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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트럼프의 지원에도 미국 메이저 석탄업체 부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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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트럼프의 지원에도 미국 메이저 석탄업체 부도위기

채권단과 14일 밤 자정까지 상환유예 협약 체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석탄산업 육성정책에도 미국의 대형 석탄업체들이 주줄이 도산하고 있다. 클라우드피크에너지(Cloud Peak Energy)와 블랙주얼(Blackjewl) 등 미국의 대형 석탄업체 4곳이 파산한 데 이어 오하이주 세인트 클레어스빌에 있는 미국 최대 비상장 석탄회사 머리에너지(Murray Energy)도 채무불이행으로 도산위기에 직면했다. 이로써 미국 정부의 석탄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머리에너지 본사 전경. 사진=머리에너지 홈페이지이미지 확대보기
머리에너지 본사 전경. 사진=머리에너지 홈페이지


6일 월스트리트저널과 광산업 전문 매체 마이닝위클리 등의 보도에 따르면, 머리 에너지는 9월 말 만기가 돌아온 부채를 갚지 못해 주요 채권단과 상환유예협약(Forebearance Agreement)을 체결했다고 지난 3일 밝혔다.

머리에너지는 신용보증협약(Credit and Guranty Agreement)에 따라 머리 대출잔액의 50% 이상을 가진 대출기관과 ABL과 FILO 융자제도 하에 회사 대출잔액의 절반 이상을 가진 대출기관과 협약을 체결했다.

상환유예협약은 오는 14일 11시59분(뉴욕시간) 만료되지만 연장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상환유예조건에 따라 협약 만료 전까지는 채무불이행과 관련해 어떤 담보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머리에너지 측은 "이번 대출상환 유예 협약 이후 회사 사업 강화와 유동성 상태 개선, 재무제표상의 부채 감축, 회사의 장기 사업 계획과 임직원, 고객, 벤더와 기타 주요 이해관계자를 위한 장기적 가치 창출 성과를 뒷받침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자본 구조에 대해 채권자들과 다양한 전략적 옵션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평했다..

머리에너지는 지난해에도 채권단에 채권 1달러당 74센트를 지급하고 일부 기한대출에 만기를 1년 연장하는 부채교환계약을 포함해 채권단과 맺은 여러 거래로 부담을 덜려고 노력했다. 이런 협약조차도 이미 '채무불이행'이라는 꼬리표가 붙였다.

앞서 머리에너지가 지배지분을 보유한 석탄회사 포어사이트에너지(Foresight Energy)는 지난 1일 이자지급을 못해 30일의 유예기간을 요청했다. 이 소식에 회사 주가는 26%나 폭락해 역대 최저치로 내려앉았다.이 회사는 2014년 이후 흑자를 내지 못했다.

로버트 머리 머리에너지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이미지 확대보기
로버트 머리 머리에너지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로버트 머리가 1988년 설립해 12개 지하탄광을 비롯해 미국 5개 지역에서 17개의 탄광을 운영하고 연간 7600만t의 고품질 역청탄을 생산하며 미국 내 6개주와 콜롬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근 7000명을 고용하고 있는 미국 대표 석탄회사 머리에너지가 어쩌다 매달 돌아오는 대출금 이자도 갚지 못하는 지경이 됐을까?

답은 미국 정부의 정책과 다른 발전업계의 에너지 전환에 있다. 발전회사들은 연료를 석탄에서 값싼 천연가스와 재생에너지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발전용 연료탄 가격이 떨어지는 석탄회사 매출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지사다. 올들어 클랑드피크에너지, 블랙주얼 등 최소 4곳이 파산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한 때 미국 전력생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석탄 연료의 쇠퇴를 생생히 드러냈다. 현재 석탄이 전력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5% 미만으로 감소했으며 앞으로 이런 추세는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원자력 발전소와 화력발전소에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석탄회사를 살리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당초 에너지부의 비상권한을 상요해 송전사업자들에게 석탄화력 발전소의 전력을 구매하도록 명령하는 것을 검토했지만 릭페리 에너지부 장관은 그런 계획의 진전이 전혀 없다고 못박아버렸다.

머리는 채무지불유예각서로 파산을 피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그러나 유동성을 개선하려는 머리는 무거운 부채부담과 석탄업계의 쇠퇴라는 현실을 넘어야 한는 만큼 어려울 것이라고 신용평가 회사 무디스는 진단했다. 미국의 발전소들은 석탄에서 더 깨끗하고 더 값싼 대체이너지로 전환하고 있으며 수출 시장 또한 압력을 받고 있다고 무디스는 전했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