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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할리데이비슨 전기 오토바이 ‘라이브 와이어’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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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할리데이비슨 전기 오토바이 ‘라이브 와이어’ 성공할 수 있을까

2만9799달러 가격표, 환경의식하는 젊은층 구매욕 자극 미지수

미국 오토바이 메이커 할리데이비슨이 미국내 판매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환경을 의식하는 젊은층을 겨냥한 전기오토바이 '라이브와이어'를 내놓았지만 결과는 신통하지않다. 전기 오토바이 가격이 2만9799달러에 이르러 학자금 융자상환에 허덕이는 젊은 대학생들이 살 여유가 없다는 게 이유다. 이에 따라 프리미엄 브랜드로 붐을 조성하고 저가 제품으로 고객을 끌어모아야 한다는 딜러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할리데이비슨의 전기오토바이 라이브와이어.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할리데이비슨의 전기오토바이 라이브와이어. 사진=로이터

로이터통신은 '라이브와이어' 가격이 2만9799 달러나 되면서 116년 된 할리데이비슨이 새로운 젊은 고객을 사로 잡고 있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고 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통신은 "문제의 원인은 이 '수퍼 프리미엄' 제품의 가격에 있다"면서 "라이브와이어 오토바이의 가격이 거의 테슬라 전기차 모델 3만큼이나 비싼데다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젊고' '환경을 의식하는' '부유한' '초보' 오토바이 운전자를 목표로 한다"고 꼬집었다.

이 날렵한 몸매의 스포츠 바이크는 미국에서는 올해 1월부터 선주문할 수 있었지만, 미국 전역 150개 딜러중 40곳을 인터뷰한 결과 대다수 주문은 기존의 나이 많은 라이더들에에게서 나오고 있는 것으로 것으로 나타났다.

할리데비슨 고가 전기오토바이 '라이브와이어'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할리데비슨 고가 전기오토바이 '라이브와이어' 사진=로이터


할리가 전기 오토바이를 내놓은 것은 고육지책이었다. 할리는 수년간 오토바이 총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에서 판매를 늘리지 못했다.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지난해 할리는 미국에서 4년 사이에 가장 큰 매출 감소를 기록했고 올해 매출은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 증권거래소의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 지수가 지난 5년 동안 47% 오르는 사이 할리의 주가는 42%나 하락하는 수모를 당했다.

매트 레바티치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라이브와이어의 출시를 발표했을 때 그의 소망은 기어나 클러치가 없는 오토바이를 타는 편안함이 젊고 환경에 민감한 도시 라이더를 끌어들이는 것이었는데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시카고 할리 대리점의 영업 관리자 인 겐나로 세페는 "이미 할리를 타는 고객들에게 기대를 건다. 4대의 선주문을 받았는데 모두가 기존 라이더"라고 말했다.
'오토바이산업협회'가 미국 밀레니얼 오토바이 운전자를 대상으로 벌여 지난 2월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기 오토바이에 관심이있는 라이더는 69%였다. 할리 딜러들은 젊은 고객들로부터 문의를 받고 있지만 판매로 이어지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큰 이유가 가격이다. 뉴저지 대리점 관계자는 "관심은 대단히 높지만 가격을 말하기만 하면 그들의 관심이 사라진다"고 전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젊은 대학생들은 이런 고가 제품을 살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할리가 전기 오토바이로 구애를 하는 미국 대학생들의 절반 이상이 한 달에 평균 200달러에서 300달러의 대출 상환을 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그렇다고 할리 측이 판매를 늘리기 위해 할인을 하거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도 아니다.그러니 결과는 뻔하다.

일리노이주 컨트리 사이드 대리점의 개리 존 프라우 총괄 매니저는 "라이브와이어가 연간 10만 달러 이상의 소득을 가진 젊고 부유한 고객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밀레니엄 세대의 대다수가 감당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딜러들은 판매를 늘리기 위해서는 테슬라 방식 즉 프리미엄 모델로 붐을 조성한 다음 저가의 전기 오토바이를 출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테슬라의 첫 전기차는 10만 달러 이상이었으나 후속 모델 가격은 내려서 모델 3은 기본 가격이 3만5000달러까지 내려가면서 전기차 판매 증가에 일등공신 됐다.

할리 측은 2022년까지 전기오토바이 4종을 추가로 출시할 계획이지만 퍼스트 무버(First Mover)의 이점은 누릴 수가 없다.이미 캘리포니아의 제로모토사이클이 8500 달러에서 2만1000 달러의 전기오토바이를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고급인 SR / F는 라이브와이어와 비슷하지만 가격은 9000 달러선이다. 이 회사 역시 아직 판매는 신통하지 않다. 밥 클락 딜러는 "우리도 아직 35세 미만의 라이더에게 단 한 대의 SR / F를 팔지 못했다"면서 "젊은 라이더는 환경을 의식하지만 가격에 매우 민감하다"고 털어놨다.

주행거리도 판매의 걸림돌이다. 라이브와이어는 한 번 충전으로 시내에선 146마일, 시내도로와 고속도로를 합쳐서는 95마일을 주행할 수 있다. 라이브와이어의 매장 도착 지연도 장애물이다. 중서부와 동부 연안 지역의 딜러들은 한 달이 지나면 눈 시즌이 시작되기 때문에 적극 판매할 수가 없다. 웨드부시증권의 제임스 하디맨 분석가는 로이터에 "올해 판매량은 400대에서 1600대에 머물 것"이라면서 "이는 지난해 전세계에 판매된 22만8051대의 오토바이 중 1 %도 되지 않는 물량"이라고 말했다.


김지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ienn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