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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햄버거의 '껄끄러운 과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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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햄버거의 '껄끄러운 과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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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 자료사진


맥도널드 햄버거는 ‘미국의 상징’이라는 말이 있다. 미국 사람 가운데 96%가 ‘맥도널드’를 먹고 있기 때문이다. 햄버거의 소비량은 불과 ‘1초’에 200개나 된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총질 좋아하는 젊은이가 맥도널드 매장에서 몇 시간 동안 아르바이트를 하면, ‘권총 한 자루’ 값을 벌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햄버거는 미국이 ‘원조’는 아니다. 몽골이 원조다.

몽골 사람들은 날고기를 소화가 잘되도록 잘게 다져서 먹었다. 칭기즈칸이 세계를 정복하면서 몽골을 무서워한 서양 사람들은 이 날고기를 ‘타르타르스테이크’라고 불렀다. 이게 원조다.

‘타르타르스테이크’는 몽골의 지배를 받은 러시아에 전해졌고, 다시 독일로 건너갔다. 독일 사람들은 ‘타르타르스테이크’를 날것이 아니라 익혀서 먹었는데, 항구도시인 함부르크에서 ‘함부르크 스테이크’라고 불렀다.

‘함부르크 스테이크’는 독일 이민자들이 미국에 퍼뜨리면서 ‘햄버크’가 되었다. 이 ‘햄버크’가 미국식 발음으로 ‘햄버거’로 바뀐 것이다.

따라서 햄버거 역시 잘게 간 쇠고기로 만든다. 그렇지만 쇠고기 나름이다. 햄버거는 가장 싸구려 쇠고기를 사용해서 만들었다.

가장 싼 쇠고기는 사료값을 한 푼도 들이지 않아도 되는 ‘방목용 소’의 고기다. 방목을 많이 하는 호주산 쇠고기가 주로 햄버거용으로 사용되었다.

맛과 품질이 좋다면, 싸구려 쇠고기를 사용한다고 문제가 될 것은 없다. 그렇지만 방목해서 기른 소의 고기는 갈아서 햄버거를 만들 때 덩어리가 지지 않고 갈라져 버린다. 그러면 햄버거의 고깃덩어리를 뭉칠 수가 없다.

그래서 사용되는 게 쇠기름이다. 쇠기름을 마치 ‘접착제’처럼 써서 햄버거가 단단하게 뭉쳐지도록 만드는 것이다. 관련 규정에는 기름을 사용하되 30% 이상 섞으면 안 되도록 제한했다고 한다. 뒤집어서 해석하면 30%까지는 기름을 허용한 셈이다. '햄버거=비만'인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 햄버거용 소의 기름 역시 싸구려다. 기름을 사육장에서 도살한 소에서 떼어낸 ‘혹위’로 충당했다. 혹위는 햄버거용으로 소비하지 않으면 그냥 버릴 정도로 쓸모없는 기름이다.

미국 인류학자인 마빈 해리스가 쓴 ‘음식문화의 수수께끼’에 나오는 얘기다. 지금은 식물성 재료로 만드는 ‘비건버거’까지 나오고 있지만, 마빈 해리스가 책을 집필하던 ‘지난 세기’에는 햄버거를 이렇게 싸구려로 ‘대량생산’했을 것이다.

싸구려 고기에 싸구려 기름을 사용한 이유는 아마도 쉽다. ‘가격경쟁력’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소비자도 햄버거 피해가 만만치 않아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이 한국소비자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현재까지 자그마치 924건이라고 했다.

▲내부 장기손상(소화기·호흡기·신경계 손상 및 통증) 458건 ▲기타손상(구토·설사·알레르기) 107건 ▲피부 손상(두드러기·피부 발진·피부 통증·가려움) 105건 ▲근육·뼈 및 인대 손상(치아 파손) 43건 ▲전신손상(식중독) 42건 등이라고 했다. 피해 소비자의 절반 가까운 45%는 아동과 청소년이었다.

‘햄버거병’이라는 게 한참 시끄럽더니, 이런 병까지 안겨주고 있다. 햄버거 먹을 때 좀 껄끄럽게 생겼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