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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페이스북 저커버그, 미 대선 후보 선거캠프 인재 사적 추천…정치병 재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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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페이스북 저커버그, 미 대선 후보 선거캠프 인재 사적 추천…정치병 재발?

대선 후보 부티지지의 선거 캠프에 이메일 수차례 보내 운동원 채용 추천

지난 대선에서 비난과 비판으로 곤욕을 치른 페이스북 저커버그 CEO가 또다시 대선 개입과 관련된 정치적인 구설수에 올랐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DB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대선에서 비난과 비판으로 곤욕을 치른 페이스북 저커버그 CEO가 또다시 대선 개입과 관련된 정치적인 구설수에 올랐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DB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2020년 대선 민주당 후보인 피트 부티지지(Pete Buttigieg)의 선거 운동에 몇 명의 채용 후보를 개인적으로 추천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저커버그의 ‘정치병’이 재발한 것은 아닌가라는 의심이 세간에 확산되고 있다.

유력 IT 기업의 간부들이 직접 정치에 관여하려 한 사례가 밝혀지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그런데, 지난 대선에서 비난과 비판으로 곤욕을 치른 저커버그가 또다시 정치적인 구설수에 오른 것은, 그의 정치적 관심이 매우 높다는 것을 방증한다는 것이 분석가들의 견해다.
저커버그는 올해 들어 부티지지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고 있는 마이크 슈물(Mike Schmuhl)에게 여러 차례 이메일을 보내, 선거 운동을 위해 채용 대상이 될 수 있는 다수의 이름을 추천했다고 한다.

또한, 저커버그의 아내인 프리실라 챈(Priscilla Chan)도 선거 직원 채용에 대해 여러 개의 이메일을 슈물에게 보냈으며, 결국 추천 인물 중에서 두 명이 채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선대 본부의 홍보를 맡고 있는 크리스 미게어(Chris Meagher)에 의해 블룸버그가 확인한 사실이다.

이에 대해 저커버그와 챈 부부의 대변인은 블룸버그 뉴스에 대해 “저커버그, 챈 부부는 대선에서 누구를 지지할지 결정하지 않았다”며, “두 사람 모두 인재를 추천하도록 요청받았기 때문에 대응했다”고 답변했다.

저커버그 또한 월요일(현지 시간 21일) 기자들과의 전화통화에서 그와 그의 아내가 채용 추천서를 함께 제안했다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그러한 행동이 어떤 후보를 깊이 지지하는 것으로 잘못 해석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현재 페이스북은 허위 정보의 유포나 개인 정보 유출, 선거에 대한 간섭, 편견 조장 등의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다. 그리고 저커버그는 23일에도 금융 서비스와 주택 업계에 대한 페이스북의 영향에 대해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서 증언이 예정되어 있는 등 민주 공화 양당 의원들로부터 거센 비난이 집중되고 있는 와중에 있다.

그런데 왜 저커버그는 대선에서 페이스북과 그의 정치적인 사심을 공공연하게 노출하고 있는 것일까?
사실 오래 전부터 저커버그는 정치적인 활동에 관심이 많았다. 2014년 전 하원 의장인 폴 라이언(Paul Ryan)과 현 하원 의장 낸시 펠로시(Nancy Pelosi) 등에게 정치적 헌금을 하는 등 이전부터 자주 정치에 관여해 왔다.

그러나 2016년 대통령 선거가 종료된 이후 페이스북의 대선 개입 사실이 드러나면서 세계적인 비난과 비판이 따른 것으로, 특정 후보에 헌금하거나 지지를 표명하진 않았다. 지난 6월 페이스북의 정치활동위원회(PAC)에 5000달러를 기부한 사실이 있지만, 이는 엄연히 민주 공화 양당 모두에 기여하기 때문에 중립 노선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에 한 후보의 대선 캠프에 부부가 동시에 인재 채용을 추천했다는 사실은, 어떤 변명으로도 풀이하기 힘든 부분이다. 대선 캠프에서 먼저 요청했다고 하지만, 요청에 대해 조심성 없이 대처한 것 자체가 페이스북을 책임진 수장으로서는 매우 경솔한 행동이기 때문이다.

다만, 그가 실제 정치적인 야심이 있고, 페이스북과 정치계의 연관성에 대해 연구하려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지금의 이러한 행동은 어느 정도 설명이 가능하다. 내년 대선에서 과연 페이스북과 저커버그의 영향이 어느 정도 미칠 것인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