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총리는 21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와 합의한 이탈협정 수정안 표결을 영국하원(정원 650석)에 우선처리해 줄 것을 재차 요구했지만, 존 버커우 하원의장은 이를 거부했다. 같은 내용의 정부안표결을 반복해서 할 수 없다는 근거에 따른 판단으로 여겨진다. 이에 따라 우선 이 협정을 국내법화하기 위한 이탈협정법안(WAB)의 성립을 목표로 하게 됐지만 여기에도 수정동의안이 제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10월31일 이탈기한까지 마무리될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이에 따라 존슨 총리는 곧 하원에 탈퇴협정 법안(Withdrawal Agreement Bill·WAB)을 제출할 전망이다. 하지만 WAB에 대해서도 다양한 수정동의안 제출이 예상되고 있다. 최대 야당인 노동당은 이미 영국 전체가 EU 관세동맹에 머무르는 안이나 두 번째 국민투표 실시를 요구하는 안을 수정동의안으로 제출할 생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수정동의안의 심의에는 시간이 걸리고 수정동의에 의해 WAB가 존슨 총리와 EU 간의 합의내용과 동떨어진 내용이 된다면, 총리는 EU와의 재협상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이 때문에 존슨 총리가 10월31일에 이탈을 실현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EU와 재협상을 피하기 위한 총선실시를 재차 요구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한편 존슨 총리가 EU에 이탈연기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내면서 유럽위원회 대변인은 “투스크 의장은 이 서한을 수령했으며, EU 27개 회원국과의 협의에 착수했다”라는 성명을 냈다. 하지만 “다음의 스텝을 설명할 의무는 영국에 있다”라고 지적해 영국내의 동향을 지켜보겠다는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