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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 일왕 즉위 선포식에 지팡이.. 건강 이상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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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 일왕 즉위 선포식에 지팡이.. 건강 이상설

정치적 상대 레니 로브레도 부통령 지지율 높일 가능성도…대통령궁 "걱정 없다" 해명에도 안 통해

22일 열린 나루히토(德仁) 일왕의 '즉위 선포식'에서 올해 74세인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고통스런 얼굴로 지팡이를 짚고 나타났다. 자료=트위터이미지 확대보기
22일 열린 나루히토(德仁) 일왕의 '즉위 선포식'에서 올해 74세인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고통스런 얼굴로 지팡이를 짚고 나타났다. 자료=트위터
마약과의 전쟁으로 수천명의 범죄자들을 죽음으로 내몰아 '피의 수사' 논쟁을 불러일으킨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건강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2일 열린 나루히토(德仁) 일왕의 '즉위어열의 식(即位礼正殿の儀)'에서 올해 74세인 두테르테 대통령이 고통스런 얼굴로 지팡이를 짚고 나타났기 때문이다.

살바도르 파넬로 필리핀 대통령궁 대변인이 성명을 통해 "100명의 외국 지도자가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열리는 저녁 만찬에 두테르테 대통령은 참석하지 못하고, 대신 큰딸 사라 두테르테가 필리핀을 대표할 것"이라고 발표하자 두테르테의 건강에 대한 의혹은 더욱 깊어졌다.
다만 이에 대해, 파넬로 대변인은 74세의 두테르테 대통령이 지난 16일(현지 시간) 오토바이로 대통령궁 안마당을 돌다 넘어져 허리와 골반, 엉덩이에 상처를 입었다는 사실을 밝히며, "대통령의 신체 건강과 상태에 관해 걱정할 것이 없다고 확신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 필리핀 대통령궁이 두테르테의 건강에 대한 우려를 완화하려고 시도한 것은 이번이 벌써 세 번째다. 이 때문에 그의 건강 이상설을 잠재우기에는 설명이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두테르테는 오토바이 사고 열흘 전 모스크바-필리핀 커뮤니티에서 할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자가면역질환인 중증 근무력증(myasthenia gravis)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털어놓았다. 근무력증은 근육이 약해지고 눈꺼풀이 처지며, 시야가 흐려지는 증상으로 시작해 심할 경우 호흡기까지 영향을 미쳐 인공호흡기를 사용해야 할 수도 있는 중증 장애다. 따라서 사고에 의한 부상과 통증도 있겠지만, 실제 두테르테의 건강은 사고를 야기시킨 근무력증이 더 큰 문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두테르테는 또 어렸을 때 담배를 많이 피운 탓에 지난해 '버거씨병(Buerger's disease)' 판정을 받았고 신경 손상에 따른 '편두통', 그리고 당뇨병 환자에게 발병률이 높은 식도암의 전암상태인 '바렛식도(Barrett's Oesophagus)' 등의 다양한 병증이 알려진 바 있어 그의 건강 이상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도자의 건강에 이상이 있을 때, 계승을 둘러싼 정치적 불확실성은 한층 높아진다. 이 때문에 두테르테의 건강 이상설은 별도로 선출된 그의 정치적 상대인 레니 로브레도(Leni Robredo) 부통령의 지지율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 필리핀 대통령궁이 두테르테의 건강 이상설을 잠재우려 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에 근거한다는 것이 분석가들의 견해다.


김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skim@g-enews.com