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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중국서 기자들에 시 주석에 대한 ‘충성심’ 시험 강요…신이 되려는 시진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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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중국서 기자들에 시 주석에 대한 ‘충성심’ 시험 강요…신이 되려는 시진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치사상을 배우는 휴대폰 앱 ‘학습강국’. 이미지 확대보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치사상을 배우는 휴대폰 앱 ‘학습강국’.


중국 미디어의 기자나 편집자를 대상으로 시진핑 국가주석의 정치사상에 관한 시험을 치르는 것이 의무화되어 이번 달부터 시행이 시작됐다. 낙제하면 국내기자증 경신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한다. 당국의 보도통제가 심해지는 가운데 기자들은 시 주석 대한 ‘충성심’까지 강요받고 있다. 한편 이 시험에 사용하는 ‘앱’에는 스마트폰 내의 데이터를 절취하는 기능이 있는 것이 21일 미국과 독일 기관의 조사에서 드러났다.
당 중앙선전부는 8월 국내언론사를 대상으로 낸 통보에서 앱 ‘학습강국’을 이용한 시험을 치르지 않으면 기자증을 발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시 주석의 성을 딴 ‘학습강국’은 그가 각지에서 실시한 강연이나 발언의 기사·영상 등을 정리한 뉴스 앱이다. 당 중앙선전부가 기획하고 중국 전자상거래(EC) 최대회사 알리바바 그룹이 개발해 금년 1월부토 운용을 시작했다. 과거 문화대혁명 홍위병들이 빠짐없이 외워야 했던 마오쩌둥 어록에도 비유된다.

중국 미디어에 의하면 내용은 ‘시 주석에 의한 신시대 중국의 특색 있는 사회주의 사상’이나 시 주석의 선전사상과 공작 등이다. 시험은 각 언론사가 지정한 장소에서 각자의 스마트 폰을 사용해 치러지며 1시간 반 정도가 소요되며 120점 만점에 80점 이상이 합격이다. 낙제자는 한 번만 추가시험이 허용된다.

‘학습강국’은 관제매체 사이트보다 당의 선전색이 더 짙어 본인의 ‘누적점수’가 표시되는 것도 특징이다. 앱을 열거나 기사나 영상을 열람할 때마다 점수가 축적되어 시 주석의 당에 대한 ‘충성도’가 수치화되어 간다.

이에 대해 미국과 독일의 조사기관이 조사한 결과 ‘학습강국’에는 스마트 폰에 보존된 메시지나 전화번호, 사진, 위치정보, 넷 이력 등의 데이터를 빼내는 ‘백도어’ 기능이 있는 것이 판명되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인터넷 판)가 보도했다. 앱의 관리자측이 원격조작으로, 스마트 폰의 음성 리코더를 작동시키는 것까지 가능하다고 한다.

공산당은 당초 약 9,000만 명의 당원 전원에게 ‘학습강국’의 다운로드와 실명등록을 요구했지만 반발이나 불만의 소리가 많아 의무화는 철회했다. 하지만 중국 국내에서만 약 1억 명이 유저등록을 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기자를 대상으로 한 시험은 시 주석이나 당에 대한 ‘충성심’을 시험하는 것뿐만 아니라, 기자에게 앱을 의무적으로 다운받도록 함으로써 그 정보관리를 철저히 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 같다는 분석이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