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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내 집’ 마련 1000년이나 걸린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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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내 집’ 마련 1000년이나 걸린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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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해 전, 중국 네티즌이 기발한 얘기를 만들었다. ‘내 집’을 마련하려면 무려 1100년 동안이나 소득을 꼬박 모아야 한다는 얘기였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평균적인 크기의 땅에서 일하는 소작농’이 베이징 중심 지역에 있는 100㎡짜리 아파트를 사려면 무려 1100년을 일해야 가능하다고 했다. 당나라 때부터 오늘날까지 일을 해서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월 1500위안을 받는 월급쟁이가 집을 사려면, 170년 전인 아편전쟁 때부터 지금까지 토요일 휴무도 포기하며 돈을 모아야 한다고도 했다. 매춘부가 집을 사려면 18살부터 46살까지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 1만 명의 ‘손님’을 받아야 가능하다고 했다. 도둑은 2500번 강도짓을 저질러야 한다고도 했다.

이 얘기가 이메일을 타면서 ‘냉소적인 분노’가 확산되었다는 보도였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가. 내 집 마련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면에서 닮은꼴이라고 할 수 있었다.

지난 6월 국토연구원이 ‘2018년도 주거실태조사 최종 연구보고서’를 만들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4년 사이에 생애 첫 집을 마련(구매·분양·상속 등)한 가구의 가구주 평균 연령은 43.3세로 집계되었다고 했다. 2017년의 43세보다 0.3세, 2016년의 41.9세보다는 1.4세 높아진 것이다.

그러나 소득 하위 가구(소득 10분위 중 1∼4분위)의 경우는 가구주의 연령이 평균 56.7세로 조사되었다. ‘환갑’ 때나 되어서야 어렵게 집을 마련할 있는 셈이다.

신한은행이 지난해 내놓은 ‘2018년 보통 사람 금융생활 보고서’는 더욱 절망적이었다.

이 보고서는 전세 거주자가 서울에서 아파트를 구입하려면 평균 20.7년이 걸리는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했다. 강남의 아파트일 경우는 26.5년이었다.

‘셋방살이’를 하는 월세 거주자는 더욱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를 구입하는데 40.1년, 강남 아파트는 자그마치 49.3년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군복무를 마치고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평범한 월급쟁이’가 되려면 대충 20대 후반이나 되어야 가능하다. 그 20대 후반의 젊은이가 서울 아파트를 40.1년 걸려서 구입하면 꼼짝없이 60대 후반이다. 강남 아파트는 70대 후반이나 되어야 마련할 수 있다.

더구나, ‘내 집’을 위해서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을 재간은 있을 수도 없다. 그러니 ‘사실상 불가능’이다. 그런 면에서 중국 네티즌과 다를 것 없을 듯했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가 내 집을 마련하려면 21.1년이 걸린다는 자료도 있었다. 문재인 정부 들어 4.7년이나 더 늘었다고 했다.

그런데, ‘내 집’을 더욱 마련하기 어렵게 만드는 이유 하나가 밝혀졌다. 경실련과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정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분석에 따르면, 주택 수는 2008년 1510만 채에서 2018년 1999만 채로 10년 동안 489만 채가 늘었지만. 주택 보유자 수는 1058만 명에서 1299만 명으로 241만 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했다. 공급된 주택 가운데 절반 이상인 248만 채를 ‘다주택자’가 사들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10년 동안 다주택자들의 보유 주택 수도 1인당 평균 3.5채에서 7채로 늘었다고 했다.

강남 아파트값은 평당 '억'이라는 소식도 들리고 있다. 서민들 한숨 나오게 만드는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