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한국은행이 심의 요청해 표준영정으로 지정된 영정 3점이 친일작가가 만들었다는 사실이 알려졌지만 대책 마련에 대한 논의가 없어 빈축을 사고 있다.
한국은행이 신청해 표준영정으로 지정된 작품은 월전 장우성이 그린 다산 정약용, 포은 정몽주와 운보 김기창의 을지문덕이다. 장우성과 김기창 모두 침략전쟁을 부추긴 1944년 결전미술전람회 입선 등 친일 행적으로 인해 `2009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됐다.
표준영정은 문체부 훈령 제234호 '문화체육관광부 영정동상심의규정(영정심의규정)'에 따라 심의위원회에서 지정 의결한 국가 지정의 공식 영정이다.
한국은행이 보유한 영정은 화폐도안을 위해 별도로 제작한 세종대왕, 충무공 이순신 등을 포함해 모두 8점이다. 이 가운데 표준영정은 4점이다. 기존에 문제가 됐던 화폐도안 뿐만 아니라 한국은행이 보유한 표준영정 대부분이 친일 작가의 작품인 것이다.
표준영정은 '영정심의규정'에 의해 지정되지만 요청이 있을 경우 ‘재제작심의’ 또는 ‘지정해제’를 거쳐 다른 영정을 표준영정으로 지정하는 등 조치를 취할 수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화폐인물 표준영정을 제작한 작가들은 2009년11월 편찬된 '친일인명사전'에 친일파로 분류된 것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그 이후 표준영정 해제 논의는 물론 작가 친일 논란 등 관련한 공식적인 논의가 없었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우리나라 중앙은행이라는 상징성을 고려해 신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an091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