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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 DLF사태?...라임펀드 환매중단에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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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 DLF사태?...라임펀드 환매중단에 '속앓이'

라임자산운용이 62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 상품 환매를 전격 중단했다.자료=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라임자산운용이 62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 상품 환매를 전격 중단했다.자료=뉴시스
국내 1위 헤지펀드 운용사 라임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약 6200억 원 상당의 사모펀드가 유동성 문제로 환매 중단돼 투자자 손실이 우려되는 가운데 라임운용의 펀드를 판매한 우리은행이 좌불안석이다. 우리은행은 이번에 문제가 된 ‘플루토 FI D-1호’와 ‘테티스 2호’에 투자된 펀드를 가장 많이 판 곳이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환매가 중단된 6200억 원 규모 펀드 가운데 약 2000억 원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으로 신한은행(3820억 원), 하나은행(2220억 원) 등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이 최근 현금 흐름에 문제가 생겨 일부 사모펀드 상품의 환매를 연기한 데 이어 ‘플루토 FI D-1호’와 ‘테티스 2호’에 재간접 형태로 투자된 펀드들의 환매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 2개의 모(母)펀드 규모는 약 1조1000억 원으로 이 가운데 환매 중단 대상 펀드의 설정액은 약 6200억 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 매년 1조 원 이상 자금이 급속도로 유입되면서 상대적으로 부실한 자산까지 펀드에 포함시켰다"며 "환매 중단된 ‘테티스 2호(약 2000억 원)’는 주로 메자닌(주식과 채권 성격을 지닌 상품) 자산이 편입돼 있다"고 설명했다. 대부분 코스닥 기업이 발행한 CB(전환사채), BW(신주인수권부사채)인데, 이들 기업의 주가하락으로 유동화가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다만 환매 중단이 펀드의 영구 지급 불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라임운용 측도 합리적인 가격 범위 내에서 자산을 빨리 회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가입자가 원하는 시기에 자금을 회수할 수 없는 데다, 그동안 코스닥 시장이 약세였던 터라 투자자산을 순조롭게 매각할 수 있을지도 우려다.

우리은행은 98%까지 손실을 낸 ‘제2의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가 나올지 긴장하고 있다. 우리은행 등 일부 판매사는 라임자산운용에 투자대상의 실체와 상환금의 지급 방식 등 추가적인 정보 제공을 요청하고, 영업점 상담을 위한 인력 투입을 계획하고 있다.

금융당국도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조치와 관련해 고강도 조사와 징계를 예고한 상태다. 금융감독원은 라임운용의 상장사 전환사채(CB) 편법거래, 펀드 간 자전거래 등을 통한 수익률 돌려막기 등 의혹에 대해 자료를 확보하고 분석하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라임운용의 환매 연기에 대해서는 금감원을 통해 지속 모니터링하고 그 과정에서 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an091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