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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러시아 군용기 6대 한국방공식별구역 진입 노림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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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러시아 군용기 6대 한국방공식별구역 진입 노림수는

러시아 군용기 6대가 22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한 것과 관련 미국의 전직 고위관리들은 "한미일 3각 공조에 균열을 초래하려는 의도인 것"으로 분석했다.

22일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한 러시아 조기경보통제기 A-50. 사진=VOA이미지 확대보기
22일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한 러시아 조기경보통제기 A-50. 사진=VOA

러시아 군용기가 올해 KADIZ에 진입한 횟수는 모두 20회다. 방공식별구역은 자국에 접근하는 다른 나라 군용기를 조기에 식별하기 위해 영공 외곽에 설정하는 것으로 국제법 상 영공은 아니지만, 대체로 사전 통보 뒤 진입한다.

미국의소리방송(VOA)은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 등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 군용기의 KADIZ 침범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며 역내 갈등을 조장하기 위한 의도적 비행이라고 23일 보도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VOA 전화통화에서 러시아의 침범은 미국이 지지하는 자유로운 비행 원칙에 반할 뿐 아니라, 역내 갈등 조장 의도가 분명하다면서 "한국은 이번 사건이 자국 안보뿐 아니라 미국과의 동맹에 어떤 위협이 되는지를 염두에 둬야한다"고 주문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러시아는 이 같은 성격의 비행 작전에 앞서 이해득실을 면밀히 따지는 경향이 있다면서 역내 상황, 특히 한국과 일본, 미국의 삼각 공조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그리고 이를 약화시키기 위한 시험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수석부차관보는 VOA에 "북한의 잇단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한 한국의 지나친 저자세가 러시아의 도발에 빌미를 제공한 측면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한일 관계가 악화되는 시점을 악용해 한국과 일본의 방공식별구역을 비행함으로써 두 나라가 어떻게 대응하는지 시험하기 위한 의도도 있다고 그는 말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주한 미대사는 러시아는 전 세계 방공식별구역을 인정하지 않는 나라 중 하나라며, 앞으로도 영공을 침범하지 않는 선에서 정례적으로 이런 비행을 시도하면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일부 러시아 군용기가 울릉도 북방 KADIZ로 진입해 울릉도와 독도 사이를 비행 항로로 설정한 것은 한일 간 영유권 분쟁을 촉발시켜 분열을 야기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A-50 조기경보기 1대, SU-27 전투기 3대, TU-95 장거리 폭격기 2대 등 러시아 군용기 6대가 KADIZ에 진입해 공군 전투기들이 출격해 대응했다고 22일 발표했다.합참은 러시아 군용기들이 KADIZ에 접근하자 F-15K, KF-16 등 전투기 10대를 긴급 출격시키고 '경고통신'을 보냈다고 밝혔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