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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라가르드 차기 ECB 총재 "미국 글로벌 리더 역할 약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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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라가르드 차기 ECB 총재 "미국 글로벌 리더 역할 약해지고 있다"

11월 1일 부임할 신임 유럽중앙은행(ECB)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이미지 확대보기
11월 1일 부임할 신임 유럽중앙은행(ECB)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
차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로 임명된 크리스틴 라가르드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미국이 글로벌리더로서 역할이 약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라가르드 전 총재는 20일(현지시간) CBS의 시사 프로그램 '60분'(60 Minutes)에 출연해 "내가 지금 보고 있는 것은 리더십을 잃고 있는 미국의 모습"이라며 "이는 끔찍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경기의 불확실성을 해제할 많은 열쇠를 갖고 있다"며 "시장안정화는 여기갔다 저기갔다 하는 트윗의 주제가 돼선 안되고 신중하고, 이성적인 결정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변덕스러운 통상정책을 글로벌 경기의 악재로 보고 있음을 내비친 발언이라는 해석이다.

라가르드 전 총재는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에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것이 결국 인플레이션을 부추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실업률이 3.7%인 상황에서, 금리 인하를 통해서 그것을 지나치게 가속화시키고 싶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이 경우 감수해야 하는 위험은 물가가 오르기 시작하는 것으로 매우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라가르드 전 총재는 '무역전쟁 때문에 글로벌 경제가 잘못된 방향으로 갈 수 있느냐'는 물음에 "무역전쟁이 글로벌 경제를 크게 깎아내릴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알다시피 경제성장률이 거의 1%포인트가 깎인다면 이는 투자와 고용이 줄고 실업자가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따라서 충격이 있다는 건 말할 필요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중 무역분쟁을 진지한 협상을 통해 점진적으로 풀어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라가르드 전 총재는 "정책 입안자들에게 내가 전할 매우 강력한 메시지는 모든 것을 협상 테이블에 올려두고 제발 큰 남자답게 앉아서 조금씩 합의를 이뤄내 우리가 확실성을 갖도록 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7일부터 진행됐던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총재 회의와 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서 경제계 인사들은 세계 경제에 닥친 가장 큰 위험이 무역을 둘러싼 불확실성임에 공감대를 보인바 있다.

IMF는 지난주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인 3.0%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종전 7월 전망치보다 0.2%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특히 IMF는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의 가장 큰 요인으로 미중 무역전쟁을 지목하며 이로 인해 올해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0.8% 손실을 볼 것이라고 추산했다.

라가르드 전 총재는 이와 함께 브렉시트(영국의유럽연합 탈퇴) 움직임에 대해 미국은 물론 영국도 국제 사회의 유대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게 슬프다고 밝혔다.

그는 "국제 무역과 관계, 사람과 자본의 이동은 수백 만명을 빈곤에서 벗어나게 했다"면서 "하지만 이제 선진국 일부 국민들은 본인들과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말한다"고 꼬집었다.

최근 IMF를 떠난 라가르드 전 총재는 다음달 1일부터 ECB 총재직을 수행할 예정이다.


김환용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khy031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