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위크재팬은 3일(현지시간) 인터넷판에서 이와마 요코(岩間陽子) 일본정책연구대학원 교수의 기고를 통해 이같이 보도했다.
평소 영국정치 상황이라면 집권보수당의 당수의 결정에 따르겠지만 이제 더 이상 영국정당시스템은 작동하지 않는다.
보수당 내부에서 많은 이탈들이 나와 야당과 결탁해 합의없는 브렉시트 금지법안을 통과시키려고 했다. 정부와 의회의 대립은 대법원으로 확전돼 계속되고 있다. 선거를 실시해도 혼란 수습은 기대할 수 없다. 테레사 메이 전 총리는 무능해도 선의의 리더로서 '다수'를 찾아 의회정치를 지속했지만 더 이상 영국 의회는 존재하지 않는다.
독일에서도 다수가 보이지 않고 있다. 호조를 지속해왔던 경제에 그림자가 드리워지자 오랜만에 '경기후퇴'에 노출되기 시작했다. 직접적인 계기는 미중간 무역분쟁과 브렉시트 불안을 계기로 한 수출부진이지만 동시에 '여제 메르켈'의 14년간 집권에 종지부를 찍을 분위기도 한 몫하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통일 독일의 국민통합의 상징이었다. 함부르크 출생으로 동독지역에서 자란 개신교 여성이 보수정당의 당수가 돼 독일총리가 됐다. 독일내의 여러 가지 분열을 한몸에 받아들여 경제호조를 지탱해왔으며 라이벌들을 밀어내고 군림해왔다.
그러나 지난 2015년 난민위기 이래 메르켈 총리는 통합의 상징으로서 역할을 상실했다. 난민 수용에 반대하는 우파정당 '독일을 위한 선택지(AfD)'가 약진해 지금은 모든 선거에서 제2당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오랫동안 2대 정당의 한축을 담당해왔던 사회민주당(SPD)은 존폐의 위기에 서있다. 과거부터 정치세력으로 연립정권을 구성해오며 2당으로서는 다수를 만들 수 없었고 3당 이상으로 정권을 구성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거론되는 정권 연립은 거의 거국내각의 느낌 마저 들었다. 멀지 않은 장래에 AfD가 제1당이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기존 제도가 새로운 목소리를 받아들여 다수를 재구축하는 데 성공할지, 아니면 제도가 파괴되고 혼란을 거친 후에 새로운 제도로 나아갈지 기로에 서있다. 어쨌든 고통스런 긴 이행기가 유럽을 기다리고 있다.
박경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jcho101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