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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교수가 말하는 자동차 이슈] “자율주행차, 너를 어떻게 믿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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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교수가 말하는 자동차 이슈] “자율주행차, 너를 어떻게 믿느냐?”

김필수 교수.
김필수 교수.
2010년대 들어 미래 자동차로 자율주행자동차가 부상하면서 완성차 업체들이 양산차에 자율 주행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아직은 걸음마 수준이라 기술 보완이 필요하지만 향후 5년 이내에 완전 자율주행차가 나올 전망이다.

김필수 교수(대림대 자동차학과,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을 지난 주말 만났다.

- 지난 130년 간 석유를 연료로 사람이 운전하는 차량이 주를 이뤘는데요.

▲미래 자동차는 모빌리티라는 개념으로 확대되고 관련 사업 모델도 차원을 달리할 것입니다. 자동차의 개념이 완전히 뒤바뀐다는 뜻이지요. 향후 자동차는 완성차 업체의 전유물이 아닌 다양한 기회가 여타 업체에 주어진다고 할 수 있겠네요.
라이다 센서 등 고부가가치 부품 기업부터, 자동차용 시스템 반도체 회사는 물론, 이를 움직이는 소프트웨어 회사에 이르기까지 다양성이 더욱 커질 것입니다.
5G(세대) 같은 초고속 통신망도 필수 요소이고, 인공지능도 자동차의 미래를 지배할 것입니다.

- 자동차가 진정한 과학의 산물인 셈인데요.

▲ 그렇죠? 다만, 자율주행차의 경우 내연기관차보다는 에너지가 풍부하고 공간이 많은 특성을 고려할 경우 전기차 기반이 가장 적절할 것입니다.
이를 응용한 카 쉐어링이나 라이드 쉐어링 같은 공유 서비스도 급증할 것이고요.
기존 자동차 제작사를 비롯해 대부분 기업이 새로 생성되는 자동차 기반 사업 모델에 역량을 집중할 것입니다.

- 현재 자율주행차는 수중 ‘0’부터 ‘5’까지 6단계로 이뤄졌습니다만.

▲ 수준 0은 완전히 인간 중심의 운전이라 할 수 있고, 수준 1은 크루즈 컨트롤이나 차선이탈경보장치 같은 개념이라 할 수 있겠네요. 현재 도로를 달리는 차라고 보면 됩니다.
수준 2는 ADAS, 즉 첨단 운전자 안전장치를 탑재한 차량입니다. 최근 고급차에 적용돼 짧은 시간 동안 운전대에서 손을 놓고 간단한 일을 볼 수 있죠. 수준 3은 이를 업그레이드 한 것으로, 한산한 고속도로 등에서 일정구간을 자동 운전할 수 있습니다.

- 최근 고급차와 수입차를 중심으로 탑재되기 시작한 첨단 자율주행기능인 셈이네요.

▲ 맞습니다. 지금까지 차량의 자율주행 기능이 운전자의 책임인 셈이죠. 운전자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안전기능이기 때문이죠.
진정한 자율주행차는 수준 4부터입니다. 수준 4는 비상시에만 운전자가 개입하고 나머지 부분은 모두 자동차가 알아서 주행합니다.
주준 5는 완전한 자율주행 기능으로 모든 것을 자동차가 알아서 합니다.
수준 4는 향후 4~5년 내 시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수준 5는 쉽지 않은 영역인 만큼 꿈의 영역이라 할 수 있겠네요.

- 자율주행차 실현시 교통사고도 현저히 감소할 것이라고 하던데요.

▲ 수준 4부터는 사고 발생 시 인간의 책임이 아닌 자동차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보험이 가능할 것입니다.
간단한 사안은 아닙니다. 수많은 규정과 법규를 고쳐 새로운 시대에 순응할 수 있는 규정을 제정해야 하기 때문이죠. 게다가 자율주행차는 우리가 윤리적으로,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사안이 발생할 수 있고요.

- 예를 든다면요.

▲ 운전자는 브레이크만 밟고, 기계는 가속페달만 담당하는 등 자율주행차 운전은 분업할 수 없습니다. 운전자가 운전을 하던지, 아니면 모든 것을 자동차에 맡겨야 합니다.
수준 3 정도에서 운전자가 운전을 자동차에 맡기는 데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수준 3의 오토 파일럿 기능을 가진 테슬라 전기차를 몰다, 운전자가 사망한 사고가 최근 여러번 발생했습니다.
국내에서도 다양한 자율주행 기능을 가진 차량이 등장하고 있지만, 자율주행차가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오작동으로 사고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현재 자율주행차의 기술은 먼지가 많은 오프로드나 폭우나 폭설 등에서 오동작 등을 일으킬 수 있고, 야간이나 역광 등 다양한 자연현상에 대해 능동적으로 대처가 쉽지 않습니다.
자율주행차가 사고를 내면 누구의 책임일까요? 운전자? 차량 제작사? 아니면 소프트웨어 공급사?

- 제작사나 정부도 이 같은 자율주행차의 한계를 고려해야 할텐데요.

▲ 홍보와 캠페인 활동 등으로 자율주행의 한계와 현실에 대한 인식제고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아울러 자동차 해킹방지는 물론 사고 발생 이후 원인을 정확히 밝힐 수 있는 자동차용 블랙박스 의무 탑재 등 다양한 방안도 강구해야 합니다.
아직 자율주행차는 ‘내가 나를 못 믿는데 내가 너를 어떻게 믿느냐?’ 수준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정수남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er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