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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기생충과 ‘상생’ 다이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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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기생충과 ‘상생’ 다이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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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때문에 고민하는 여성에게 누군가가 아이디어를 줬다. 냉장고 안에 ‘S라인 여성 사진’을 붙여보라는 권고였다.

이 여성은 냉장고 문을 열 때마다 사진을 보며 S라인 몸매를 부러워했다. 그렇게 식욕과 싸운 덕분에 살을 줄일 수 있었다.

그러나 엉뚱한 부작용이 나타났다. 남편의 체중의 갑자기 불어난 것이다. 남편은 ‘얼짱 미녀’ 사진을 보려고 냉장고를 자주 열었고, 그 때마다 이것저것 집어먹고 있었다는 우스개다.

밥 대신 술을 마시며 살을 빼는 다이어트도 있다. 주로 젊은 여성이 식사를 포기하고 술만 마시는 방법이다. 그런 여성이 제법 많았던지, 술고래(drunkard)와 거식증(anorexia)을 합친 ‘드렁코렉시아(drunkorexia)’라는 까다로운 용어까지 생겼다. 하지만 알코올 중독자도 덩달아 늘어나야 했다.

중국의 여대생들 사이에 ‘회충알 다이어트’가 유행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기생충에게 영양분을 빼앗기면 운동 따위를 하지 않아도 살이 저절로 빠질 수 있다고 해서 유행한 다이어트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벌써 1920년대에 ‘촌충 다이어트’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었다. 껄끄러운 방법이었지만 체중 감량에는 ‘짱’이었다고 했다. 그 바람에 미국의 날씬한 여성은 자신의 몸속에 있는 길이 6m나 되는 촌충과 ‘끔찍한 상생’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몇 해 전, 일본에서는 ‘다이어트 안경’이 등장했다는 소식이 있었다. 음식물이 실제보다 크게 보이도록 하는 안경이다. 과자가 50% 더 크게 보이면 10% 정도를 덜 먹는다는 실험결과도 있었다고 한다.

‘살과의 전쟁’은 아마도 ‘영원한 진행형’이다. 그래서인지, ‘향정신성 식욕억제제’의 오남용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의 분석이 며칠 전 있었다. 장기 복용할 경우, 폐동맥 고혈압과 심각한 심장질환 등 부작용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투여 기간을 일반적으로 4주 이내로 하고 최대 3개월을 넘지 않아야 하는데, 살을 빼려고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몸 망가질 염려보다는 살 빼는 게 더 중요한 듯싶었다.

하기는 ‘마약 다이어트’까지 있었다. 언젠가, 대한민국의 어떤 여대생과 가정주부가 살 빼는 데 효과가 있다는 말을 믿고 인터넷을 검색, 필로폰을 사서 투약하고 있었다는 보도였다. ‘향정신성 식욕억제제’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해지고 있다.

매년 10월 11일을 ‘세계 비만의 날(World Obesity Day)’로 지정, 살에 대한 걱정을 보태주고 있다. 우리 정부도 ‘제 10회 비만 예방의 날’ 기념식을 열고 있었다.

그렇지만, 전설적인 미녀 양귀비의 이름은 ‘옥환(玉環)’이었다. 이름처럼 외모가 둥글둥글하고 뚱뚱했다. 비만체질이라 여름에는 ‘기름 같이 진한 땀’을 쏟으며 살아야 했다. 그래도 ‘천하의 양귀비’였다. 그 땀에서도 향기가 ‘흘렀다’는 것이다. 양귀비는 살을 빼지 않고도 ‘경국지색’이었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