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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퇴직하자마자 취업하는 ‘끗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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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퇴직하자마자 취업하는 ‘끗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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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보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의 어떤 퇴직자는 퇴직한 바로 다음 날 ‘좋은 직장’에 재취업하고 있었다. 직장을 그만둔 뒤 하루를 숨 돌리고 나서 출근한 셈이다.

또 어떤 정부 부처의 경우 퇴직한 날, 또는 퇴직 7일 이내에 재취업한 사람이 59명에 달했다. 또 다른 정부 부처의 경우는 서기관 이상 공무원 가운데 퇴직 3일 이내, 또는 퇴직 당일에 산하기관이나 협회 등으로 재취업한 사례가 13명이나 되기도 했다.

한국은행의 어떤 1급 국장은 그만둔 지 불과 5일 만에 생명보험회사에 재취업하기도 했다. 어떤 1급 자문역은 20일 만에 외국은행에 자리를 얻고 있었다.

금융감독원의 2급 출신 퇴직자는 퇴직한 지 한 달 만에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재취업 허가를 받고 있었다. 2016년의 ‘4·13 총선’ 때 낙선한 어떤 국회의원은 낙선하고 12일 만에 ‘공기업 사외이사’로 선임되고 있었다.

이같이 ‘끗발’ 높은 곳에 있던 사람들은 ‘재취업’하는 데 걸리는 기간이 얼마 되지 않았다. ‘구직기간’이 짧은 것이다. 국정감사에서 지적되기도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장관직을 사퇴하고 ‘20여 분’ 만에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에 ‘복직’ 신청서를 제출했고, 서울대는 이를 곧바로 수용했다고 해서 돌이켜본 ‘재취업의 과거사’다.

물론, 조 전 장관은 ‘재취업’이 아니라 ‘복직’이었다. 그렇더라도 대단히 빨랐다. 하루 이틀이라도 지난 다음에 ‘복직’을 했더라면 입방아에 덜 오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어쨌거나, ‘끗발’ 대단한 사람들은 퇴직을 하더라도 곧바로 새 직장에 출근하고 있다. 구직활동에 소요되는 기간이 시쳇말로 ‘머리를 좀 식힐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이렇게 ‘끗발’ 대단한 공무원들은 퇴직을 해도 곧바로 새 직장에 출근하고 있다. 구직활동에 걸리는 기간이 시쳇말로 '머리를 좀 식힐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반면, 끗발 없고 비빌 언덕도 없는 서민들은 ‘장기 실업’에 허덕이고 있다. 며칠 전, 취업포털 ‘잡코리아’와 아르바이트포털 ‘알바몬’이 취업준비생 927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취업만 된다면 어디든 가겠다”고 밝힌 응답자가 29.1%나 되었다고 했다. 고졸 이하 학력의 취준생은 취직이 얼마나 어려운지 그 비율이 46%에 달했다. ‘고용 쇼크’를 넘어 ‘고용 증발’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고 있다.

문제는 그만둬도 곧 재취업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장기 실업 상태의 껄끄러움을 느끼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현직에 있는 공무원도 선배 공무원들이 퇴직과 거의 동시에 재취업하는 것을 보면서 퇴직 후의 걱정을 상대적으로 덜할 가능성이 높다. 일자리 현안이 시급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 ‘걱정 없는’ 공무원이 만드는 일자리 정책이 피부에 와 닿기는 아무래도 어려울 수 있다. 정책이 겉돌 가능성이 없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인지 일자리 대책이 쏟아지는데도 청년실업은 쌓이고 있는 현실이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