월 말 서울 종로구 공평동 ‘센트로폴리스’ 빌딩에 새 둥지를 틀었다. 센트로폴리스 빌딩은 지하 8층, 지상 26층, 연면적 14만1474㎡ 규모의 쌍둥이 빌딩으로 금호산업은 6개 층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모기업 금호아시아나 그룹의 재정난으로 금호산업은 지난해 재무 구조를 개선하고 그룹에 납부해 온 수십억 원 규모의 임대료 등 고정비용을 낮추기 위해 사옥 이주를 결정했고, 광화문 본관 건물을 독일계 자산운용사인 도이치자산운용에 4180억 원을 받고 매각하는 극약처방을 단행했다.

대우건설은 지난 5월 말 서울 종로구 광화문 본사 사옥을 떠나 서울 중구 을지로4가에 위치한 '을지트윈타워' 신사옥으로 옮겼다. 을지트윈타워는 대우건설이 을지로4가 세운지구 재정비사업을 통해 지난해 4월 직접 준공한 건물로, 지하 8층~지상 20층의 연면적 14만 6000㎡에 이르는 오피스 건물 2개동 규모이다.

앞서 대우건설은 을지트윈타워 시공 뒤 매각 과정에서 '10년 책임 임차'를 보장받는 조건으로 KT 계열사인 KT AMC에 소유권을 넘겼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신사옥 이전은 조직을 재정비하고 부서‧본부 간 활발한 소통을 이끌어 내기 위한 조치로 광화문 사옥보다 임대료도 저렴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0년 인천 송도에 자리 잡은 포스코건설도 최근 사옥 이전설이 다시 불거졌다.
포스코건설이 시공하고 있는 여의도 ‘파크원’ 준공이 내년으로 다가오면서 송도에서 사옥을 여의도로 옮기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여의도 파크원은 지상 53∼69층 오피스빌딩 2개 동과 쇼핑몰, 호텔로 구성된 대형복합시설이다.

포스코건설 사옥 이전설이 나오는 배경에는 회사가 지난 2016년 말 1조 1000억 원대 파크원 공사를 수주하면서 오피스 1동에 3년간 책임 임차하기로 한데 따른 사정이 깔려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준공 시점에 공실이 발생할 경우 포스코건설이 공실 면적에 3년간 임차료를 책임져야 하기에 여의도로 사옥 이전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사옥 이전설이 어디서 시작됐는지는 모르겠지만 내부적으로 사옥 이전을 검토한 바 없다”며 부인하고 있다.

포스코건설과는 대조적으로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관을 임대해 쓰고 있는 한화건설은 올 연말께 서울 장교동 한화빌딩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한화건설 측은 “전경련회관 임대 계약 만료가 임박해진 상황에서 더 이상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장교동 한화빌딩으로 옮길 계획”이라면서 “입주는 한화빌딩의 리모델링이 완료되는 시점에 맞춰 오는 12월 말부터 이뤄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사세 확장을 위해 '사옥 갈아타기'를 하고 있는 중견건설사도 눈에 띈다.

지난 3월 호반건설이 입주한 서울 서초구 우면동의 신사옥 모습. 사진=호반건설 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3월 호반건설이 입주한 서울 서초구 우면동의 신사옥 모습. 사진=호반건설

활발한 주택사업 전개로 올해 건설사 시공능력평가에서 10위권에 첫 진입한 호반건설은 지난 3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서초구 우면동 '새 둥지'로 옮겼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올해로 창사 30주년을 맞아 서초에 새 보금자리를 잡게 됐다. 신사옥에는 호반건설을 비롯해 호반산업, 호반베르디움 등 호반그룹의 전 계열사가 함께 입주해 계열사 간 시너지가 극대화될 것"이라며 '사세 신장'의 기대감을 드러냈다.

대우조선해양건설도 최근 서울 중구 무교로 사옥인 금세기빌딩을 떠나 서울 중구 소월로 T타워에 둥지를 틀었다. 관계사로 T타워에 입주해 있는 코스닥 상장사 한국코퍼레이션, 한국테크놀로지와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취해진 이전이라고 회사측은 밝혔다.

특히, 사옥 이전을 기점으로 대우조선해양건설은 수익성이 높은 민간건설 부문 확대와 해외사업 비중을 늘려 현재 70위권인 건설사 시공능력평가 순위를 40위권으로 올려놓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이밖에 대방건설도 최근 경기도 고양 일산에서 서울 마곡으로, 한양은 지난 6월 송파구 잠실동에서 문정동 ‘한양타워’로 옮겨 두 회사 모두 업그레이드 사옥시대를 열어나가고 있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