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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호주 신문들 ‘보도 자유’ 탄압 항의, 1면 검은색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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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호주 신문들 ‘보도 자유’ 탄압 항의, 1면 검은색 발행

호주 시드니 뉴스 스탠드에 늘어선 1면이 온통 검은 색으로 인쇄된 주요 신문들.이미지 확대보기
호주 시드니 뉴스 스탠드에 늘어선 1면이 온통 검은 색으로 인쇄된 주요 신문들.


호주정부의 비밀주의와 보도의 자유에 대한 탄압강화에 항의하기 위해 동국의 신문들이 21일 일제히 1면의 기사를 모두 검은색으로 인쇄한 신문을 발행했다. 대립이 심한 이 나라의 미디어 업계로서는 이례적으로 단합을 나타냈다. 한국의 유신정권과 제5공화국 군사정권 시절 언론의 사전검열에 항의해 일부 기사를 활자를 뒤집어 검게 인쇄한 것과 비슷한 모습이었다.
전국지 ‘더 오스트레일리언’ 유력지 ‘시드니 모닝 헤럴드’나 경제지 ‘오스트레일리언 파이낸셜 리뷰’ 등을 포함한 전국지 및 지방지가 1면의 대부분의 기사를 검은색으로 칠한 상태로 뉴스 가판대에 섰다. 또 전국의 텔레비전 방송국에서 의견광고가 방영되고 ‘정부가 당신에게 진실을 알려주지 않을 때, 정부는 무엇을 숨기고 싶어 하는가?’라는 물음을 던지고 시청자들에게 생각하라고 호소했다.

언론사 연합 ‘라이트 투 노(Right to Know·알 권리란 뜻)’에 의한 이 항의운동은 연방 경찰이 올해 정부에 불편한 2건의 보도를 놓고 공영방송국 ABC본사와 복합 미디어기업 뉴스 코퍼레이션(News Corp) 기자 집을 수사한 것으로부터 비롯됐다.

항의운동은 6점가지 요구조건을 내걸었고 그 중 하나로 엄중한 국가안전보장법의 대상에서 기자들을 제외를 주장했다. 이 법률에 의해 복잡하게 얽히는 규정이 만들어져 기자의 취재활동이 쉽게 저촉될 우려가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 미디어 연합은 공익제보자를 보호하는 제도의 강화, 정보공개제도의 개선, 세계에서 가장 엄격하고 복잡하다고 여겨지는 명예훼손법의 개혁을 호소하고 있다.

호주는 많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와 달리 ‘권리장전’의 유례가 없고 또한 표현의 자유 보호가 헌법상 명기되어 있지 않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