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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억5000만 인구 동남아는 지금 '한국기업 모시기'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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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억5000만 인구 동남아는 지금 '한국기업 모시기' 열풍

베트남·인니 “적극 지원할 테니 투자해라”
韓, 기술수준 높고 '윈-윈' 가능해 ‘NO.1’ 투자 대상

지난 8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제10차 한-인도네시아 CEPA 협상'.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8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제10차 한-인도네시아 CEPA 협상'. 사진=뉴시스
"적극 지원할테니 투자하세요"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인구 6억5000만명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우리나라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치열한 쟁탈전을 펼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은 22일 인도네시아가 최근 삼성, LG, 현대자동차, 롯데 등 한국 대기업에 잇따라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동남아시아는 인구가 모두 6억5000만 명이며 이 가운데 20~30대 젊은 층이 인구 절반을 차지하는 젊고 역동적인 지역이다.

이에 따라 한국과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인근 땅그랑에서 양국시장 개방을 주요 골자로 하는 '한국-인니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IK-CEPA)'에 서명했다.

업계는 이번 협정 체결로 인구 2억7000만명 거대국가 인도네시아가 철강, 화학, 부품 등 한국 주력품목에 대한 관세를 철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와 롯데케미칼은 인도네시아에 공장을 세울 계획을 밝히는 등 '기회의 땅' 동남아시장 공략에 고삐를 쥐고 있다.

인도네시아정부 관계자는 “우리는 현대차와 롯데뿐만 아니라 삼성그룹 계열사 등 다른 한국 기업도 유치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한국 기업이 베트남에만 눈을 돌리지 않고 인도네시아에도 적극 진출해주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가 한국 주요기업에 추파를 던지자 인구 1억명 베트남도 이에 질세라 한국기업 '단속'에 나서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지난 10일 서울 용산구청에서 '베트남 중부 빈딘성 투자설명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응우엔 툭 딘 빈딘성(省) 투자계획국장은 "빈딩성에 투자하는 한국 기업에 법인세, 수출입세 감면은 물론 각종 투자지원 서비스를 아낌없이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빈딘성은 베트남 남북을 연결하는 1번 국도와 라오스·캄보디아로 연결되는 19번 국도, 지방 곳곳으로 연결되는 기찻길, 국내·국제항공편을 보유한 푸캇공항(내년 1월 국내 직항노선 취항 예정), 유럽과 아시아를 뱃길로 연결하는 2개 국제무역항구를 갖춘 사통팔달 교통의 요지다.

중국에 이어 제2의 '세계의 공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베트남은 최근 수년간 한국기업을 꾸준히 유치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맞서 말레이시아도 지난 8월 슬랑오르주 투자청장이 경기도를 방문해 경기도 소재 한국 기업의 적극적인 말레이시아 투자를 요청하기도 했다.

동남아 국가들이 앞다퉈 우리 기업들을 자국에 유치하려는 이유는 세계적인 기술수준을 갖춘 한국 기업을 통해 자국 경제를 일으키려는 의도 때문이다.

한 예로 베트남은 현지에 진출한 한국기업이 베트남 전체 수출의 약 35%를 차지한다. 베트남은 수출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기준 국내총생산(GDP)이 2449억 4844만 달러를 기록하는 등 높은 경제성장을 이룩하고 있다.

이는 포르투갈(2379억 달러), 그리스(2180억 달러), 뉴질랜드( 2050억 달러) 등 일부 선진국 GDP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와 함께 2000년대 이후 한류 영향으로 한국에 대한 인지도와 친밀도가 높은 점과 우리 기업들의 우수한 기업문화도 한국 기업 이미지를 높이는 데 한 몫을 하고 있다. 실제 최근 중국에서는 현지 노동자들을 대하는 삼성전자 기업 문화가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중국 광둥성 후이저우에 있던 마지막 중국 스마트폰 공장을 폐쇄했다. 삼성전자는 한국과 중국이 수교를 맺은 1992년 이곳에 휴대전화 공장을 세우고 2006년부터 스마트폰을 생산했다.

삼성전자는 후이저우 공장 가동을 중단한 후 직원들에게 퇴직금과 함께 위로금, 사회보험료 등을 줬으며 선물로 스마트폰과 고급 시계 등을 지급했다. 또한 삼성전자는 직장을 잃은 공장 직원들이 다른 회사에 취직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직원을 내보낼 때 퇴직금을 주지 않는 중국 중소 제소업체와 크게 대조를 보이는 대목이다.

복덕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신남방팀 차장은 “일본은 동남아 국가들과의 상당한 기술격차로 기술이전이 쉽지 않고, 중국은 장기적으로 동남아 국가들과 경쟁관계에 있어 오히려 동남아 경제발전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이 있다"며 "이에 비해 한국은 경쟁관계가 아닌 동반성장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일부 로테크(low-tech:범용기술) 기술 이전에 적극적인 한국이 동남아국가들과 ‘윈-윈(Win-Win)’할 수 있다는 공감대도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오만학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