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데스크칼럼] ‘불로소득’ 욕망에 ‘집값 상승’은 계속 된다

공유
0


[데스크칼럼] ‘불로소득’ 욕망에 ‘집값 상승’은 계속 된다

center
이진우 산업2부 부장

정부가 11일부터 최근 집값이 많이 오른 서울 주요지역의 부동산 거래를 대대적으로 조사한다고 한다.

‘서울지역 실거래 관계기관 합동조사’라는 명칭에 ‘역대 최다’인 32개 기관을 동원해 ‘이상한 거래’와 불법행위를 색출해 근절하겠다는 의지까지 천명하면서.

국토교통부 실무자는 이번 정부 합동조사가 부동산거래 신고나 계약에서 드러난 불법성을 확인했던 이전 합동조사와 달리 금융감독기관을 참여시켜 불법 또는 과다 대출(차입금), 자금출처가 모호한 수상한 거래까지 파헤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처럼 불법·편법 부동산거래에 고강도 조사를 벌이는 이유로 주로 강남·서초·송파·강동 강남4구와 마포·용산·성동 마용성3구, 서대문구 등 서울 8개구의 높은 집값 상승폭을 들고 있다.

실제로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9월 4주(9월 23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 조사결과에서 전국 평균 매매가격은 0.01% 오르며 지난해 10월 5주 이후 47주만에 상승으로 돌아섰다.

특히, 서울은 평균 0.06% 올랐고, 이번 합동조사의 표적인 8개구에 포함되는 마포가 0.11%로 가장 많이 치솟았다. 강남과 송파(0.10%), 서초·강동(0.07%), 용산·성동(0.06%), 서대문( 0.02%)도 일제히 상승했다.

정부로서는 지난해 9.13 부동산종합대책 이후 움츠렸던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이 올들어 다시 들썩이자 수도권 제3기 신도시 추가지정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등 ‘억제 카드’를 잇따라 내놓았다.

그럼에도 부동산시장은 정부의 ‘집값 누르기’ 의지를 비웃기라도 하듯 상승세를 끌어내릴 아량을 베풀지 않고 있다.
사실 한국의 토지와 주택의 거래가격을 상승(급등)시키고 있는 두 원인은 ‘투기성 가수요’와 ‘과잉 유동성’이라는 게 업계와 학계의 공통된 견해다.

투기성 가수요는 돈이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한국인들이 아파트로 대박(불로소득)을 꿈꾸는 ‘로또 분양’을 부추기는 것이라면, 과잉 유동성은 개인과 법인(기업)이 남아도는 돈을 굴릴 수 있는 수익 투자처로 부동산에 쏟아부어 지대나 임대 수익을 올리는데 활용된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체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비판적이다.

이유는 문 정부 출범 이후 선보인 부동산 대책이 투기성 가수요와 과잉 유동성을 차단하기 위한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처방이라기 보다는 제한적이고 단기적인 성격을 띤다고 평가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9.13 부동산종합대책에서 LTV(주택담보대출비율)·DTI(총부재상환비율) 강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재건축 규제, 주거복지 확대, 임대주택등록제 등을 내놓았지만, 정작 ‘집값 상승의 원흉’인 불로소득을 환수하기 위한 보유세 개혁(강화)에는 사실상 손을 놓았다는 지적이다.

문재인 정부의 3대 경제 슬로건은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다.

이 가운데 소득주도성장은 여러 시행착오와 파열음에도 문 정부가 가장 역점을 둔 국민생활복지를 떠받치는 축이다.

그러나 소득주도성장을 구현하는 정책 수단인 ‘확장적 재정’과 ‘불로소득 차단’은 집권 3년차인 문 정부에선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확장적 재정의 경우, 정부의 집행 의욕을 뒷받침할 수 있는 국회(여당)의 지원이 필요하지만 과반의 의회권력을 장악하지 못한 구조적 한계로 매번 발목이 잡히거나 ‘성에 차지 않는’ 재정 확보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다만, 내년 4월 총선 결과에 따라 이같은 상황이 역전시킬 일말의 가능성을 남겨 놓고 있지만.

불로소득 차단은 더더욱 요원해지고 있다. 실물경제가 힘들수록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박 환상’에 빠진 국민들은 개발될 만한 땅, 웃돈이 많이 붙을 아파트를 찾아 부나방처럼 이리저리 쫓아다니고 있다.

겨우 ‘한 건’을 올리더라도 투자금은 자기 주머니가 아닌, 은행 금고에 의존한다. 오죽하면 방 3칸의 아파트를 내 집으로 장만하고도 ‘1칸만 내 집이고, 2칸은 은행 것’이라는 웃픈 소리가 나오겠는가.

정부가 32개 기관을 동원해 ‘수상한 부동산거래’를 발본색원하겠다는 정책 의지를 드러냈지만 불로소득의 달콤한 유혹을 도려내는 과감한 메스를 들이대지 않는 한 이전과 같은 ‘임기응변의 수술’이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이진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ainygem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