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홍콩 송환법 반대 시위 영향 8월 소매판매액 23% 급감

공유
0

홍콩 송환법 반대 시위 영향 8월 소매판매액 23% 급감

부동산 시장에도 큰 타격... 사무실 공실율도 일제히 하락

지난 2일 홍콩에서 반정부 시위 지지자가 전날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 진압 도중 권총을 든 경찰이 한 시위자의 가슴에 실탄을 발사하는 모습을 묘사한 그림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일 홍콩에서 반정부 시위 지지자가 전날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 진압 도중 권총을 든 경찰이 한 시위자의 가슴에 실탄을 발사하는 모습을 묘사한 그림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콩경제가 몸살을 앓고 있다.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와 무역전쟁 등의 영향으로 지난 8월 소매판매액이 294억 홍콩달러(약 4조5천억원)를 기록해 작년 동기 대비 23% 급감했다고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이 같은 소매판매액 급감은 지난 1998년 9월 아시아 금융위보다 더 가파른 모양새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8월 소매판매액 감소율이 14%일 것으로 예측했으나, 현실은 이보다 훨씬 심각하다.

홍콩소매업협회는 "아직 최악의 상황은 닥치지 않았다"며 "시위 사태가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10월 소매판매 감소율은 신기록을 세울 수 있다"고 밝혔다.

송환법 반대 시위에 나선 고등학생이 경찰이 쏜 실탄에 맞는 등 지난 1일 국경절 시위가 최악의 폭력 사태를 기록하면서 홍콩의 최대 성수기 중 하나인 국경절 5일 연휴 '골든 위크' 특수도 실종됐다.

홍콩 시위 사태는 부동산 시장에도 큰 타격을 가하고 있다.

홍콩의 주택 가격은 지난 8월 1.4% 하락해 송환법 반대 시위가 시작된 6월부터 3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지난달 주택, 사무실, 상가, 주차장 등을 포함한 홍콩의 부동산 거래액은 364억 홍콩달러(약 5조6천억원)에 그쳐 전월 대비 14% 급감했다. 지난달 부동산 거래액은 최근 3년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업 활동이 침체하면서 센트럴, 완차이, 코즈웨이베이, 침사추이 등 홍콩 번화가의 8월 사무실 공실률도 일제히 상승했다. 이는 최근 5년 내 처음 있는 일이다.

HSBC 등 홍콩 주요 은행들도 주택담보대출 시 담보물로 잡는 주택의 평가액을 속속 낮추고 있다.

부동산 기업 미들랜드의 임원 에릭 옹은 "홍콩의 정치적 위기가 해소되지 못한 가운데 글로벌 경기마저 점차 악화하면서 투자심리는 극도로 부정적인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