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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장에 나온 공기업 CEO들의 '소신'과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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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장에 나온 공기업 CEO들의 '소신'과 '사과'

한수원 정재훈 '탈원전', 한전 김종갑 사장 '전기요금 인상' 등 개인 소신 피력
aT 이병호 '쌀 수입 발언', 도로공사 이강래 사장 '조기귀가' 구설수 올라
HUG 이재광 사장 작년 이어 '방만경영' 사과, 국감 입문 가스공사 채희봉 사장 '진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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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전남 나주시 한국전력공사 본사에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올해 국정감사가 일부 종합감사만 남겨두고 마무리된 가운데 한국전력 등 에너지와 자원 공기업,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인프라 공기업을 대상으로 한 국감은 '조국 국감' 여파로 전통적 이슈인 '방만경영'과 '탈원전', '한전공대', '정규직' 등을 둘러싼 설전만 오고간 채 끝났다.

기관증인으로 출석한 공기업 사장들은 대부분 여느 국감 때와 같이 방어적이고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았지만, 일부 사장들은 작심한 듯 '소신발언'을 내놓는가 하면 올해 취임한 '새내기 사장'들은 첫 국감을 맞아 답변에 진땀을 흘리는 등 기관장들마다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다. .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정재훈 사장은 지난 14일 열린 한수원 국정감사에서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 산업이 붕괴되고 원전 수출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의원들의 지적에 "원전 수출 사업은 한수원이 책임지겠다"고 작심한 듯 말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자유한국당 정우택 의원이 "협력업체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겠다며 50여차례 간담회를 열었는데 언제까지 애로사항 청취만 할 것이냐"고 비판하자 정 사장은 "애로사항 80%를 해결했다"고 응수했다.

이에 정 의원이 다시 "기업들은 다 죽게 생겼다는데 애로사항 80%를 해결했다는게 무슨 말이냐"며 몰아치자 정 사장도 "4차 간담회를 창원에서 다시 진행할 예정이니 의원들도 참석해 달라"며 맞받아쳐 잠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자유한국당 이종배 의원이 한수원 사명에 '원자력'을 빼는 것을 추진하는지 질의하자 정 사장은 "의원님 관심이 많으셔서 추진을 중단했다. 감사하다"고 답변하자 의원에게 비아냥거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정 사장은 "한수원은 정부 방침을 따라야 한다"면서도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는 일정기간 공존이 필요하다"는 평소 본인의 소신을 적극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4월 취임한 정 사장은 취임 후 두 번째 맞은 이번 국감에서 지난 1년간 끊임없이 지적받아 온 '탈원전' 공세에 작정하고 나온 듯 보였다.

한전 김종갑 사장도 지난해 4월 취임한 '2년차 사장'으로서 두 번째 국감을 맞아 '탈원전', '적자누적', '한전공대' 등 핵심 쟁점들을 비교적 능숙하게 넘어갔다는 평가이다.

김 사장은 지난 11일 열린 한전 국감에서 여야 의원들간 치열한 공방이 오간 '한전공대' 문제에 "법을 위반해서 추진하지 않겠다. 늦어지더라도 교육법 절차에 따라서 하겠다"고 밝혀 능숙한 대응태도를 보여줬다.

또한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을 묻는 의원들 질의에 "전기요금을 지금 충분히 내지 않으면 결국 언젠가는 누군가가 내야 할 것"이라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용자 부담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해 자신의 '전기요금 현실화' 평소 소신을 드러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이병호 사장은 무심결에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가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 17일 열린 aT 국감에서 이 사장은 "국내 농민들의 입장을 반영해서 과감하게 (밥쌀용 쌀) 수입을 하지 않는 것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한국당 이만희 의원의 질문에 답변한 뒤 "굳이 한 말씀 더 드리겠다"면서 "세계무역기구(WTO)의 요구가 아니더라도 국내에 이미 들어와 있는 동남아시아 사람들이라든지 (이들 때문에) 최소한의 (밥쌀용 쌀) 수입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밥쌀용 쌀 수입은 국내 생산자인 농민들에게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는 점에서 이날 이 사장의 발언은 쌀 업계로부터 국내 쌀 산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공기업 사장이 굳이 그런 식으로 답변해야 했느냐는 불만과 함께 발언의 부적절성을 지적받았다.

한국도로공사 이강래 사장은 지난 2일 국토부 국감장에 출석했다가 조기 귀가한 사유를 10일 도로공사 국감장에서 해명하다가 야당 의원들의 거센 질책을 받았다.

이 사장은 10일 도로공사 국감에서 "지난 2일 태풍재난 상황을 살피라고 조기 이석을 허용받은 후 어디에 갔느냐"는 의원들 질문에 "민주노총이 본청 건물을 점거하고 있어서 본사로 돌아가는 것이 적절치 않고 돌아간다 해도 상황실에 접근할 수 없었다"며 귀가 사유를 해명했다.

한국당 민경욱 의원이 "그럼 그냥 국감장에 있겠다고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지자 이 사장은 "갈 데가 없지 않느냐. (의원들이) 저보고 가라고 하지 않았냐"고 언성을 높여 감정싸움으로 번지기도 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이재광 사장은 여야의원들로부터 질책을 받아 좀더 곤혹스러운 모습을 연출했다.

지난 14일 열린 HUG 국감에서 무소속 이용호 의원은 "이 사장이 갑작스럽게 서울역 인근 집무실을 여의도로 옮겼고, 국토부의 요청이 없었는데도 이 여의도 집무실에 장관실까지 만들려고 했다"고 지적하며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당 이헌승 의원도 "(각종 방만경영이) 수사도 받아야 하는 수준"이라고 몰아세웠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마저 "지난해에도 비슷한 지적을 했는데 달라지는 건 없다. 이 순간만 모면하려는 것 같다"며 호된 질책을 당했다.

그러자 이 사장은 "지적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경영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원론적인 사과와 함께 최대한 자세를 낮추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가스공사 채희봉 사장은 지난 7월 취임한 '새내기 사장'으로서 여야의 각종 의혹 공세에 '진땀'을 뺐다.

지난 15일 가스공사 국감에서 한국당 이종배 의원은 "최근 5년간 추락 등 총 39건의 사고로 5명이 사망했고, 이같은 안전사고 외에도 음주운전 등 내부 사건사고도 끊이지 않는 사고 종합백화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음주운전, 무면허운전, 성희롱 등에도 감봉, 견책 등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면서 가스공사의 '제 식구 감싸기'를 맹공했다.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2015년부터 3년간 완료한 연구개발(R&D) 과제 39개가 모두 성공한 과제로 되어 있는데 사업화에 성공한 것은 하나도 없다"며 가스공사의 R&D 사업의 부실함을 지적했다.

이같은 여야의 지적에 채 사장은 "안전 문제와 관련해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가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